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이 평범한 음식이 됐다는 게 너무 좋아요.” “(김밥을) 테이스팅하려고 올려놓으면 '오, 스시' 이러고 지나가는 거예요. 노이로제였어요.” 각각 미국에 사는 한인 유정 박과 미국에서 테이크아웃 '김밥랩' 가게를 운영하는 이원일 셰프가 한 말이다. 과거 미국, 프랑스 등 외국으로 건너간 한국인 이민자들은 도시락에 김밥을 싸 올크레딧 신용등급 가면 주위에서 김과 참기름을 두고 “냄새난다”라고 표현했다. 그 말에 상처받은 이민자들은 '케이팝'과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열풍 속에서 2025년 외국인들이 김밥을 대하는 태도가 놀랍다.
2022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열풍일 당시 MBC경남 대표가 “김밥 아이템 괜찮지 않나?”라고 던진 아이템을 농협 햇살론 참고해 MBC경남 이해나 PD는 한국전파진흥협회 공모전에 참여했다. 공모에 당선돼 2024년 4월부터 통영 충무김밥을 시작으로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각지부터 미국, 프랑스, 일본을 찾았다. 그렇게 김밥 다큐멘터리 '김밥의 천국'이 등장했다. 난관이 없었던 건 아니다. MBC경남은 1화를 2024년 11월28일, 2화를 계엄 이틀 뒤인 12월5일 공개했다. sk 통합 계엄 정국에서 선보이는 바람에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김밥의 천국'은 추석 연휴 넷플릭스 글로벌에서 주목받을 수 있었다. 이해나 PD를 지난 21일 전화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아이디어는 사장님이 주셨다. 2022년 우영우 드라마가 인기 있었다. 우영우 아버지가 김밥집을 운영하는데 '김밥 아이템 괜찮지 않냐?'라고 지나가는 말로 말하시더라. 마침 우리 지역에 층무김밥이 있다. 지역사라 로컬 아이템을 다루는 게 중요하다. 요즘 자체 제작이 어려워서 자동차할부금리비교 외부 지원사업 공모를 해야 한다. 처음에 '김과 밥의 사랑이야기' 웹드라마를 기획했는데, 당선이 안 되더라. 이후 한국전파진흥협회에 지원했고 선정됐다.”
-2024년 11월 말 MBC경남 채널과 유튜브에서 이미 선보였는데, 어떻게 올해 추석 넷플릭스에서 선보이게 된 건지.“넷플릭스는 꿈이었다. 일단 만들었다. 2024년 4월부터 10월까지 약 6개월간 만들었다. 1부와 2부 사이 계엄이 있었다. 1부가 11월28일, 2부가 12월5일 방송됐다. 계엄이 모든 아이템을 흡수했다. 방송되자마자는 좀 우울했다. 이 시국에 무슨 김밥 다큐냐. 작가님마저도 그렇게 이야기했다. 엄청 시무룩 해있었는데 해가 바뀌고 이슈가 정리되면서 케데헌이 터지고 김밥이 이슈가 됐다. 부장께서 제가 만든 기획안을 넷플릭스에 보내두긴 했었다. 케데헌 이후 넷플릭스 쪽에서 8월쯤 연락이 왔고 글로벌로 진행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추석 때 가족 아이템으로 적절할 것 같다는 피드백이 와 추석 연휴 직전인 10월1일에 공개됐다. 오늘의 대한민국 TOP 3위까지 올랐고, 추석 연휴 내내 10위 안에 있었다.”
▲MBC경남이 만든 다큐 '김밥의 천국'. 사진=MBC경남 유튜브
▲MBC경남이 만든 다큐 '김밥의 천국'. 사진=MBC경남 유튜브
-서울, 경상도, 강원도, 제주도, 전라도, 미국, 프랑스, 일본 곳곳의 김밥을 다 먹으러 갔다. “미국, 프랑스에 다녀온 게 기억에 남는다. 현지 코디네이터를 통해 미국과 프랑스의 김밥 가게와 평소 김밥을 좋아하는 현지 사람들을 섭외했다. 프랑스에선 김밥을 포크랑 나이프로 먹는다. 미국도 생각보다 많은 현지인이 사 먹고 있다. 전 세계 사람들이 다 먹는 음식이 됐다. 정말 감사드려야 할 분은 김밥 크리에이터 정다현씨다. 공모에 당선되자마자 그분을 찾아가 자문을 구했다. 그분이 추천해 주신 곳을 중심으로 추리고 작가님도 김밥을 좋아해서 이래저래 들은 정보로 김밥집을 선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교포들 이야기가 생각난다. 한국에선 당연한 도시락 메뉴라서 엄마들이 도시락 싸 보내는데 '냄새난다', '역겹다'는 소리를 들었다. 외국 사람들 입장에서는 해초를 안 먹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이민자들은 김밥으로 상처받은 경험이 하나씩 있더라. 음식이 맛있어서 보다도 한국 문화가 힘이 생기고 알려지니까 '나도 이거 먹어보자'라는 식으로 된 것 같다. 나라 밖에 사는 사람들에게 문화의 힘이 큰 게 얼마나 뿌듯하고 상처를 극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인 건지 알게 됐다.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1부 마지막이다. (미국 이민자 자녀인) '에이버리'한테 '너한테 김밥은 뭐냐'라고 물어봤을 때 '점심'이라고 대답한다. 누구한테는 상처였고 아픈 기억이었는데, 지금 외국 사는 초등학생에게는 점심에 먹는 일상식이 됐다.”
▲MBC경남이 만든 다큐 '김밥의 천국'. 사진=MBC경남 유튜브
-MBC경남이 '어른 김장하' 이후 두 번째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납품했다. 글로벌 OTT 영향력을 느꼈나.“제일 좋았던 게 미국, 프랑스, 일본 분들이 콘텐츠에 등장했는데 넷플릭스 전에는 그분들이 해외에서 볼 수 있는 방법도 없었다. 그 나라 자막을 달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넷플릭스에 방영되고 인터뷰했던 분들이 사시는 곳에서 편하게 그 나라 말로 볼 수 있다는 게 좋았다. 출연한 분들이 그 나라 말로 편하게 볼 수 있다는 게 좋았다. 다국어 자막 지원이 넷플릭스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유명 셰프들도 참여했다.“임정식 셰프는 한식을 가지고 파인다이닝 끝을 보려고 하는 분이다. 그분이 저희 방송 나가고 나서 얼마 있다가 자신이 운영하는 뉴욕 정식당 미슐랭 3스타를 받았다. 김밥은 한식 미니멀리즘의 끝인데, 우리를 여기 있게 해준 아이템이라고 이야기해 줬고 김밥 가지고 저희가 요청 드리니까 흔쾌히 참여해 줬다. 이원일 셰프도 뉴욕에서 김밥랩을 2015년부터 10년 운영했다. 남들은 한국 사람만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뉴욕 한복판에서 운영한 거다. 촬영을 선뜻 찬성해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