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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연계하여 학교까지 건망증.' 겨우 처음 바퀴를올해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이 처음으로 500만명을 돌파했다. 1945년 개관 이후 처음이다. 사진은 17일 오후 국립중앙박물관 모습. 높이 13.5m의 경천사지 십층석탑이 전시된 상설전시관 1층 ‘역사의 길’이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김지호 기자
올해 용산 개관 20주년을 맞은 국립중앙박물관이 겹경사를 맞았다. 1945년 국립박물관이 개관한 이래 처음으로 연간 관람객 500만명을 돌파했다. 1월부터 지난 15일까지 누적 관람객이 501만6382명으로 집계됐다. 내국인은 483만677명, 외국인은 18만5705명이다. 유례없는 흥행 비결은 뭘까. 박물관 안팎의 전문가들은 ①국보 반가사유상 2점을 나란히 전시한 직장인 사업자 ‘사유의 방’ 등 상설전만으로 볼거리 풍성한 박물관이 됐고 ②감각적이고 세련된 전시 기법 ③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폭발적 인기 ④뮷즈 열풍 등을 꼽았다.
지난 8월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에서 관람객들이 반가사유상을 휴대폰으로 찍고 있는 모습. 국보 반가사유상 중고차쇼핑몰 단 두 점만이 앉아 있는 이곳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의 ‘모나리자’처럼 박물관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됐다. /장경식 기자
◇브랜드가 된 사유의 방·외규장각 의궤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의 ‘모나리자’처럼 ‘사유의 방’은 이제 국립중앙박물관의 대표 브랜드가 됐다. 광활한 우주를 품은 43 인터넷뉴스검색 9㎡ 공간에 국보 반가사유상 단 두 점만이 앉아 있는 곳이다. 어둡고 긴 진입로를 걷는 동안 잡념은 사라지고, 모퉁이를 도는 순간 마주치는 초현실적 공간에 탄성이 터진다. 관람객들은 말없이 반가사유상을 바라보다가, 탑돌이 하듯 불상을 돌며 명상에 빠진다. 박물관은 이후 ‘분청사기·백자실’ ‘청자실’ ‘기증관’ ‘외규장각 의궤실’ ‘선사·고 장교 대관’ 등을 혁신적으로 개편했다. 파리 루브르박물관,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처럼 상설전 자체만으로 관람객을 모으는 세계 대표 박물관으로 우뚝 섰다는 얘기다. 디지털 매핑과 VR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실감 영상관과 감각적이고 세련된 전시 기법도 한몫을 했다.
◇케데헌 효과에 뮷즈 열풍까지 여기에 세계적으로 높아진 K컬처에 대한 관심,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폭발적 인기와 뮷즈 열풍이 흥행에 기름을 부었다. 특히 월별 관람객 수 분포를 보면 ‘케데헌 효과’가 여실히 드러난다. 1월 관람객 51만3262명을 시작으로 6월은 47만4731명이었으나, ‘케데헌’이 공개된 이후인 7월 관람객이 74만7690명으로 껑충 뛰었다. 8월은 여름방학과 휴가철이 겹치며 관람객이 가장 많이 찾은 달(86만4977명)로, 대학생과 젊은 세대, 관광객의 방문이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8월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상품관이 '뮷즈'를 구입하려는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장경식 기자
젊은 관람객들은 국립박물관 상품인 ‘뮷즈(뮤지엄과 굿즈를 합친 단어)’를 사기 위해 박물관으로 ‘오픈런’한다. ‘케데헌’ 덕분에 ‘까치 호랑이 배지’ ‘흑립 갓끈 볼펜’은 입고 즉시 품절되고 있다. 지난해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뮷즈 매출액은 약 213억원. 전년 매출액(약 149억원) 대비 42% 껑충 뛰었다. 올해는 8월 기준 이미 217억원을 돌파해 연말에는 3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뮷즈가 단순 기념품을 넘어 K컬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은 데다 박물관 흥행도 견인하는 효자 상품이 됐다”고 했다. ◇프로야구 못지 않은 대중적 인기 국립중앙박물관과 전국 13개 소속 박물관을 합한 총 관람객 수는 1129만6254명으로, 올해 프로야구 누적 관중 수(1231만2519명, 10월 4일 기준)에 가까워졌고, 프로축구 관중 수(196만3301명, 10월 5일 기준)는 크게 넘어서는 수준으로 파악됐다. 박물관은 “국민의 문화 향유 수요가 스포츠 관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며 “현재 추세로 볼 때 연말에는 국립박물관 총 관람객 수가 프로야구 연간 관중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K컬처의 확산과 함께 전통문화에 대한 내·외국인의 관심이 커지며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 규모가 프로야구 관중 수준에 이를 만큼 확대되고 있다”며 “관람객 중심의 전시 콘텐츠 확장과 관람 환경 개선, 문화유산 보존·관리 기능 강화로 국민이 일상 속에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박물관으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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