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엔 뇌가 없으므로 지능도 없다’라는 과학계의 통념을 뒤집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발표 렌트카 구입 되고 있다. 저자는 “식물의 몸 전체가 그 자체로 뇌와 유사한 존재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게티이미지뱅크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의 식물학 교수 사이먼 길로이와 동료 도요타 마사츠구는 연구 결과 식물엔 뉴런도 시냅스도 없지만, 동물의 신경계와 유사한 신호 전달을 한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식물을 옆으로 넘어뜨려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다시 위로 자라는데 이는 식물이 중력에 관한 정보를 장해물, 이웃, 빛의 방향, 토양의 온도 등 주변 환경에서 수집해 놓은 정보와 통합해 놓았다는 것을 뜻한다. 뇌가 없는 존재가 어떻게 어떤 자극에 대한 반응을 조합해 만들어내는 것일까? 저자의 머릿속에서는 이런 생각이 맴돈다. “식물 전체가 그 자체로 뇌와 유사한 무엇이라면?” 식물의 기억을 연구하는 베를린 식물원 소속 연구자 틸로 헤닝의 말이 저자의 생각을 뒷받침한다. “식물은 외부 세계에서 정보를 취하잖아요. 그 정보를 처리하고요. 결정을 내리고 수행해요. 식물은 모든 걸 계산에 넣어 고려하고 그 모든 정보를 반응으로 탈바꿈시켜요. 그리고 나한테는 이게 바로 지능에 대한 기본적인 정의예요.” 헤닝은 이어 말한다. “어쩌면 그게 식물의 속임수일지도 모르죠, 유기체 전체가 뇌일 수도 있다는 것요.” 식물은 친족 관계를 인식한다. 가까이 자라는 해바라기는 보통 서로를 공격하지만, 친족 관계인 해바라기를 빽빽하게 심으면 이들은 다른 해바라기에게 그늘을 드리우지 않으려 서로 엇갈리도록 줄기를 구부리며 자란다. 소리도 듣는다. 완두콩 새싹은 밀폐된 파이프 속에서도 물 흐르는 소리를 듣고 물이 있는 방향으로 뿌리를 뻗는다. 식물은 선택한다. 기생식물인 새삼덩굴은 밀과 토마토 사이에서 자랄 경우 땅에서 솟아오른 직후 곧바로 허공에서 빙글빙글 돈다. 타고 오르기 어렵고 과즙이랄 것도 없는 밀 대신 토마토를 표적으로 선택한다. “영리하게 선택하는 능력은 지능을 나타내는 징표 중 하나다. 지능(intelligence)의 라틴어 어원 인테를레게레(interlegere)는 ‘여럿 가운데 선택하다’라는 뜻이다.” 저자는 기후 위기를 취재하며 지구의 죽음을 고민하는 데 지쳐 기분 전환 삼아 식물학 논문을 읽기 시작했다가 생명 가득한 새로운 세계로 발을 내디뎠다고 한다. 우아하고 문학적인 문장이 인상적인 책. 단 식물에 관심이 없는 독자에겐 책에 등장하는 식물 이름부터가 어려울 수 있다. 원제 The Light Ea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