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르겐 바트네 프뤼드네스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10월 10일(현지시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호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극적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평화 계획’ 1단계 합의를 성사시켰지만 수상에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에는 상을 받을 수 있을지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실없는 꿈으로 여겨졌던 수상은 점점 현실과 가까워지고 있다. 인질이 돌아오자 이스라엘 전세자금대출 가능 텔아비브에서는 그를 칭송하는 구호가 쏟아졌다. 전 세계 친트럼프 성향 정치 지도자들은 그를 차기 노벨평화상 후보로 강력 추천하고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의 이면
지난해 7월 28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개인사업자 전세자금대출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카라카스에서 대통령선거를 하는 도중 손을 모으고 있다. AFP연합뉴스
노벨상을 만든 알프레트 노벨의 유언에 따라 평화상은 ‘세계 평화나 민족 간 우호 관계를 증진하는 데 공헌’한 사람이나 단체에 수여된다. 하지만 ‘착한 사람’만 이 상을 타는 건 아니다. 몇몇 수상자는 자격 은행개인신용대출 논란에 휩싸였다. 베트남 휴전 협상을 이끈 공로로 1973년 이 상을 받은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대표적 인물이다. 리처드 닉슨 행정부의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그는 캄보디아 내 베트콩 군사기지 공습을 지시했고, 1972년 베트남 하노이와 하이퐁을 겨냥한 ‘크리스마스 폭격’을 기획했다.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함께 상을 받을 예정이었 이자계산방법 던 베트남 공산당 지도자 레둑토는 공동 수상을 거부했다. 군부 독재에 맞서 비폭력 민주화 운동을 이끈 아웅산 수지 전 미얀마 국가고문(1991년 수상)은 로힝야족 학살 사태에 침묵했다. 에리트레아와의 국경 분쟁을 끝낸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2019년 수상)는 이듬해 반군인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 군 기지를 공격해 또 다 직장인인터넷대출 른 내전을 일으켰다. 마차도는 권위주의적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해온 인물이다. 2013년 집권해 지난해 대선에서 3선에 성공한 마두로 대통령은 정치 경쟁자를 탄압하고 반정부 시위대 수천명을 체포하면서 시민사회와 국제사회의 비난을 동시에 받고 있다. 마차도는 지난해 대선 당시 출사표를 던졌다. 감사원은 그에게 돌연 공직 출마 금지를 명령했고, 마차도는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에게 후보직을 넘겨줘야 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득표율을 미공개한 채 마두로의 승리를 선언했다. 야권은 곤살레스 우루티아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며 반발했다. 마차도는 베네수엘라에서 은신하며 반정부 활동을 이끌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점점 짙어지는 어둠 속에서 민주주의의 불꽃을 지켜낸 용기 있고 헌신적인 평화의 챔피언”이라고 그를 묘사했다. 마차도는 친트럼프 인사다. 노벨상 수상자 발표 이후 “이 상을 고통받는 베네수엘라 국민에, 우리의 대의를 결정적으로 지지해준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카리브해에 군함과 전투기를 배치한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 우려 목소리와 관련해선 “힘 없이는 자유가 있을 수 없다”며 미군 개입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미셸 엘너 등 베네수엘라 정치 평론가들은 마차도가 ‘마두로 정권 전복’을 가장 큰 목표로 삼은 나머지 평화적 해법은 뒤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노벨평화상 ‘스펙 쌓기’
성공한 사업가, 인플루언서, 대통령 2선 성공 등 인생 주요 목표를 성취해온 트럼프 대통령에게 노벨평화상 수상은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다. 그는 지난해 선거 운동 당시 “내 이름이 버락 오바마(전 대통령)였으면 취임 10초 만에 노벨상을 받았을 것”이라며 수상 욕심을 내비쳤다. 취임 후에는 각국 분쟁을 미국의 중재로 해결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노르웨이 경제지 다겐스나링슬리브는 그가 지난 8월 북대서약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이었던 옌스 스톨텐베르그 노르웨이 재무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노벨상을 받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많은 전문가는 그가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할 것을 예측했다. 후보 추천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1월에 마감됐고, 노벨위원회의 투표는 이스라엘·하마스 협상 타결 사흘 전인 10월 6일 끝났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기회를 노리고 있다.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과 인도·파키스탄, 캄보디아·태국 등 분쟁에서 중재를 자처한 그는 당장 이스라엘 대 하마스, 러시아 대 우크라이나 등 두 개의 전쟁을 끝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동에서는 성과를 일부 거뒀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미국이 제시한 평화 계획 1차 합의에 따라 인질과 수감자를 교환했다. 휴전까지 이어지기 위해선 이스라엘군 가자지구 철수, 하마스 비무장화 등 과제가 남았지만 이스라엘 시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칭송하고 있다. 평화 계획 1차 협상 타결 이튿날인 10월 11일 시민들은 텔아비브 인질광장에서 “Thank you, Trump(트럼프 대통령께 감사하다)”라고 외치며 환호했다. 이스라엘 유력 일간지 예루살렘포스트는 10월 13일자 신문 1면에 트럼프 대통령 사진을 대문짝만하게 싣고 ‘중재자에게 축복을’이라는 머리기사를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트루스소셜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자신에게 노벨평화상 메달을 주는 가상 상황을 그린 합성 이미지를 올리며 속내를 노골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에게 노벨평화상 메달을 주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모습을 그린 인공지능(AI) 생성 가상 이미지 ⓒ이스라엘 총리실 엑스 갈무리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알래스카 회담에도 휴전을 못 시킨 러·우 전쟁에 눈을 돌리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습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그는 10월 1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난다. 친미 정치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 띄우기에 나섰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니콜 파시니안 아르메니아 총리,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등은 미국이 자국과 타국 간 갈등을 중재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 메이커’로 역사에 남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는 2기 집권 9개월간 평화와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였다. 이란의 핵시설을 공습하며 중동의 화약고를 자극하는 한편 ‘국가 방어’의 의미가 컸던 국방부 이름을 전쟁부로 바꿨다. 마약 밀매 단속을 하겠다며 카리브해에 군을 보내 미국 영해가 아닌 구역에서 남미 어선을 공격하거나 나포했다. 이민자를 단속하려 워싱턴 등 도시에 주 방위군을 투입하고, 어린이·청소년 600여명을 이민자 부모와 분리해 해외로 추방하려 했다. 더그 밴도우 케이토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확실한 성과 없이 노벨평화상을 노리는 모습은 우스꽝스럽다”며 “그의 행적을 보면 평화 증진보다는 상을 받는 데 더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