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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나 편이었다. 싶었다. 일찍 하지 목걸이로배우 전여빈. 매니지먼트엠엠엠(mmm) 제공
“저는 독립영화를 찍을 때나 학교 연극에서 잘 안 보이는 앙상블(무대의 조연이나 단역)을 했을 때도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기쁨과 떨림으로 연기를 했었거든요. 이번에도 같은 마음으로 연기를 했어요. 떨리고 두렵고 어떨 때는 너무 설레고요.” 드라마 ‘착한 여자 부세미’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잇는 이엔에이(ENA) 채널의 구원투수로 떠오른 가운데, 주인공 김영란을 연기한 배우 전여빈에 대한 관심도 함께 늘고 있다. 4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전여빈은 첫 타이틀 롤을 맡은 작품이 큰 사랑을 받은 데 대해 벅차하면서도, 역할 비중이나 작품 규모와 관계없이 연기에 임하는 마 지역새마을금고 채용 음은 똑같다고 강조했다.
‘착한 여자 부세미’ 스틸컷. 이엔에이(ENA) 제공
‘착한 여자 부세미’는 불우한 가정 환경과 빚에 시달리던 영란이 시한부 재벌 회장 가성호(문성근)의 복수를 돕기 위해 그와 계약 결혼을 우리은행 대출상담사 감행하고, 가 회장의 막대한 유산을 노리는 이들로부터 달아나 3개월간 부세미라는 이름으로 신분을 바꾸고 살아남는 이야기다. 범죄 스릴러, 로맨스, 코미디가 뒤섞인 복합 장르라는 신선함에 빠른 전개,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이 더해지며 올해 이엔에이 드라마 중 시청률 1위를 기록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지난 3일 11화 기준 시청률은 6.3%로, ‘이상한 변호 아파트전세대출금리 사 우영우’(17.5%), ‘크래시’(6.6%)에 이어 이엔에이 드라마 역대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전여빈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랑과 응원을 받아서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시청률이 제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닌데 다행히도 감사하다는 생각이에요. 저희는 화요일, 수요일 아침마다 시청률을 확인하고 감독 알파리움 님, 배우들끼리 메시지를 주고받느라 분주해요.” 그는 “시청률 7%를 달성하면 이엔에이에서 발리로 포상 휴가를 보내주기로 했다”며 이날 저녁 방송하는 마지막 12회에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기자님도 기도해주세요.”
‘착한 여자 부세미’는 전여빈이 첫 타이틀 롤을 맡은 작품이다. 하지만 혼자 극을 이끌어간다는 부담감은 느끼지 않았다고 했다. “촬영 현장에 가면 자신의 일을 너무 열심히 하고 있는 스태프 한명 한명이 눈에 더 들어와요. 이 일은 절대로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거든요.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 자체가 오만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질타 맞을 일이 있다면 타이틀 롤을 맡은 배우로서 그것은 나의 몫이 돼야 한다는 생각은 있죠.” 재벌 회장의 유산을 노리는 이들의 위협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설정인 만큼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들이 여럿 등장한다. 우선 주인공 영란부터 범상치 않다. 그는 겉보기엔 초라해 보이지만 뛰어난 무술 실력과 관찰력을 갖고 있다. 현실의 삶이 너무 팍팍한 탓인지 평범한 이들이라면 쉽사리 받아들이지 않을 위험한 제안도 거절하지 않는다. “영란은 평범과는 다소 떨어져 있는, 하지만 평범한 삶을 누구보다 꿈꿨을 사람이죠. 그래서 그런 제안을 받았을 때도 불행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에 받아들였을 거예요.”
‘착한 여자 부세미’ 스틸컷. 이엔에이(ENA) 제공
전여빈은 원래의 영란과 부세미인 척 살아가는 영란을 연기하며 1인2역에 가까운 연기를 선보였다. “영란이었을 때는 삶의 처연한 것을 구현하다가 부세미가 됐을 때는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뭘 입어도 엉성하고 어색해 보여서 잔뜩 힘을 준 사람이 됐죠.” 조연들 가운데서도 의뭉스럽고 독특한 인물들이 많아 보는 재미를 준다. 가 회장의 딸이자 그의 유산을 노리는 가선영(장윤주), 영란과 친해지고 싶어 하지만 속내를 알 수 없는 가 회장 집 도우미 백혜지(주현영), 권력과 돈에 민감하고 영란을 예의주시하는 가 회장 집 최 집사(김재화) 등이다. 그중에서도 장윤주는 영란의 목숨을 위협하는 빌런 연기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장면을 구현하기 전날 윤주 선배님한테서 전화가 와서 ‘여빈아, 너는 어떤 식으로 이 장면을 구상하고 있니?’ 하시는데, 그렇게 물어봐주시는 선배님은 처음이었어요. 그런 태도를 보며 많이 놀랐고 많이 배운 것도 있죠.”
‘착한 여자 부세미’ 스틸컷. 이엔에이(ENA) 제공
2015년 데뷔 이후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인상적인 연기력으로 호평받았지만, 전여빈에게 연기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연기라는 게 얼마만큼 해야 하는지 감도 잘 안 오고 항상 허덕이는 느낌으로 달려가는 것 같아요. 그야말로 짝사랑하는 기분이죠. 이렇게 길이 없고 헤매는 것 자체가 배우의 길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어떤 캐릭터가 타율이 좋다는 확신보다는 조금 더 미지의 세계에 뛰어드는, 어떤 역할을 잘 구현해내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달려나가는 순수한 배우이고 싶습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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