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최고위급 국방·안보 책임자 중 한 명이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측근인 알리 샴카니가 딸 결혼식 영상이 유출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2022년 히잡 착용에 반대하는 이란 여성들의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데 앞장선 샴카니의 딸이 이란 여성에게 강요되는 복장 규정을 지키지 않고 노출이 있는 웨딩드레스를 입어 ‘이중잣대’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21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지난해 치러진 샴카니의 딸 결혼식 영상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샴카니에 대한 거센 비판과 공직 사퇴 요구가 제기됐다. 결혼식은 이란 최고급 호텔에서 호릴게임황금성오션바다 화롭게 치러졌으며 신부는 어깨가 드러나고 가슴이 파인 웨딩드레스를 입고, 신부의 어머니 역시 등과 옆구리가 노출된 드레스를 입었다. 결혼식에 참석한 다른 여성들은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채였다. 20일 진보 성향의 이란 신문 샤르그는 샴카니의 사진을 1면에 실으며 “스캔들에 묻혔다”는 제목을 붙였고, 정치 평론가들과 이란·이라크 전쟁 참전 오락실황금성 용사들은 샴카니가 모든 공직에서 사임하고 공개 사과해야한다고 주장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샴카니는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측근으로, 지난 7월까지 10년간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 서기로 재직하며 국가 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현재는 하메네이가 새로 창설한 국가방위위원회 소속으로 하메네이의 고문 역할을 맡고 있다. 2022년꽁머니사이트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이 경찰에 체포돼 구금 중 사망하면서 여성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히잡 착용 반대 시위를 벌였을 때 샴카니가 이끌던 최고국가안보위원회는 시위대에 대한 폭력적 진압을 지시했다.
결혼식 영상은 여성 복장 규제를 강요한 이란 정권의 고위직이 자신의 가족 결혼식에서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중 잣대’ 비판과, 대다수 이란 국민들이 오랜 경제제재로 빈곤에 시달리는 가운데 초호화 결혼식을 치러 권력층의 특권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비난받았다. 싱크탱크 중동 및 세계 질서센터의 알리 파톨라네자드 소장증권아카데미 은 “이 사건은 이란 지배 엘리트가 가진 극심한 위선을 보여준다”고 더타임스에 말했다. 망명 중인 이란 반체제 인사 마시 알리네자드는 엑스에 “이슬람 공화국 최고위 간부 중 하나인 샴카니의 딸이 끈 없는 드레스를 입고 호화로운 결혼식을 올렸다. 한편 이란 여성들은 머리카락을 드러냈다는 이유로 구타당하고, 젊은이들은 결혼할 형편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결혼식은 지난해 테헤란의 최고급 호텔에서 열렸으며, 비용은 2만달러(약 2864만원)에 달했다고 알려졌다. 더타임스는 당시 이란이 인플레이션과 경제 위기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싱크탱크 글로벌거버넌스센터 이란 전문가인 파르잔 사베트는 “샴카니가 사회적 자유를 위해 싸우는 여성들에 대한 탄압을 감독하고 있었지만, 그의 가족은 사회적 자유와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점에서 위선적”이라고 말했다. 샴카니는 지난 6월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했을 때 이스라엘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격으로 테헤란 고급 고층빌딩에 있는 그의 아파트가 파괴됐고, 샴카니는 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됐다.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통신사 타스님은 “이란 공직자들의 삶의 방식은 변호할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며 샴카니를 비판하면서도 사적 영상 공개는 비윤리적이라고 밝혔다. 샴카니의 지지자들은 영상 유출이 정치적 경쟁자들의 중상모략이며, 결혼식은 비공개 행사였고 성별에 따라 구분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테헤란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는 여성이 점점 늘어나는 가운데, 이란 정부는 이번 주 공공장소에서 복장 단속을 위해 도덕 경찰 8만명을 추가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파톨라네자드 소장은 “사회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물을 마시라고 설교하면서 포도주를 마시는 정권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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