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동계올림픽 기념 특별전으로 기획한 ‘동아시아의 호랑이 미술’을 여러 직원과 함께 준비한 적이 있다. 호랑이는 한국·중국·일본 전통 미술에 제법 자주 등장한다. 호랑이가 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술 속 호랑이 모습은 다채롭기만 하다. 상서로운 상상의 동물, 위협적 맹수의 면모를 보일 때도 있지만 온순한 고양이 같을 때도 있다. 실제 호랑이 눈의 동공은 인간처럼 동글게 축소되는데, 일부 그림 속 호랑이는 밝은 곳에 있는 고양이처럼 세로로 긴 모양의 동공을 지니고 있다. 실제 호 경찰공무원 대출 랑이 눈을 제대로 봤다면 살아남아 이렇게 그림을 그리지 못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동료들과 나누던 기억이 난다. 물론 미술 속 호랑이가 모두 실물 호랑이를 보고 형상화한 것은 아니다. 옛 중국 기록에는 산속 나무 위에 시렁을 만들어 호랑이를 내려다보며 그렸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조선시대 맹호도의 호랑이는 그림 밖으로 막 걸어 나올 것처럼 실 농협캐피탈대출 감 나게 묘사되어 실제 호랑이를 보고 그렸을 것만 같다. 호랑이에 대한 직간접적 경험도 중요했겠지만, 일정한 형식이나 도상 속 호랑이는 앞선 시기 미술에 보이는 표현이나 도안을 참고했을 것이다. 요사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주목받는 까치 호랑이 그림도 하나의 도상으로 자리 잡은 예다. 조선시대에 인기 있었던 이 도상은 회화·판화·도자기 등 여러 매체로 부동산 매매시 주의사항 표현되었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애니메이션 영화에도 등장하게 된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에 종종 소개되는 작품으로 까치 호랑이가 그려진 청화백자가 있다. 그림이 그려진 항아리는 기형과 유색으로 볼 때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호랑이와 까치의 흥미진진한 대치 상황이 몸체 위아래의 장식 문양 상환수수료 사이에 마련된 넓은 공간에서 펼쳐진다. 호랑이는 평평한 바위에 앉아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고 있다. 몸에는 줄무늬뿐만 아니라 동그라미와 점이 군데군데 표현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호랑이와 표범을 한 종류로 여겼기에 호랑이를 표현할 때 이렇게 표범 무늬를 넣기도 했다. 호랑이의 매서운 시선은 길게 뻗은 소나무 가지 위에 앉아 있는 한 쌍의 까치 변함없으신주 를 향하고 있다. 까치 한 마리는 호랑이를 바라보고 있고, 다른 한 마리는 방향을 달리하여 호랑이의 시선을 피하고 있다. 까치 호랑이 그림은 벽사(辟邪), 길상(吉祥)의 의미를 담고 있어 용도가 있는 그림이기도 했지만, 호랑이와 까치가 만들어내는 이러한 재미있는 광경은 이 그림이 오랫동안 널리 사랑받은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