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철 법제처장이 24일 이재명 대통령의 5개 재판, 12개 혐의에 대해 “다 무죄”라고 밝혔다. 조 처장은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변호인 출신이다.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 한 달 만인 7월 법제처장에 임명됐다. 또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을 했을 때 현직 대통령에게 그 내용이 적용될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 “국민이 결단할 문제”라고도 답했다. 국민의힘은 조 처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문제 삼으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조 창업진흥원원장 처장을 향해 ‘법 왜곡 처장’ ‘홍위병’ ‘범죄처장’ 등 강하게 쏘아붙였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범죄 5개 사건에 연루되고 12개 혐의 있는 대통령이, 그런 대통령이 세상이 어디 있느냐”며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물다”고 말했다. 이에 조 처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 자동차할부이자율계산 렀다는 건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심지어 가장 대표적인 대장동 사건 같은 경우에는 제가 변호인단을 했기 때문에 잘 안다”고 했다. 그는 “유례가 없다는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유례가 없는 것이 아니고 무고한 대통령을 그렇게 검찰 권한 남용해서 기소한 우리나라 검찰의 유례가 없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한국장학재단 국민행복기금 조원철 법제처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제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24. 뉴시스
조 처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법원에 근무하실 동안 35일 만에 파기환송하는 사례를 보셨느 채권 냐’고 묻자 “못 봤다”고 했다. 앞서 대법원이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전원합의체에서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것을 언급한 것. 조 처장은 ‘조희대 대법원이 왜 이런 행위를 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이 의원의 물음에 “결국 대통령 선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려고 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신동욱 의 차량유지비 계정과목 원은 조 처장을 향해 “심각한 공직 중립성 위반이고 정치 관여”라며 “탄핵감”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 답변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일었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4년 연임제 개헌안을 내더라도 이 대통령은 연임을 할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조 처장은 “헌법에 따르면 그렇다”며 “법제처에서 입장을 밝히는 게 적절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의원님이 말씀하신 그 점에 대해서는 결국 국민이 결단해야 할 문제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헌법 규정상 (미적용이) 명백하다”고 반박했다. 헌법 128조 2항에는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 개정은 그 헌법 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고 명시돼 있다. 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도 조 처장의 답변에 대해 “애매하게 해석의 여지를 남겨서 새로운 논란을 제공할 필요는 없다”며 “야당 의원들이 의도를 캐치하기 위해서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소신껏 분명하게 간결하게 답변해달라”며 답변 예시까지 내놨다. 그는 “‘국민의 의사에 달려 있다’ 이렇게 하시지 말고, ‘현행 헌법에 대해서 누구도 의문을 제기한 바가 없기 때문에 그걸 굳이 검토할 필요도 없다’ 이것이 맞지 않겠느냐”며 “그런 이야기 누가 하느냐. 들어보셨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조 처장은 “충분히 검토 못한 상태에서 답변하게 된 것 같다”고 했다.
나경원 등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처장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0.24. 뉴시스
국민의힘은 조 처장의 답변을 두고 강하게 반발했다. 나경원 의원은 “법제처는 어느 정권의 개인 변호사 사무실이 아니다”라며 “‘법 왜곡처장’이 될 판이다. 홍위병 역할을 하실 것 같다”고 했다. 송석준 의원은 “법제처장이 아니라 범죄처장이 되고자 하는 게 아닌지 의심이 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조 처장을 향해 사퇴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