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 코엑스와 K-POP 광장이 엔비디아의 상징색인 짙은 녹색으로 뒤덮였다. 30일 열린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GeForce Gamer Festival, 이하 GGF)’ 현장은 한국 지포스 그래픽카드 출시 25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자리로, 많은 관람객이 몰리며 학자금대출 생활비대출만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후 4시 개막을 알린 행사는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7시 메인 무대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축제로 이어졌고, 현장은 화려한 무대 조명과 한국 게이머들의 뜨거운 열기와 환호로 가득 찼다.
■ K-타이거즈와 e스포츠 레전드의 매치 행사의 포문은 전통 태권도와 K-POP을 결합한 글로벌 퍼포먼스 팀 K-타이거즈(K-TIGERS)가 열었다. 이들은 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모티브로 삼아, 화려한 태권도 연출과 음악을 결합한 무대로 관객의 시선을 사 나의 신용등급조회 로잡았다. 팀 K-타이거즈는 ‘소다팝’ 노래에 맞춰 귀여운 율동을 선보이다가, 갓을 쓰고 등장해 악마를 물리치는 액션으로 이어지는 연출을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특히 메인 곡 ‘골든’ 무대에서는 세 명의 여성 권사가 태권도 퍼포먼스로 악마를 제압하는 장면이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이어진 무대에서는 한국 e스포츠의 상징이라 불리는 ‘폭풍저그’ 홍진호(YellOw)와 ‘천재테란’ 이윤열(NaDa)이 맞붙는 스타크래프트 레전드 매치가 펼쳐졌다. 두 전설의 대결은 관람객뿐 아니라 삼성동 일대를 인천파산신청 지나던 시민들까지 발길을 멈추게 만들 정도였다. 경기 결과는 최근에도 활발한 스타크래프트 게임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윤열이 홍진호에게 핵을 발사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며 승리했지만, 홍진호도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최종 세트 스코어 2:0으로 이윤열이 승리를 챙겼다.
좋은 경기를 보여준 홍진호(왼쪽)와 이윤열(오른쪽) 그리고 정소림 캐스터(가운데) (사진=게임동아)
해설에는 1세대 해설가 이승원, 캐스터에는 박상현이 참여했고 이날 행사의 사회자로 나선 정소림 캐스터도 참여해 스타리그 시절에도 볼 수 없었던 풍성한 중계가 이어졌다. ■ 아이온2, 신더시티 그리고 펍지 앨라이까지 풍성한 게임 이번 페스티벌의 백미 중 하나는 엔씨소프트(NC)의 차세대 신작 공개였다. 엔씨는 ‘아이온2(AION2)’와 ‘신더시티’의 최신 빌드를 한국 게이머에게 최초 공개했다. ‘아이온2’ 부스는 오전부터 줄이 길게 늘어서며, 체험을 마친 게이머들이 “명불허전”, “콘솔급 그래픽”이라 감탄할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 오는 11월 19일 한국과 대만에서 정식 출시되는 ‘아이온2’는 방대한 PvE 콘텐츠와 자유로운 비행 전투로 MMORPG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장을 뜨겁게 달군 아이온 2(사진=게임동아)
‘신더시티’ 부스 역시 화제의 중심이었다. 서울 삼성동을 배경으로 한 미래 도시에 AI 기반 엔비디아 RTX 기술을 적용한 오픈월드 택티컬 슈터로, 사실적인 조명과 물리 엔진이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했다. 이날 엔씨소프트의 이성구 부사장, 백승욱 PD, 빅파이어 게임즈 배재현 대표는 행사 메인 무대에 올라 게임 개발 비화와 RTX 협력 사례를 설명했으며, 최신 트레일러와 현장을 찾은 방문객을 위한 경품 등을 제공하며 현장의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크래프톤 펍지 앨라이도 소개됐다. (사진=게임동아)
크래프톤도 현장 메인 무대에서 이강욱 AI 본부장이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AI 협업 모델 CPC(Co-Playable Character)인 ‘PUBG 앨라이’를 공개했다. ‘PUBG 앨라이’는 엔비디아 에이스(ACE) 기술로 구축된 ‘온디바이스 소형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게임 이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PUBG: 배틀그라운드 CPC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 이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게임에 도움을 주고 스스로 판단하기도 하는 믿음직한 AI 동료다. 이용자들은 2026년 초 배틀그라운드 아케이드를 통한 테스트에서 실험적인 버전의 ‘PUBG 앨라이’를 최초로 만나볼 수 있다. ■ 최신 지포스 제품과 커스텀 PC에 젠슨 황 티셔츠까지 등장 이번 행사가 진행된 코엑스 광장에는 ‘GeForce Experience’ 존이 마련돼 최신 지포스 RTX 그래픽카드와 지포스 RTX가 탑재된 노트북 최신 제품이 자리해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다양한 지포스 탑재 제품도 만날 수 있었다. (사진=게임동아)
