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한국에 왔을 땐 한국어를 몰라 아들 어린이집 안내문조차 읽지 못했어요. 매일 한국어 공부에 매달린 끝에, 이제는 저처럼 어려움을 겪는 이주여성들을 돕고 있습니다.” 베트남 출신 한지우(41) 씨는 8년 전 국제결혼을 하면서 강원 춘천시에 정착했다. 지금은 한국어에 능숙하지만, 처음엔 모든 것이 낯설었다. 가족센터 외엔 나갈 곳이 없었고, 어린이집에서 오는 알림장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한 번은 ‘물놀이 준비물’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아들이 서운해하기도 했다. 한 씨는 “당시 너무 속상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신용인증서 조회 그날 이후 ‘한국어를 배워야 한다’는 절실함이 생겼다. 그는 다문화센터를 다니고 ‘방문학습지 지원사업’으로 받은 교재를 복습하며 한국어를 배웠다. 아들을 어린이집에 보내놓고 유튜브 ‘세종학당’ 강의를 보면서 한국어를 하루 종일 따라 했다. 그는 “돈을 버는 것도 중요했지만, 한국어를 알아야 세상과 연결될 수 있었다”며 “정말 죽기 살기로 공부했다”고 회상 쌍용자동차 추석 했다. 한국 생활 5년째 되던 해, 한 씨는 어린이집 조리실에서 일하며 본격적으로 사회에 발을 들였다. 아들과 같은 또래 아이들에게 음식을 만들어 주며 한국 생활에 한층 익숙해졌다. 그 무렵 주변을 보니 자신처럼 언어 장벽 때문에 병원이나 은행도 제대로 가지 못하는 이주여성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그들을 친절히 도와주는 사람은 드물었다 은퇴후 .
한지우 씨가 한 이주 배경 아동의 부모와 상담을 하고 있는 모습. 초록우산 제공
그때 한 씨는 ‘내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통역 봉사를 시작했다. 지역 이주여성 상담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한국은행 금리인하 하며 상담 통번역을 맡았다. 한 씨는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처음엔 두려움이 컸다. 혹시 잘못 번역해 누군가의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까 걱정됐다. 하지만 여러 번의 경험 끝에 자신감을 얻었다. 그는 “한두 번 해보니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통역이 제 일상이 됐다”고 언급했다. 직장인신용대출조건 이후 초록우산과 협력하는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본격적으로 아동 상담 통번역을 맡게 됐다. 학대 피해를 겪은 아동과 한국어가 서툰 베트남 부모 사이의 대화를 잇는 역할이었다. 단순한 생활 정보 통역이 아닌, 상처받은 마음을 번역하는 일이었다. 아동 학대로 임시 조치를 받은 부모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엄중한 일도 맡았다. 그는 이곳에서 ‘진짜 통역’의 의미를 깨달았다. 한 씨는 “상담 중 한 아이가 갑자기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잠근 적이 있었다”며 “알고 보니 밥을 먹지 못해 너무 배가 고팠고, 아무도 그 마음을 몰라주고 말도 통하지 않으니 그냥 쉬고 싶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일을 겪고 나서야 말보다 마음을 번역해야 진짜 통역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한지우 씨가 강원 춘천시 한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초록우산 제공
한 씨는 한국과 베트남의 문화 차이도 설명하며 부모교육에도 참여한다. 베트남에선 아이를 때리거나 크게 꾸짖는 게 흔한 훈육이지만 한국에서는 아동학대로 이어질 수 있다. 처음엔 이주여성 엄마들이 ‘아이를 야단치면 안 되나?’고 묻다가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아, 내가 몰랐던 게 있었구나’ 하고 스스로 깨닫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한 씨는 “이주여성 상담센터에서의 상담은 생활정보 중심이라면,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의 상담은 아이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도록 돕는 과정”이라며 “외국인 부모에게 꼭 필요한 교육”이라고 말했다. 한 씨는 상담이 끝난 뒤에는 부모의 생각을 다시 확인한다. 한 씨는 “그 전까지 해오던 게 잘못됐다는 걸 깨닫는 분들이 많다”며 “그러면 가족 관계가 좋아지고 부부 사이도 달라지는데 그 변화가 참 뿌듯하다”고 전했다. 한 씨에게 통역은 단순한 언어노동이 아니라, 과거의 자신을 구원한 경험에서 비롯된 ‘나눔’이다. 초록우산에서는 아이를 돕는 마음을 ‘초(록빛)능력’이라 부른다. 그는 자신의 초능력을 “언어와 마음을 잇는 다리”라고 표현했다. 한 씨는 “통역은 말을 옮기는 게 아니라, 부모가 아이를 이해하고 아이가 세상을 이해하도록 돕는 일”이라며 “누군가의 마음이 통하는 순간을 볼 때마다 저도 힘이 난다”고 강조했다. 이제 그는 사법통번역사 자격 시험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한 씨는 “아직 강원지역 법원에 베트남어 통역사가 없는데 재판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외국인들을 돕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 공동기획 김린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