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업계의 올해 3분기 실적 희비가 완전히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선제 공략한 LG에너지솔루션이 3분기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흑자 행진을 이어간 반면 삼성SDI와 SK온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중국발 공세 속에 ESS 중심 포트폴리오가 실적 희비를 갈랐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으로 잠정 매출이 5조 6999억원, 영업이익 601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4.1% 증가하면 아파트담보대출 중도상환수수료 서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3655억원을 제외하고도 흑자를 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단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실적과 관련해 "지속적인 고정비 감축 노력과 북미지역 ESS 출하에 따른 수익 본격화, 원통형 EV 및 파우치 고객 물량 증가에 따른 소형 사업이 대우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북미향 ESS 시장을 선제 공략한 게 효과적이었단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대규모 양산하고 있다. 본래 미국 애리조나에 신규 공장을 건설해 내년부터 양산할 계획이었으나 EV용 배터리 생산 공장을 ESS 생산 라인으로 빠르게 전환해 양산 남양주별내지구모델하우스 시기를 앞당겼다. 최근 테슬라로 추정되는 기업과 6조원 규모의 ESS 배터리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단일 계약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으로도 북미 ESS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 글로벌 불확실성을 돌파할 계획이다. ESS 추가 수주와 라인 전환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생산량을 늘리는 게 골자다. 미시간 홀랜드 공장 임차사택 생산능력을 올해 말 17GWh, 내년에는 30GWh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실적 공개를 앞둔 삼성SDI와 SK온은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3분기 3199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SK온 역시 1000억 원 중반대의 손실을 낼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의 부진은 전기차 배터리 출하 우리은행 채용절차 량이 크지 않은 동시에 LG에너지솔루션 대비 ESS 비중이 낮은 데서 비롯했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업계는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로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 올해 1~8월 글로벌 전기차용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30% 이상 성장했지만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3.8%포인트 하락했다. 미국의 전기차 세액공제가 지난달 30일 조기 종료된 점 역시 부정적이다. 이러한 흐름 속 삼성SDI와 SK온도 ESS 카드를 통해 실적 반등의 기틀을 마련할 전망이다. 삼성SDI는 미국 내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SPE(스타플러스 에너지) 일부 라인을 활용해 ESS 생산을 시작했다. 내년 물량까지 상당 부분 주문을 확보한 상태다. SK온은 ESS 사업본부를 사장 직속으로 격상시킨 후 제품 개발부터 수주까지 전 단계를 아우르는 체계를 마련했다. 향후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SKBA) 공장 일부 라인을 ESS 양산에 활용할 계획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미국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마무리된 만큼 관련 업계가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국가 안보 자산에 해당하는 ESS의 경우 탈중국 흐름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 배터리 3사들의 공략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연 기자 yeon378@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