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선 패배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에 눌려있던 미국 민주당이 4일 치러진 뉴욕시장 등의 선거를 계기로 귀환하고 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의 켄 마틴 위원장은 4일(현지시각) 뉴욕 시장 및 뉴저지·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등에서 민주당이 모두 석권하자 “민주당이 돌아왔고, 우리는 승리하고 있다”며 “우리는 중간선거로 가는 동력을 얻었다”고 선언했다. 켄 위원장의 자신감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활로를 봤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번에 뉴욕시장과 뉴저지·버지니아 주지사 선거뿐 르노sm7 노바 만 아니라 캘리포니아의 연방하원의원 선거구 조정, 펜실베이니아 주대법관, 조지아의 공공서비스위원 선거에서도 승리했다. 우선, 민주당은 진보와 중도 모두를 지지층으로 포용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조란 맘다니의 뉴욕시장 당선, 대도시 중산층들의 온산인 뉴저지와 버지니아에서 온건 중도를 표방한 마이키 셰릴과 애비게일 대출 갈아타기 스팬버거의 주지사 당선은 민주당이 진보 및 중도 진영에 걸쳐 소구력을 보였고, 보여줘야만 한다는 점을 드러냈다. 맘다니의 등장이 민주당 내 진보와 중도 주류 간 노선 갈등을 내포한다는 분석도 있지만, 민주당이 차기 중간선거나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양 진영 모두를 포용해 맞춤형 전략으로 나가야 함을 시사한다. 진보적이고 이민자·소수자가 많은 할부원금 뉴욕시에서는 맘다니의 획기적인 진보 공약이 민심을 흔들었다. 반면, 온건한 중산층이 몰려있는 뉴저지와 버지니아에서는 절제된 메시지를 전한 셰릴과 스팬버거가 낙승했다. 스팬버거는 “노동법을 폐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기업계를 안심시켰고, 셰릴은 ‘전기요금 동결’을 내세워 생활비 부담 완화를 강조했다.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셰릴과 스팬 주택자금대출 이자 버그의 당선이 “좌파 문화전쟁을 피한 전략적 승리”라며 트럼프의 정치적 연합에 실질적 타격을 입혔다고 분석했다. 맘다니가 생활비 문제에 집중하면서 민주적 사회주의자임을 자신 있게 공포하며 색깔론을 정면으로 맞받아친 것도 보수 진영의 ‘좌파 문화전쟁’ 프레임을 무력화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지지 유권자층을 두텁게 했다 단위환산 . 뉴욕에서는 사전 투표자가 지난 선거에 비해 4배로 늘었고, 총투표자는 1969년 존 제이 당시 시장의 재선 이후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었다. 지난 대선 때 민주당 지지가 줄었던 중남미계 등 소수계 유권자의 지지도 회복됐다. 뉴저지에서는 중남미계 지지가 지난 대선 때보다 9%포인트, 버지니아에서는 5%포인트가 늘었다. 특히, 중남미계가 주민의 절반에 달해 역대 선거에서 ‘중남미계의 풍향’이던 뉴저지의 패세익 카운티에서는 셰릴이 15%포인트 차로 낙승했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는 패세익에서 4%포인트 차로 승리했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는 중남미계 유권자로부터 공화당 후보 중 최대인 45% 내외의 지지를 받았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중남미계에서 30% 이상 격차로 승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대선 때 전국적으로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10~15%포인트가량 빠졌던 흑인 유권자들의 표심도 다시 민주당으로 복귀했다. 버지니아와 뉴저지 모두에서 94∼95%의 지지율을 보였다. 30세 이하 청년층에서는 40%포인트 이상 격차로 압승했다. 지난 대선 때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는 청년층에서 트럼프에 5%포인트 차로 이겼다. 고소득 지역인 버지니아의 라우든·페어팩스 카운티 등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이 상승했다. 페어팩스에서는 지난 대선 때 해리스 후보가 35%포인트 차로 이겼는데, 이번에 스팬버그는 47%포인트 차로 압승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생활비를 중심으로 한 반트럼프 경제공약의 프레임을 확보했다. 후보들은 치솟은 생활비 대책을 공약의 중심에 두며 유권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맘다니는 임대료, 식품, 육아 비용 인하를 핵심 공약으로 내놨고, 셰릴과 스팬버그도 생활비 급등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시비에스 방송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경제를 최우선 과제로 지목한 유권자의 다수가 민주당에 투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회 내에서 가장 충실한 트럼프주의자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나는 미래를 볼 수는 없으나, 미국인들이 월급으로 하루살이 생활을 계속한다면 공화당이 하원을 상실하는 것은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를 공략할 경제 공약 프레임을 확보했고, 진보 및 중도 진영에게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잡았다는 평가이다. 반면 공화당은 후보들이 지난 대선 때 트럼프 득표율에 미달한 데다, 트럼프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