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을 찾는 일은 평생에 걸친 숙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떤 이는 이른 시기에 마주하기도 한다. 미국 작가 아키아나 크래매릭(31) 별다른 교육 없이도 탁월한 그림 실력을 드러내며 ‘신동’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일찍 찾아낸 재능 뒤에는 끊임없는 노력과 오히려 그 재능 때문에 겪어야 했던 시련이 있었다. 세상은 그의 천재성을 부러워했지만, 외롭고 힘든 시절을 오래 감내해야 했다. 최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위례신도시 프리미엄 지하5층 특별전시관에서 만난 아키아나는 자신의 재능을 “하나님이 주신 사명”이라고 고백했다. 천재나 신동 같은 수식어는 때론 부담이 됐고, 책임감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아키아나는 “가난 때문에 정식 미술 교육을 받아 볼 수 없었지만 하나님은 그 대신 저에게 놀라운 열정을 부어주셨다”며 “중독이라 도미토리 고 표현할 만큼 매일같이 그림을 그렸고, 수많은 실수를 반복하며 기량을 키워갔다”고 했다. 재능이 없다고 절망하는 이들에게 그가 해주고 싶은 말은 명확했다. “모든 사람에게는 빛나는 타이밍이 있어요. 저처럼 일찍 재능을 찾은 사람은 그만큼의 중압감을 느끼기도 하고, 반대로 누군가는 직업, 경력, 돈의 압박 속에서 길을 찾지 못하기도 하죠. 하지만 분명한 것 담보대출상품 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인생의 목적, 사명을 찾는 길은 반드시 있다는 겁니다. 내일을 기다릴 수 없을 만큼 열정이 솟아나는 일을 찾도록 많은 경험을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아키아나 크래매릭이 최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 지하 5층 특별전시관에서 자신이 8살에 그린 대 롯데캐피탈 추가대출 표작 '평강의 왕' 앞에서 웃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아키아나는 TV도 없던 가난한 집에서 4살에 처음 그림을 그렸다.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과 영감을 그림으로 풀어냈다. 8살 무렵 물감을 사용하면서 그의 예술 세계는 폭발적으로 확장됐다. 그 시기에 탄생한 작품이 바로 ‘평강의 왕’이다. 미국 자동차 예수님의 얼굴을 한쪽은 밝게, 다른 쪽은 어둡게 표현했지만 어두운 쪽의 눈은 밝게 빛나고 있었다. 아키아나는 이에 대해 “진리와 소망, 고통과 고난의 대조에서도 항상 밝은 눈은 예수님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곧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2003년 당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방송 중 하나였던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하며, 아키아나는 ‘어린 천재 화가’로 소개됐다. 방송에서 “모든 영감은 하나님에게서 왔다”고 담담히 고백했다.
아키아나 크래매릭이 8살 오프라 윈프리쇼에 출연한 모습. 유튜브 캡처
세상은 그를 특별하게 대했지만 가족은 달랐다 “제가 제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가족들 덕분이에요. 집에서는 누구보다 평범한 아이, 그냥 아키아나로 대해주셨죠.” 그러나 주목은 곧 시련으로 이어졌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관심과 의심, 비난이 뒤따랐다. 전시를 빌미로 ‘평강의 왕’을 가져간 뒤 돌려주지 않는 일까지 당했다. 아키아나는 “작품을 돌려주겠다며 거액을 요구했다. 기도만 하던 중에 비러브드 갤러리 설립자를 만나게 됐고 분실된 지 20여년 만인 2019년 마침내 그림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다행히 그림은 전혀 훼손되지 않았다. 아키아나는 “모든 사람이 이 그림을 볼 수 있게 되길 바라던 8살부터 꾸었던 꿈이 마침내 이뤄지던 순간”이라고 감격했다. 11월2일부터 열리는 이번 전시는 그 꿈이 국경을 넘어 실현되는 첫걸음이다.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열리는 첫 공식 국제전이기 때문이다.
