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웅 작가(56)는 한때 민주주의와 공동체의 역량을 굳게 믿었다. 구성원들이 협의하고 짐을 나누면 공동의 이익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과 국가 등 크고 작은 공동체에서 벌어진 일들은 그의 신념을 배신했다. 함께 꿈꾸던 친구들마저 ‘공유지의 비극’을 ‘현실’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자원을 공동으로 소유·사용하면 집단적 파국으로 치닫는다는, 이른바 ‘선의야말로 지옥에 이르는 지름길’이라는 그 모델 말이다.
그런데 지난 1~2년 사이 한 작가는 세상에 대한 예전의 낙관주의를 되찾기 시작했다. 위검증완료릴게임 기에 처한 회사를 임직원들이 인수해 더 크게 키운 한국종합기술의 사례를 책(〈직원들이 회사를 샀다〉)으로 기록하면서부터다.
한국종합기술은 종합 엔지니어링 업체로, 경부고속도로·한강 종합개발·지하철 1호선·청계천 복원 등 주요 국책사업의 설계와 감리에 참여해왔다. 하지만 2017년 초 매각 위기에 릴게임가입머니 몰렸다. 주요 자산이 기업사냥꾼에게 넘어가면 대량 해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직원들은 ‘매각 반대’ 구호만 외치기보다 김영수 당시 노조위원장의 주도로 ‘직원 인수’라는 대안을 선택했다. 자금 약 600억원이 필요했고, 직원들은 1인당 5000만원씩 대출을 받아 지분을 매입하기로 했다. 놀랍게도 당시 1100여 명 중 830명이 이 두려운 결단에 동참했다. 화신정공 주식
이들은 어떤 회사를 만들었을까. 5000만원을 출자한 임직원이라면 누구든 회사 운영에 임원으로 출마하거나 각자 1표를 행사할 수 있다(1인 1표). 출자 임직원들은 이사 40명을 직접 선출하고, 사장도 공개 응모와 선거를 통해 뽑는다. 사장이든 평사원이든 출자자라면 1표씩 동일한 권리를 갖는다. 주식대차 다만, 5000만원 이상 출자는 금지된다. 모두가 같은 권리를 가져야 민주적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믿음 때문이다. 임기를 마친 사장은 원래 부서로 돌아간다. 기업 권력의 사유화를 원천 차단해 ‘오너 리스크’를 제거한 것이다. 한대웅 작가에 따르면, “직원들은 소유자이자 노동자다. 그 덕분에 회사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실제로 무서운 위기가 있었다. 직원 인수(2017년 하반기) 이후 3년 연속 적자가 이어졌던 것이다. ‘임금 10% 반납’이 제안되자 ‘경영진부터 삭감하라’는 반발이 나왔다. 당시 사장은 이렇게 설득했다. ‘지금 우리 회사에서는 당신도 한 표, 나도 한 표다. 권리가 같듯 부담도 함께 져야 한다.’ 결의안은 통과됐다.
그 결과 한국종합기술의 수주 실적은 2023년 업계 2위로 올라섰고, 매출액은 2017년 1993억원에서 2024년 3989억원으로 7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임직원 수도 800명 이상 늘어 1900여 명으로 증가했다. 한대웅 작가는 “한국종합기술은 ‘공유지의 비극’을 넘어선 사례”라며 “구성원들이 관리 방식과 원칙을 민주적으로 협의하고 조정하면, 공유지에 꽃을 피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