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사적 보복을 당했다"면서 자신을 비하한 문자 메시지와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해 여야가 충돌했다. 김 의원은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지난달 2일과 5일에 박 의원으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저장되지 않은 번호와 함께 화면에 표시된 메시지는 '박정훈입니다. 전화부탁드립니다(2일)', '에휴 이 찌질한 놈아'(5일)라는 내용이었다. 김 의원이 공개한 사진에는 박 의원의 전화번호가 그대로 노출됐고, 해당 장면은 국회방송 등을 부산상호저축은행 통해 생중계됐다.
김 의원은 당시 상황 관련해 12·12 군사반란을 언급하면서 "제가 12·12의 잘못된 내란 행위에 대해 규탄하는 발언을 했다"면서 "특정 의원에 대해 그와 연관된 올크레딧 마이크레딧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했다. (해당 인사가) '전두환 옆에 앉아 있던 사람'이라고 특정했더니 그 당사자가 저에게 개인적으로 이런 문자를 보냈다"고 했다. 이는 박정훈 의원과 관련된 어떤 인사에 대해 언급했는데 박 의원이 해당 문자를 보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박 의원이 김현지 대통령실 부속실장 농협대출이자 관련 기자회견을 한 것을 언급하며 "공적인 국회 장소에서 공적 질문을 한 것을 가지고 문자 메시지를 통해 저렇게 사적 보복을 하는 사람이 오늘 김일성 추종 세력과 대통령실이 연계됐다는 허위 사실을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과다조회과다대출 열린 2025년도 국정감사에서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의 질의 중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문자메시지 공개와 관련해 여야 의원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화번호까지 공개해도 되냐"(이상휘), "'개딸'(민주당 강성 지지층)들이 좌표를 찍었을 것"(박충권)이 통신연체자 대출 라고 반발했다. 박 의원은 신상 발언을 요청했으나 민주당 소속인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동료 의원에게 욕한 부분은 사과하면 된다"고 발언 기회를 주지 않았다. 최 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국감을 정회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박 의원은 김 의원에게 "(김 의원이) 멱살까지 잡았는데 제가 다 덮으려고 문자를 보낸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한심한 XX"라고 말하고 "나가"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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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자기가 보낸 욕설은 지우고 내 문자 공개" 박 의원은 정회가 선포된 뒤 기자들을 만나 "지난달 2일 상임위에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방통위 관련법을 통과시킨 데 강력하게 항의했다"며 "정회된 상태에서 김 의원이 저에게 '저 인간만 없으면 과방위가 좋을 텐데'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일 오후 상임위 때 김 의원이 야당 의원들이 모여 있는 소회의장으로 들어와 시끄럽게 전화를 하길래 '나가서 하시라'고 했더니 다짜고짜 욕설을 퍼부으며 제 멱살까지 잡았다"며 당시 고성이 오갔지만 야당 의원들이 만류해 일단락됐다고 한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과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자메시지 공개와 관련해 설전을 벌이고 있다. 뉴스1
이후 그날 저녁, 화해를 위해 민주당 의원에게 김 의원의 전화번호를 받아 '전화 부탁한다'는 문자를 보냈지만 답이 없었다고 했다. 박 의원은 "다음 날 김 의원은 상임위에서 15년 전 고인이 된 제 가족사진까지 화면에 띄우면서 제가 독재를 비판할 자격이 없다고 몰아세웠다"며 "그래서 그날 밤 '찌질한 놈'이라고 문자를 보냈더니, 곧바로 '이 새끼야'라고 답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제가 오늘 김현지 실장의 경기동부연합 연루 사실을 폭로하자 국감장에서 자기가 보낸 욕설은 지우고 제 문자를 공개했다"며 "김현지 의혹이 커지는 게 두려웠던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정감사는 정회 37분 만에 재개됐으나 여야 간 공방이 지속되자 최 위원장은 8분 만에 다시 감사 중지를 선포했다. 박 의원은 재차 신상 발언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