아키아나 크래매릭이 자신이 8살에 그린 '평강의 왕'을 찾은 뒤 그림 앞에서 웃고 있는 모습. 비러브드 갤러리 제공
오랜 기다림과 어려움 속에서도 아키아나는 붓을 놓지 않았다. 어린 시절 앉았다하면 수 시간씩 그림에 몰두했을 때처럼, 지금도 작품 하나에 수백 시간씩을 쏟아붓는다. 어떤 작품은 1000시간 이상 걸려 완성되기도 했다. 인터뷰에 동행한 남동생 아우렐리우스는 “몇 시간씩 앉아서 그림을 그리는 게 당연해 누구나 다 그렇게 하는 줄 알았다”면서 “무엇보다 누나는 재능보다 끈기와 열정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아키아나가 이번 전시에서 ‘평강의 왕’ 다음으로 소개하고픈 작품은 전시장 입구에 전시된 ‘자화상’이라고 했다. 그는 “저뿐 아니라 많은 분이 살면서 고난과 어려움이 있을 거라 믿는다”며 “절대 포기하거나 자신을 탓하지 말라고 말하며 격려하고 싶다”고 했다. 그의 작품은 성화부터 인물화 정물화까지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다. 아키아나는 “누군가는 예술가는 하나의 스타일을 정해야 한다고 조언해 주시기도 하지만, 저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마음을 따라 그릴 뿐”이라고 웃었다.
아키아나 크래매릭이 자화상을 그리는 모습. 비러브드 갤러리 제공
도난당한 작품을 찾기 직전, 마음의 무거운 짐을 지고 온 한국 여행 중 그린 ‘시간의 흐름’도 이번 전시에 걸렸다. 남과 북의 갈라진 모습을 계곡과 나무에 형상화해 표현했다. 아키아나는 “여러 가지 갈등으로 나뉘고 분열된 것들이 흘러가는 강처럼, 서로 맞닿으려는 뿌리처럼 언젠가는 하나 되고 치유될 것이라는 소망을 담았다”고 전했다.
한국 여행 중 영감으로 완성된 '시간의 흐름'. 신석현 포토그래퍼
이번 전시를 주최하는 비러브드 갤러리는 과거 도난당했던 ‘평강의 왕’을 직접 구매해 소장할 정도로 아키아나의 작품 세계를 지지해왔다. 지난 5월부터 전시 동선 설계부터 공간 세팅, 현장 인력 배치까지 모든 비용과 준비를 자발적으로 감당했다. 비러브드 갤러리의 도나 윌콕스 대표는 “천재나 신동 같은 여러 가지 수식어가 따라붙었지만, 지금의 아키아나는 ‘탁월함’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싶다”며 “그런 그의 작품을 통해 많은 이들이 하나님의 사랑과 기쁨을 누리길 바란다”고 했다.
아키아나 크래매릭이 8살이 그린 '평강의 왕'. 신셕현 포토그래퍼
사랑의교회 역시 이번 전시에 깊은 헌신을 더했다. 사랑의교회 아트디렉터 안기순 권사는 국내 전시 준비 전반에 협력했다. 작가이기도 한 그는 “아키아나의 순전한 마음이 기독교인을 비롯한 많은 한국 관람객에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아키아나 크래매릭이 8살(왼쪽)과 20대에 그린 두 점 예수님 초상. 신석현 포토그래퍼
전시회는 사랑의교회 지하 5층 복도를 따라 이어진다. 관람객은 복도를 따라 걸으며 작품을 감상하고, 중간의 스크린을 통해 작품 설명이 담긴 영상을 만날 수 있다. 전시장 한편에는 아키아나의 어린 시절 방을 형상화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전시의 마지막에는 8살 꼬마 아키아나가 그린 ‘평강의 왕’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같은 층에 있는 사랑아트채플에서는 아키아나의 작품 세계와 인생 여정을 담은 20분여 분량의 다큐멘터리가 상영된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그려온 아키아나는 이제 막 서른을 넘긴 젊은 작가다. 아키아나는 “4살부터 지금까지 예술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은 한결같다”며 “사람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도록 보이지 않는 것과 보이는 것,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고 싶다”고 했다. 곧 결혼을 앞둔 아키아나의 약혼자 세바스찬 바버는 그런 여정을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 바버는 “그녀가 열정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격려하고, 보호하고 싶다”며 “결혼 후에도 더 많은 작품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세상에 전하길 기도한다”고 했다. 수많은 수식어로 불렸던 그이지만, 아키아나는 자신을 이렇게 수식하길 소망한다고 했다. “비전을 제시하는 저널리스트 같은 화가로 불리고 싶어요. 그림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에 하나님의 사랑과 목적을 심어주는 길잡이가 되고 싶습니다.”
아키아나 크래매릭의 어린 시절. 인스타그램 캡처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