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의 일본 여성 총리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는 1961년 나라현의 보수적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회사원 아버지와 경찰관 어머니는 딸의 학업에 큰 지원을 해주지 않았다. 다카이치 총재는 1992년 발간한 자서전에서 대학입시 당시 도쿄의 명문 와세다대와 게이오대에 모두 합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남동생의 학비를 위해 (도쿄 명문대 진학을) 포기하라”는 부모의 말에 지역 명문 고베대 경영학과로 진학했다고 밝혔다. 오토바이를 타고 왕복 6시간 거리의 고베대를 다녔고 당 유니온저축은행 시 헤비메탈 밴드에서 드럼을 쳤다. 졸업 후 파나소닉 창업주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가 설립한 정치인 양성소 ‘마쓰시타 정경숙’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정치를 준비했다. 마쓰시타 정경숙에서 활동 중이던 1987년 다카이치 총재는 미국 워싱턴에서 퍼트리샤 슈뢰더 당시 민주당 하원의원의 펠로로도 잠시 일했다. 그는 슈뢰더 전 의원, ‘철의 사금융보증인대출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등 각국의 여성 정치인을 역할 모델로 삼게 됐다. 귀국 후 시사방송 패널로 활약했고, 1993년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당선됐다. 7세 위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또한 이때 정계에 입문했다. 의원 동기인 둘은 초년병 시절부터 정치 인생을 함께했고 비슷한 국가관으로 의기투합했다. 회생절차 다카이치 총재는 1990년대 후반 우익 성향이 강한 자민당 내 젊은 의원 모임에서도 활동했다. 그는 꾸준히 “전후 일본 정부가 자학사관(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책임을 사죄하고 반성하는 시각)에 사로잡혔다”고 강조하며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역사 교과서 개정 필요성 등을 주장했다. 2006년 제1차 아베 정권이 들어서면서 내각부 특명담당 투룸쓰리룸 상으로 발탁되며 처음 입각했다. 자민당 핵심 요직인 정무조사회장을 지내고 역대 최장수 총무상(2014∼2017년, 2019년)으로 재임했다. 아베 전 총리의 지원을 받아 2021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 처음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총재 선거에서도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에게 패했지만 올해 뜻을 이뤘다. 중의원 출신인 남편 야마 제2금융권이란 모토 다쿠(山本拓·72)와는 2004년 결혼했다. 2017년 정치적 이견을 이유로 이혼했지만 2021년 재결합했다. 남편인 야마모토가 아내의 성을 따라 ‘다카이치 다쿠’로 이름을 바꿨다. 둘 사이에 자녀는 없다. 다카이치 총재가 7일 당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발탁한 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 중의원은 그를 “타협하지 않고 관철하는 성격으로 알려져 있지만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