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당시 어려웠던 변혁의 시기에 동독지역 사람들이 이뤄낸 성과를 간과하면 안 된다. 동독인은 완전히 다른 체제에 적응했다. 동독인은 자부심을 가져야 하며, 서독인은 이를 존중해야 한다.” 지난 3일은 독일의 통일 35주년이 되는 날이다. 동서독 분단의 상징이었던 옛 베를린 장벽 검문소 ‘체크포인트 찰리’ 근처에 있는 빌딩에 독일연방정치교육청(bpb)이 있다. 나치 독일 패망 뒤 서독이 만든 민주주의 교육기관이며 1990년 독일 통일 뒤 민주주의 교육에도 큰 역할을 해온 이 기관에서 독일 정치 관련 자료를 정리해 출판까지 하는 편집자로 일하는 홀거 쿨릭(65)은 더 나은 통일의 요건으로 “존중 연체자스마트폰 ”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지난달 29일 만난 그는 동서독 통일 전후 과정을 지켜보아 온 언론인이다. 그는 독일 공영방송 체트데에프(ZDF) 기자 출신으로, 분단 시절부터 2000년까지 동서독 문제를 다루는 시사프로그램 ‘독일 리포트(Kennzeichen D)’를 담당했다. 10년 전 독일연방정치교육청으로 이직했다. 그는 서독 출신이지만 동 초등학교 등록금 독과 인연이 깊다. 1950년대에 아버지가 동독을 탈출하면서 유년시절 부모와 동독의 친척을 방문한 적이 있고, 아내 역시 동독 출신이다. 그는 통일 뒤 지난 35년 동안 독일연방정치교육청이 수행한 역할에 대해 “주요 과제는 옛 동독과 서독에서 정치,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기록하고 전달하는 일이었다”며 “특히 옛 동독 지역 대학과 학교에 신한은행집담보대출 새로운 체제의 기본지식을 공급하고 전달하는 일을 맡았다”고 말했다. 그는 통독 당시 총리였던 헬무트 콜이 예견했던 ‘번영하는 통일 독일’은 일부 허상이라고 지적했다. 통일 당시 독일은 “법적으로는 통일되었지만 사람들 의식 속에서는 아직 통일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예로 “동서독 문제를 다뤘던 ‘독일리포트’의 시청률을 살펴보면, 동독 농협토지대출 은 60%였지만, 서독은 16% 정도였다. 서독 시청자들은 동독에 친척을 두고 있는 사람들뿐이었다”고 말했다. “나머지 서독인은 동독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고, 동독은 어둡고, 나쁜 곳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연방정치교육청은 통일 후 동독 역사에 관한 새 학습 자료를 제작, 출판했다. 서독 지역 학교는 이 자료를 수업자료로 급여명세서 사용하겠다는 주문 요청이 쇄도했지만, 정작 동독 지역은 학습자료에 대한 요청이 비교적 적었다. 쿨릭은 “사회학자 두 명을 파견해서 (이유를) 분석했다”며, 동독에서는 과거의 어두운 역사에 대해 다시 이야기하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동독 지역 한 교사가 “슈타지(동독비밀경찰) 내용을 다루면 그때 선생님은 어떻게 행동했느냐? 라는 질문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는 독일 통일에 대해 “우린 처음부터 더 솔직하게 소통해야 했다. 동독 경제가 완전히 무너져서 재건에 큰 비용이 든다는 것을 알려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통일 과정에서 많은 서독인이 경제적 이득을 얻었다면, 수많은 동독인이 갑자기 일자리를 잃고 자존감을 상실했다”며 “동독 행정 요직도 서독인이 차지했다. 인간관계 네트워크 역시 서독 중심으로 작동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옛 동독 출신 인물이 기업, 행정, 정치, 학문 분야를 통틀어 상위직책을 차지하는 비율은 12% 정도에 불과했다. 그는 이런 통일 뒤 어려운 과정을 거치고 동독인이 새로운 체제에 적응해 왔다는 점을 서독인이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옛 동독 지역을 중심으로 지지세가 커지고 있는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그가 몸담은 독일연방정치교육청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독일을 위한 대안을 비난하는) ‘나치는 꺼져라!’라는 시위 구호는 심정적으로는 이해하지만, 그런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우리는 다른 정치 입장을 가진 어떤 누구하고도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연방정치교육청은 이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계층, 집단, 사상, 이념을 객관적으로 기록하고 출판하고 토론의 장을 마련한다. 우리 일은 산에 바위를 반복해서 올리는 시시포스 같은 일이지만, 없어서는 안 될 일이다”고 말했다. 베를린/글·사진 한주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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