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금 사실상 지중해에서 러시아 해군의 존재감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고장 난 잠수함 한 척만이 외롭게 순찰을 마치고 절름거리며 집으로 돌아가고 있을 뿐”이라며 “1984년 톰 클랜시의 소설 ‘붉은 10월을 찾아( 신용등급 10등급 The Hunt for Red October)’와는 정말 많이 달라졌다. 지금은 가장 가까운 기계공을 찾아 헤매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1990년 영화로도 개봉된 동명(同名)의 소설은 냉전 시절 소련의 최신형 핵추진 잠수함 ‘붉은 10월(Red October)’의 선장과 승조원들이 미국 망명에 나서고, 미ㆍ소 양국이 긴장 속에 이 잠 부동산담보해지 수함을 추격하는 내용을 담았다. 러시아군 정보 기밀을 폭로하는 군사 전문 텔레그램 채널(VChK-OGPU)은 지난 달 27일 “연료가 이 잠수함 선내로 새 폭발 위험이 있었고, 기술적인 문제로 수면으로 떠올라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 흑해함대는 노보로시스크함의 기술적 장애를 부인하며, 지중해 작전을 마치고 귀항하는 항로에서 국제 항행 규정에 맞춰 영국 해협에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러시아 잠수함은 영국 해협을 지날 때에 ‘무해(無害) 통항(innocent passage)’ 규정에 따라 수면으로 떠오르는 것은 일상적인 절차라고 한다. 분석가들은 이 잠수함이 지중해에서 정보 수집 임무를 수행했거나, 승조원이나 장비를 지브롤터 해협을 통해 운송했을 것으로 본다. 이 잠수함이 아니더라도, 러시아 흑해 함대는 이미 우크라이나의 무인 해상 드론과 미사일 공격으로 40% 가량이 파괴되고 현재 우크라이나의 공격권 밖으로 크게 물러나 있다. 흑해 함대의 경우 기함인 모스크바함이 격침된 것을 비롯해, 24척 이상이 격침되거나 크게 파손됐다. 또 러시아의 유일한 애드머럴 쿠즈네초프(Admiral Kuznetsov) 항모도 2017년부터 무르만스크 항구에 정박해 있으나, 재원 부족으로 수리 및 개조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러시아 일간지 이즈베스티야는 지난 7월 “이 항모 수리에 추가 자금을 투입할지 아니면 폐선 절차를 밟을지 결정할 때까지 작업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2017년 마이클 팰런 당시 영국 국방장관은 “쿠즈네초프가 영국 해협을 지날 때 검은 연기를 내뿜었다”며 “러시아의 ‘수치스러운 함선(ship of shame)”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 항모는 수리하는 데 약 600억 루블(약 1조5000억 원)이 필요한데 횡령 의혹이 일며 수 차례 개조ㆍ수리 일정이 지연됐다.
러시아의 유일한 항모인 애드머럴 쿠즈네초프가 2016년 연료를 태우면서 발생하는 검은 연기를 뿜으며 영국 해협을 지나고 있다./영국 해군
이와 관련, 러시아 군부에선 “전통적인 형태의 항모는 이제 과거의 유물이 됐고 미래는 로봇과 무인 항공기”라는 주장과 “해군력이 해안에서 먼곳에서 작전을 수행하려면, 항공 지원은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맞선다고 한다. 쿠즈네초프 항모가 폐기되면,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에서 유일하게 항모가 없는 나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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