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한 곳에서 일어나는 작은 영향은 전 지구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다. 중국에서 날아오른 한 마리의 나비로 미국에서는 대형 폭풍이 일어날 수 있다. ‘나비효과’이다. 미국은 과거 핵실험을 수없이 진행했다. 그 영향이 어떻게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가 드러났다. 국내 연구팀이 1950년대 태평양에서 실시된 대기권 핵실험이 극지에 남긴 방사성 물질을 활용해 지구 대기 수송의 계절적 특징을 규명했다.
극지연구소 연구팀이 남극 스틱스 빙하 시추 지역에서 빙하코어 회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극지연구소]
오리자날 양귀비 극지연구소(소장 신형철)는 남극과 그린란드 빙하에 남은 플루토늄-239의 미세한 흔적을 단서로 공기가 성층권에서 대류권을 거쳐 극지로 이동하는 과정을 재구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대기권 핵실험의 낙진이 시간이 지나며 어떻게 전 지구적으로 확산하고 극지에 도달했는지를 확인하는 데서 출발했다. 극지연구소 한영철 릴게임 손오공 박사 연구팀은 남극과 그린란드 등 4지점에서 채취한 빙하코어를 분석했다. 1950~1980년 사이에 빙하에 축적된 플루토늄-239의 양을 정밀 측정했다. 연구 결과 1952년 ‘아이비 마이크(Ivy Mike, 11월)’와 1954년 ‘캐슬(Castle. 3월)’ 대기권 핵실험의 흔적이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 두 실험은 미국이 태평양 마셜제오름 도의 인접한 환초(산호섬)에서 진행됐는데 ‘캐슬’의 흔적은 남극 빙하에 뚜렷하게 남았다. ‘아이비 마이크’의 흔적은 매우 약하거나 늦게 기록됐다. 연구팀은 이 차이를 대기의 계절적 변화에서 찾았다. 핵실험 때 생긴 미세한 방사성 물질이 성층권까지 올라간 뒤, 다시 대류권으로 내려오거나 극지 방향으로 이동하는 시점이 계절에 따라 크게 달랐던황금성용가리 것이다. 남반구 여름철에는 성층권과 대류권 사이의 교환이 활발해져 높은 고도에 있던 물질이 더 빠르게 이동하거나 극지로 향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결과는 성층권-대류권 교환이 실제로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실측 자료로 처음 입증한 사례로 기존의 이론 모델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됐다. 황금성오락실 이번 연구에서 분석된 플루토늄-239의 양은 얼음 1그램당 약 ‘10의 –15승’그램 수준의 극미량으로 연구팀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정밀 분석 기술을 통해 연 단위를 넘어 계절 단위의 변화까지 구분해냈다. 극지 빙하에 기록된 핵실험 낙진이 대기 순환의 시간적 단면을 보여주는 ‘자연 기록계’임이 입증됐다. 이는 대기 수송 모델의 정확도를 높이고, 화산재 확산·기후변화·지구공학적 물질 주입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분야의 예측력 향상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논문의 제 1저자인 신진화 박사는 “과거의 핵실험이 남긴 흔적이 오늘날의 대기 과학 연구에 쓰였다"며 “지구 대기의 ‘보이지 않는 길’을 추적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은 “이번 연구는 남극 시료 확보부터 분석, 해석, 모델링까지 국내 연구팀이 독자적으로 수행한 성과로 대한민국의 빙하 연구 기술력과 분석 역량을 세계에 입증한 결과”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Science Advances’ 최신호(10월)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