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서울시 마을버스 운송사업조합이 “업체 상당수가 폐업 위기에 놓였다”며 환승손실금 전액 보전을 요구하는 가운데 조합 주장대로 환승손실금을 지원하면 전체 140곳 중 운송객 상위 10개 업체가 지원금의 20%를 가져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적자 업체 지원’이라는 명분과 달리 지원금의 상당액이 ‘부자’ 업체에 돌아가는 셈이다. 마을버스 업체에 ‘혈세 대구 직장 ’를 계속 지원해 모럴 해저드를 야기하기보단 변화하는 교통 환경을 반영한 새로운 서비스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가 최근 마을버스 업체별 환승손실금 배분액을 추산한 결과 운송객 상위 5곳에 지원금의 약 12%가 배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범위를 상위 10곳으로 도고산 넓히면 지원금의 약 20%가 이들에게 돌아간다. 전체(140곳)의 단 7.1%에 지원금의 20%가 쏠리는 구조다. 조합 주장대로 연 1000억 원을 지원한다면 상위 10곳이 202억 원을 나눠갖게 된다.
현재 마을버스 승객이 요금(1200원)을 낸 뒤 시내버스나 지하철로 갈아타면 아이패드재무계산기 약 600원은 정해진 기준에 따라 다른 교통수단의 요금으로 배분된다. 조합은 이를 ‘손실’로 간주한다. 김용승 조합 이사장은 “대중교통 환승체계 편입 후 20년간 누적 환승손실금이 연 평균 1000억 원”이라며 “환승손실금을 통해 빚더미에 놓이고 폐업 위기 상태인 상당수 업체들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환승손실금을 지원할 경우 저축은행취업자금대출 조합 주장과 달리 ‘부자’ 업체에 더 많이 돌아간다는 점이다.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서 버스정류장, 지하철역 등까지 짧은 구간을 이어주는 마을버스의 특성상 승객 상당수는 환승객이며, 승객이 많을수록 이익도 많이 나는 구조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적자 업체도 충분한 교통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게 시의 입장”이라며 “조합 주장대로라면 운 삼협농산 송객 상위 업체만 혜택을 볼 뿐 서비스 개선 효과는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상당수 업체가 폐업 위기”라는 조합 주장도 석연치 않다. 서울 마을버스 업체 140곳 중 흑자 업체는 2022년 25곳에서 2023년 69곳, 지난해 99곳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경영이 어려운 업체를 돕기 위해 정한 버스 1대당 1일 재정지원 기준액(운송원가)도 2022년 45만 7040원에서 지난해 48만 6098원으로 늘었으며, 올해는 51만 457원으로 합의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정지원은 늘어도 규제는 덜하다'며 마을버스 업체를 인수하려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매물을 찾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서울시는 현재 운행 실태 분석을 통한 개선 방안 마련을 조합에 제안한 상태다. 마을버스 운행 횟수, 첫차·막차 시간, 배차간격 준수 여부 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투명한 지원 근거를 만들자는 얘기다. 반면 조합은 환승손실금 보전이 우선이라고 맞서고 있다. 김 이사장은 “데이터 입력이 잘되지 않거나 오류도 많은데 시의 요구를 바로 따르기는 어렵다”며 “마을버스를 돌릴수록 손실이 커지는 구조인 만큼 손실금 보전이 우선되지 않는다면 환승체계를 탈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도덕적 해이가 우려되는 혈세 지원 공방을 이어가기 보다 실질적인 교통 편의 확보 방안을 찾을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자치구 주도로 교통약자의 이동 수요가 있는 지역에 공공 셔틀버스를 도입하는 움직임도 하나의 대안으로 거론된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 21개 자치구가 공공 셔틀버스를 운행 중인데, 장애인·노약자 등 교통약자 수송을 위한 셔틀버스도 16개 자치구를 누비고 있다. 구민 민원을 반영해 노선을 조정하려고 마을버스 업체와 협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해 독자적으로 셔틀버스 도입을 결정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민 서울시립대 교수는 “경영 투명성 확보와 서비스 질 상승 노력 없이 세금 지원에만 의존하는 ‘언 발에 오줌 누기’ 행태는 끝낼 때가 됐다”며 “마을버스가 가지 않으려는 지역에 수요응답형 교통체계(DRT)를 배치하거나 기사 수급이 어려운 지역에 자율주행 버스를 투입하는 등의 새로운 시도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