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협동조합인 농협중앙회 임원 중 최근 6년 동안 여성은 단 1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협중앙회도 여성 임원 비율이 3%대에 불과해 남성 중심 문화가 강한 농어업 협동조합 안에 견고한 유리천장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농협중앙회로부터 받은 자료를 14일 보면, 올해 농협중앙회의 임원(상근등기임원 기준) 30명 중 여성은 0명이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단 한번도 여성이 임원으로 선출된 적이 없다. 또 자회사인 엔에이치(NH)농협금융지주와 농협경제지주 역시 최근 6년간 여성 임원(사외이사 제외)이 1명도 없었다. 수협 상황도 비슷하다. 해양수산부가 의원실에 인터넷대출상담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8월 기준 수협중앙회의 여성 조합원 비율은 약 33%지만 여성 임원 수는 30명 중 1명으로 3.3%에 불과하다. 2019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수협중앙회 여성 임원은 전체 26~30명 중 1~2명뿐이었다. 수협노량진수산·수협사료·수협개발·위해수협 등 자회사에는 같은 기간 여성 임원이 아예 없었다. 중앙회 지부 저축은행주식대출 격인 지역농·수협에는 여성 임원 할당제가 운영되고 있지만 중앙회나 그 자회사는 적용 대상이 아니다. 농업협동조합법과 수산업협동조합법은 여성 조합원이 전체의 30% 이상인 지역농·수협의 경우 이사 중 1명 이상을 여성 조합원 중에서 선출해야 한다고 정한다. 하지만 이를 강제할 벌칙 조항이 없다. 실제 지난해 기준 삼척수협의 여성 조합원 비율은 30.7%, 광명직장인밴드 굴수하식수협은 33.6%지만 여성 임원은 1명도 없었다. 올해 전국 지역농축협의 여성 조합원은 35.5%(72만9684명)이지만 여성 이사는 13.9%(1208명)에 불과하다. 지역농축협의 대표직인 ‘조합장’ 중 여성은 1%(11명)에 그친다. 농협중앙회 임원 30명 중 17명은 지역농축협 조합장이 맡는 구조다. 이 배경엔 가부장 중심의 금융권여성대출 문화가 있다.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한겨레에 “(한 가정에서 여럿이 조합원이 되는) 복수조합원제도 시행으로 여성 농민들의 조합 가입률은 늘고 있지만, 지역농협의 이사로 진출하려면 농협 예금, 농자재 구매 실적, 출자금 등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며 “농가에선 이를 대부분 남성 명의로 해 여성은 지역농협의 이사를 맡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은행 햇살론 “중앙회까지 여성 임원 할당제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옥주 의원도 “중앙회장 선거를 둘러싼 줄서기 문화가 인사에 영향을 미치며 농·수협의 여성 임원이 비슷한 업종의 다른 기업에 비해서도 뒤처지는 고질적 병폐를 낳았다”며 “중앙회, 계열사, 자회사에도 임직원 중 여성이 30% 이상이면 여성 임원을 반드시 두도록 법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2000년 이전까지는 중앙회와 산하 법인에 채용된 여성 직원 자체가 적어 임원 중 여성이 적다”며 “여성 직원 비율이 올라가고 있어 향후 여성 임원 비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도 “조직의 구조적 문제를 한번에 개선할 수는 없지만, 여성 채용 비율과 승진율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