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교착에 빠진 한-미 관세협상 타결을 위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등 경제·통상 수뇌부가 미국에 모였다. 정부는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 대미 투자펀드와 관련해 ‘원화 계좌를 만들어 투자하는 방식’을 미국 정부와 협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16일 김정관 장관과 함께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상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릴게임 확률 고 있다. 외환시장과 관련된 여러 부분에서 미국 측과 이해의 간극이 많이 좁혀졌다”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를 한꺼번에 달러화로 할 경우 한국 외환시장에 초래될 위험에 대해 미국 쪽이 이해했고, 이에 따라 새로운 투자 방식을 논의 중이란 뜻이다. 새로운 투자 방식과 관련해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원화를 넣는 계좌를 만들어 미국에 투자하는 방솔브레인이엔지 주식 안이 얘기되고 있다”고 했다. ‘원화 계좌 투자’는 우리 정부가 제안한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해 미국 쪽이 내놓은 역제안으로 보인다. 통화스와프는 두 나라의 중앙은행끼리 자국 통화를 약정한 환율에 따라 상대국 통화와 교환하는 방식이다. 반면 ‘원화 계좌 투자’는 한국이 미국과 합의한 규모만큼 원화로 계좌에 입금하면 그 금액에 해당하는 규모의 달러를 현지CMA통장금리비교 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이런 제안을 내놓은 데는 미국 중앙은행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스와프에 부정적인 게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미 투자를 원화로 하면 달러화의 대규모 유출에 따른 외환시장 교란 위험은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이 지금까지 요구해온 ‘전액 달러화 투자’보다는 우리에게 유리한 게 사실에코에너지 주식 이다. 하지만 리스크가 줄었다고 해도 정부의 고민은 클 수밖에 없다. 정부의 목표는 지난 8월 관세협상 당시 투자를 약속한 3500억달러에서 현금 투자 비중을 최소화하고 대출·보증의 비율을 최대한 늘리는 데 있다. 애초 정부는 현금 투자 비율을 5% 정도로 생각했지만, 미국은 전액 현금 투자를 요구할 정도로 우리 쪽과 간극이 컸다. ‘원화냐 달러냐’가 아니500만원으로1억만들기 라, ‘현금 투자 비율이 어느 정도냐’가 협상의 관건이란 뜻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원화 계좌 투자 방식’과 관련해 “(미국의 기존 요구보다 나아졌다고) 꼭 받아들여지는 건 아니다”라고 한 것도 이런 이유다. 정부는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펙) 정상회의 전 협상을 마무리 짓는 게 목표지만, 일정에 쫓겨 타결을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용범 실장은 “경주 아펙 회의가 두 정상이 만나는 기회라는 점에서 양국 협상단 간에 이를 활용하자는 공감대는 있다”면서도 “다만 우리 국익과 국민의 이해에 맞게끔 가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했다. 타결 시점이 아펙 회의 뒤로 미뤄지는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날 출국한 김정관 장관은 미국에 도착하는 대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협상을 진행한다. 서영지 박민희 이본영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