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54%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7일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4%가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지난 9월 넷째 주(23~25일) 조사 대비 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35%로 전주보다 1%포인트 상승했으며, ‘의견 유보’는 10%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4 법정유급휴가 8%)과 대구·경북(42%)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과반 이상의 긍정 평가를 받았다. 광주ㆍ전라가 78%로 가장 높았고, 인천ㆍ경기(56%), 대전ㆍ세종ㆍ충청(55%), 부산ㆍ울산ㆍ경남(53%) 순으로 뒤를 이었다. 연령대별로는 40대(74%)와 50대(64%)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였으나, 20대(45%), 30대(49%), 70대 이상 텔레마케터 (40%)에서는 과반에 미치지 못했다. 이념 성향별 분석에서는 진보층(86%)의 긍정 평가가 4%포인트 상승한 반면, 중도층(53%)은 7%포인트 하락했다. 보수층의 긍정 평가는 32%로 직전 조사보다 3%포인트 증가했다.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로는 ‘경제ㆍ민생’(16%)이 가장 많이 꼽혔다. kb자산운용 이어 ‘외교’(15%), ‘전반적으로 잘한다’(8%), ‘소통’, ‘직무 능력 및 유능함’(각 7%)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부정 평가 이유로는 ‘외교’(18%)가 가장 많았고, ‘친중 정책ㆍ중국인 무비자 입국’(8%), ‘경제ㆍ민생’(7%), ‘독재ㆍ독단’(7%) 순이었다. 한국갤럽은 “추석 전에는 조희대 대법원 경상남도지방자치단체 장 사퇴 압박, 내란 재판부 변경 등 여당 주도 사안이 부정 평가 요인으로 언급됐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외교ㆍ중국ㆍ부동산 관련 지적이 주로 거론됐다”며 “중국인 무비자 입국,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ㆍ구금 사태, 10ㆍ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갤럽 측은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은 조사 무입고자동차담보대출 후반에 발표돼 이번 결과에는 반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이 39%, 국민의힘이 25%로 각각 1%포인트씩 상승했다.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은 각 3%, 진보당은 1%로 조사됐다. ‘무당층’은 28%에 달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관련 질문에서는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39%,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36%로 팽팽하게 맞섰다. ‘모름’ 또는 무응답은 24%였다. 특히 중도층에서는 여당 후보(38%)와 야당 후보(36%) 간 지지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나타났다. 중도층이 승부를 가를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은 “국회의원선거나 지방선거는 지역 구도와 후보 경쟁력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단순 정당 지지율만으로 투표 행태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접촉률은 43.8%, 응답률은 12.1%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