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한미와의 외교에 응하지 않은 김정은 북한 노 서울특별시지방자치단체 동당 총비서의 10월 공개활동을 분석한 결과, 그는 러시아·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 집중했던 것으로 1일 나타났다. 이날 통일부에 따르면 김 총비서의 10월 공개활동 19건 가운데 6건은 러시아·중국과의 밀착을 부각하는 행보였다. 김 총비서는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일 전날이었던 지난달 9일 중국의 권력서열 2위인 서브프라임모기지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를 접견하고 양국의 "전략적 의사소통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같은 날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서 러시아 예술사절단의 경축공연도 관람했다. 이어 기념일 당일인 10일에는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열병식에 참석했다. 당시 주석단에 오른 김 총비서의 오른쪽에는 리창 총리가, 왼쪽에는 베트남의 1인자인 또 럼 서기장과 러시 외신 아의 2인자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나란히 섰다. 이는 지난 9월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시진핑 주석과 김 총비서, 그리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어깨를 나란히 한 데 이어 '북중러 3각 밀착 구도'가 재현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김 총비서는 메드베데프 부의장과 따로 만나 경춘선복전철 "새로운 높이에 올라선 조로(북러)관계를 전면적인 동맹관계로 더욱 확대·발전"하자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 10월 23일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착공식에 참석해 북한군들의 얼굴을 직접 어루만지며 격려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국민은행 직무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지난달 23일에는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을 기리기 위해 평양에 새로 건설 중인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착공식에 참석해, "평양은 언제나 모스크바와 함께 있을 것"이라며 북러 군사동맹을 과시했다. 이튿날인 24일에는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을 참배했다. 김 총비서는 6·25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공군을 추모했는데, 특히 마오쩌둥 전 국가주석의 장남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해 미군의 폭격으로 전사한 마오안잉의 묘에 헌화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피로 맺어진 조중(북중) 친선은 앞으로도 반제자주, 사회주의 위업 실현 투쟁에서 불패의 생명력을 힘있게 과시할 것"이라며 양국 관계가 '반미연대'에 기반해 공고해지고 있음을 부각웠다. 이 밖에도 김 총비서는 지난달 8일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주석과 회담하는 등 사회주의 우방국들과의 외교적 교류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 24일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을 방문해 마오안잉 묘에 헌화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김 총비서의 직접적인 활동은 아니었지만, 최선희 외무상이 APEC 기간에 맞춰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방문한 것도 현재 북한의 외교 기조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최 외무상이 러시아에서 김 총비서의 모스크바 방문 문제를 논의했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김 총비서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외교보다는 12월에 개최할 노동당 전원회의와, 내년 1월 중에 개최가 예상되는 9차 노동당 대회를 준비하는 등 내부 일정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러시아나 중국을 방문하며 우방과의 연대를 확인한 뒤 미국과의 협상에 임할 가능성이 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올해 말까지 국방발전 5개년 계획과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완수해야 한다"면서 "김정은도 남은 두 달간은 관련 성과를 최대한 끌어올리는데 바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우선 제9차 당 대회라는 내부적으로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를 잘 끝낸 뒤에 외교에 다시 나설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임 교수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완전히 끝난 뒤 방러해 '러시아의 최종적인 승리'를 양국 정상이 함께 선언하고 파병에 대한 대가나 후속조치 등을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plus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