지난 1일, 남원시 사매면의 (구)서도역과 노봉마을 혼불문학관 일원에서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혼불문학 축제가 열렸다. 소설의 주인공 효원의 신행길과 청암 부인의 장례 행렬을 마을 주민들이 재연하였다.
햇살론신청서류 소설 <혼불>의 노봉마을에서 효원 아씨의 전통 혼례를 재연하는 신행 행렬이 출발하였다. 길잡이와 혼례 깃발을 앞세우고, 흥겨운 농악대가 따랐다. 함진아비가 예물 상자를 메었고, 신부가 탄 가마가 천천히 이동하였다. 효원 아씨 시집가는 날, 마을 대숲에 바람이 흔들리고 제법 소리까지 일었다.
최명희 작가의 소설 < 부산신용보증기금 혼불>. 이 작품 속 주요 무대는 노적봉 아래의 노봉마을이다. 이 마을 매안이씨 가문의 종부 청암 부인부터 효원 아씨까지 3대에 이어지는 가문의 역사를 소설로 전개하고 있다.
우리은행 전세자금대출 중도상환수수료 남원 사매면 서도리 노적봉 아래 노봉마을은 예로부터 삭녕최씨의 집성촌이었다. 삭녕최씨의 종가를 모티프로 하여, 최명희 작가는 소설 <혼불>에서 매안이씨의 노봉마을로 작품화하였다.
남원 사매면 대신리 계룡산 아래에 세종 대왕의 후손인 시산군(詩山君) 이정숙(李正叔) 자손의 집성촌인 매안마을이 있다. 노봉마을에서 동쪽으로 5km 위치이다. 이 마을 매화낙지(梅花落地) 명당에서 조선 시대 매안방(梅岸坊)이란 지명이 유래했다.
이곳 매안방에서 세거한 전주이씨 시산군 자손의 가문을 매안이씨(지역적 명칭)라고 불렀다. 계룡산 아래의 매화낙지 명당과 매안이씨 이름을 빌려, 소설 <혼불> 작품에서 노적봉 아래에 매화낙지 명당과 매안이씨 마을을 설정하였다.
▲ 소설 <혼불>의 효원 아씨 신행길 행렬 재연
ⓒ 이완우
▲ 소설 <혼불>의 효원 아씨 신행길 행렬 재연 ⓒ 이완우
노봉마을에서 북쪽으로 5km 위치에는 조선 시대에 둔덕방이 있었다. 세종대왕의 형 효령대군 후손인 춘성정(春城正) 이담손(李聃孫)이 조선 중기에 둔덕방으로 낙향하였다고 한다. 춘성정의 후손들이 종가(이웅재 고가)를 중심으로 대대로 세거하며, 남원 지역의 문화와 학문의 중심 역할을 하였다. 이곳 둔덕방에 세거한 전주이씨 가문을 둔덕이씨(지역적 명칭)라고 불렀다. 남원 둔덕방에 세거한 둔덕이씨 가문은 지역 사회에서 500년 동안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의무와 역할에도 솔선하였다. 이 가문은 1919년 3·1 독립 만세 운동에 중심 동력으로 참여하였으며, 이 둔덕이씨 가문에서 17명이 일경에게 체포되었다고 한다. 종택을 팔아서 독립자금으로 지원했다는 이야기도 구전한다.
▲ 소설 <혼불>의 효원 아씨 신행길 행렬 재연 ⓒ 이완우
▲ 소설 <혼불>의 효원 아씨 신행길 행렬 재연
ⓒ 이완우
둔덕방의 산기슭이 흘러내린 오수천 변에 큰 바위 체리암(滯離巖)이 있었다. 이 바위 위에 풍욕정(風浴亭)이 세워졌다. 이 바위와 정자는 손님을 배웅하고 길손들이 쉬어가던 곳이었다.
소설 <혼불>에서는 둔덕방의 체리암 바위를 모티프로 하여, 노봉마을에 체리암을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바위는 소설 속에서 상징적 의미가 강하게 묘사된다. 바위는 세월의 풍상에 깎였다. 그 바위 틈새로 새로 풀잎이 돋아 바람에 흔들린다. 주인공은 자기의 뿌리가 바위처럼 땅속에 깊이 박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혼불을 마주한다. 최명희 작가의 소설 <혼불>. 이 작품은 작가의 고향인 노봉마을을 중심으로, 가까운 곳의 유래 깊은 매안마을과 둔덕마을의 역사적 문화적 자산을 종합하여 소설의 주제와 이야기로 창작한 것으로 여겨진다.
청동기 시대에 제사와 의례에 사용된 다리가 셋 달린 삼족정(三足鼎)이 있었다. 소설 <혼불> 작품에서 노봉마을은 공간, 매안마을은 몸체(이름), 둔덕마을은 정신(혼불)으로 조합되었다. 세 마을이 삼족(三足)이 되어, 소설 <혼불>이란 솥(鼎 정)이 내용 충실하게 세워졌다고 본다.
▲ 소설 <혼불>의 효원 아씨 전통 혼례식 재연
ⓒ 이완우
▲ 소설 <혼불』> 효원 아씨의 전통 혼례식 재연
ⓒ 이완우
소설 <혼불>의 효원 아씨 신행 행렬이 (구)서도역 혼불문학 축제 무대에 도착하였다. 효원 아씨의 전통 혼례가 재현되었다. 전안례, 교배례와 합근례 등 전통 혼례식 절차가 차례로 진행되었다.
남원 사매면의 혼불문학 축제는 마을 주민이 직접 기획하여 혼불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있다. 이날 축제 행사에는 전국에서 100여 명의 사진작가들이 찾아와서 전통 혼례 신행길을 촬영하였다. 수백 명의 방문객이 혼불문학관과 (구)서도역을 방문해서, 사라져가는 전통 혼례 의미 깊은 과정을 체험하였다.
소설 <혼불>의 배경지인 (구)서도역은 소설에서 '정거장'으로 주로 표현되었다. 이 정거장은 노봉마을에서 바깥세상으로 드나드는 출입문이었다. 전통 농경 사회와 철도로 상징되는 근대의 경계였다. 작은 시골 기차역의 역사와 선로반 건물이 소설 <혼불> 이야기가 전개되었던 100년 전 정거장의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