특히 지난 25년간 엔비디아와 함께 성장해 온 기가바이트, MSI, 팰릿, 프레데터, HP 오멘, 레노버, 만리, 갤럭시, 컬러풀, 이노3D, 리더스시스템즈, 프리플로우 같은 다양한 파트너들이 자리했다. 여기에 11번가, 쿠팡, 지마켓과 같은 유통 채널은 물론 주연테크와 컴퓨존 등 PC 판매 업체들도 자리를 마련해 지포스 25주년 행사에 의미를 더했다. 엔비디아가 마련한 ‘GeForce Garage’ 커스텀 PC 존도 많은 방문객의 관심을 끌었다. 넷플릭스의 ‘케이팝 데몬 헌터스’, ‘보더랜드 4’, ‘배틀필드 6’를 모티브로 제작된 세 대의 커스텀 PC가 전시됐는데, 각각 지포스 RTX 5080 및 5090을 탑재한 실제 작동 가능한 시스템이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커스텀 PC (사진=게임동아)
아울러 그래픽카드 없이도 RTX 기반 뛰어난 그래픽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GeForce NOW’도 방문객의 많은 관심을 받았고, 바로 옆에 마련된 ‘NVIDIA Gear Store’도 큰 인기였다. 특히, 젠슨 황 CEO의 얼굴이 프린트된 티셔츠와 셔츠는 물론 후드와 모자, 마우스패드 등 다양한 굿즈가 판매됐다. 젠슨 황의 캐리커처가 새겨진 티셔츠는 GGF 현장을 찾은 방문객들 사이에서 단숨에 화제가 됐다. ■ 젠슨 황이 전한 감사와 한국 찬사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엔비디아 젠슨 황 CEO의 등장이었다. 관객의 함성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무대에 오른 그는 “지포스를 세계적으로 만든 건 한국 덕분이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e스포츠, PC방, 그리고 PC 게이밍 문화 모두 한국에서 시작됐다. 지포스가 없었다면 엔비디아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해 환호를 이끌어냈다. 그는 또 “쿠다(CUDA)와 AI 혁신은 지포스에서 비롯됐다”며 “한국 게이머들의 열정이 엔비디아의 기술 발전을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리플렉스(Reflex)를 만든 이유도 처음 300Hz 디스플레이를 본 곳이 한국이었기 때문”이라며 한국 게이머 문화의 영향력을 직접 언급했다.
현장의 분위기를 더욱 끌어 올린 젠슨 황 CEO (사진=게임동아)
그리고 이날 무대에는 젠슨 황 CEO의 소개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함께 올랐다. 젠슨 황은 “한국의 프라이드 치킨이 최고다”라며 두 사람을 ‘치맥 친구’로 소개하며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이재용 회장은 “25년 전 삼성 GDDR 메모리로 시작된 협력이 지금의 엔비디아로 이어졌다”며 “그는 존경받는 혁신가이자 인간적인 친구”라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정의선 회장 역시 “이제는 엔비디아 칩이 자동차 속에서도 게임을 가능케 할 것”이라며, “차 안에서도 지포스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젠슨 황은 연설 말미에 고(故)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받았던 1996년 손편지를 언급했다. “당시 그는 ‘한국의 모든 가정이 빠른 인터넷으로 연결되어야 하며, 게임이 기술을 한국에 가져올 매개체가 될 것’이라 말했다”며, “오늘의 엔비디아는 그 비전의 연장선 위에 있다”고 회상했다.
뜨거웠떤 메인 이벤트 현장 (사진=게임동아)
아울러 세계 최고의 기업이 게이머를 위해 마련한 이번 GGF 현장에서는 RTX 5090·5080 그래픽카드와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 황금 카드 등이 추첨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됐다. 기가바이트·MSI·프레데터·HP 오멘 등 주요 파트너사가 수백만 원대의 제품을 후원했다. 경품이 너무 많아 진행을 맡은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장성규와 인기 성우 남도형이 “속도를 올려야 할 정도”라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GGF 대미를 장식한 르세라핌 (사진=게임동아)
행사의 대미는 글로벌 K-POP 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이 장식했다. 특히, K-POP 최전선에 서 있는 르세라핌의 소개는 젠슨 황 CEO가 직접 맡아 현장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르세라핌은 무대에 올라 신곡 ‘SPAGHETTI’와 대표곡 ‘ANTIFRAGILE’, ‘UNFORGIVEN’ 등을 선보이며 이번 GGF의 대미를 장식했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광민 기자 jgm21@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