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2일 일부 정책 고위 당국자들이 띄우고 있는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인상에 대해 "지금은 때가 아니다"며 딱 잘라 선을 긋고 있다. 집값 안정화를 위해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해야 하는 정부와 달리, 당장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치러야 할 민주당 입장에서 세금 카드는 엄청난 부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당내에서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용기를 가지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보유세 강화 필요성을 제기하는 원칙론도 대두되는 모습이다. 세금 카드를 거론하는 것만 취업지원센터 으로도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집값을 안정화시키는 시그널로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민주당에서 세금 카드는 금기시되는 분위기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2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보유세 대해서는 지금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지도부의 기조”라고 반대 입장을 못 박았다. 그는 “보유세를 올리고 cma 이자율 거래세를 낮추면 집값 안정은 확실히 되기는 할 것이다. 취지는 좋지만 국민들이 반대하면 못하는 것”이라고 현실론을 이유로 들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도 전날 “세제 조치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이 세금 인상 대신 내세우는 건 공급 확대다. 문 수석부대표는 “폐교 유휴 부지, 도심 면허시험장, 전 정부에서 얘기했던 우면산 연체 대출 그린벨트 등이 (주택 공급지) 검토 대상”이라며 “도심에 5,000평 규모의 기관이 있으면 이 땅을 공공에 매각하는 것도 검토 가능하다. 집을 지을 수 있는 모든 땅은 다 검토 대상”이라고 했다. 서울·경기도 내 유휴 부지를 긁어 모아 부동산 공급 부지로 쓰겠다는 것이다.
만기일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기재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그럼에도 당내에선 수도권 일대의 근본적 집값 안정을 위해 세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표적 강경 원칙론자로 꼽히는 진성준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 자동차할부조건 강력한 금융 대책 또는 수요 관리 대책을 내놓을 때 세제 조치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어떤가 하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선 종합적 처방이 내려져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국민 삶을 위협하고 서울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를 위협하는 부동산 아파트 문제에는 조금 더 용기를 갖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실제 정부도 보유세 인상 카드를 계속 만지작거리는 분위기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15일 “한국의 보유세가 낮은 편은 사실”이라며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는 원활히 하는 방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19일 미국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보유 부담은 낮고 양도세 부담이 커서 거래가 막히는 ‘락인’(lock-in) 효과(세금이나 규제 등으로 자산을 팔지 않고 보유하는 현상)가 심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보유세 인상에 섣불리 나섰다가 조세 저항에 대한 국민적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게 당정의 고민이다. 내년 지방선거는 물론 정권 전체에 치명타가 될 수 있어서다. 이에 세금 카드는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에서 보유세를 너무 낮춰서 현실화될 필요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그 시기가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이어야 하는지를 두고 당내에도 이견이 있다”고 했다. 지도부 한 의원은 “10·15 부동산 규제의 효과와 공급 대책까지 내놓은 뒤 시장 반응을 지켜보고 그때도 집값이 안 잡히면 보유세 인상 카드를 검토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