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한쪽엔 김 씨의 그림이, 다른 쪽엔 밴드 ‘산울림’의 김창훈 씨(69)가 그린 추상화들이 걸렸다. 이 전시는 무대 위에서 주목 받는 삶을 살았던 두 뮤지션이 솔직한 내면을 표현한 그림을 모은 ‘아트 비욘드 페임’(Ar 우리은행 직장인신용대출 t Beyond Fame)이다. 지난달 15일 개막해 김완선 씨의 작품 10여점, 김창훈 씨의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인다.
두 사람이 함께 전시를 열게 된 건 40년 전 음악으로 맺어진 인연이 계기가 됐다. 김창훈 씨는 김완선 씨의 정규 앨범 1집인 ‘오늘밤’과 2집 ‘나홀로 뜰 앞에서’ 전곡을 작사, 작곡했다. 김완 작업진행률 선 씨는 “전시 제안을 받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이건 무슨 인연일까’였다”고 했다.
김완선의 ‘인연, 그물3’. 갤러리마리 제공
김완선 씨의 그림은 피에로 분장을 한 여자, 서로 다른 곳을 시약대 보는 남녀, 침대에 누운 여자 등 주로 사람이 등장한다. 만남과 헤어짐의 순간이나 자화상 같은 그림이 다수다. 반면 김창훈 씨의 그림은 추상 회화가 주를 이룬다. 최근 1년간 100점 넘게 그림을 그렸는데, 음악을 들으면서 느낄 수 있는 심상이나 리듬을 선과 색면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튤립 인 화이트’ 같은 꽃 정물 씨티은행 아파트담보대출 이나 ‘아파트 인 레드’ 등 도시 풍경, ‘아다지오 인 화이트’를 비롯해 음악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 등이다. 자화상도 있는데, 다른 그림들은 선과 면이 깔끔하게 나눠진 데 비해 비교적 거칠게 마무리가 된 미로 같은 형태를 볼 수 있다.
김창훈의 ‘Who am I, Pink & Orange’. 갤러리마리 제공.
김창훈 씨는 “인생이라는 게 뜻밖의 우연한 만남이 겹겹이 쌓이면서 일어났던 것 같다. 누더기처럼 조각조각 맞춰진 인생, 그 안에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거친 상처와 부드러운 좋은 기억 같은 것들이 담았다”며 “나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그림을 그리면서 마음의 치유를 얻는다”고 했다.
음악이 본업인 두 사람의 작품은 미디어로 접했던 연예계 스타들의 말로 다할 수 없었던 내면의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전해준다. 전시 부제도 ‘명성 뒤에 숨겨진 인간적 감정과 표현’이다. 13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