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하루 빨리 제대로 된 직장 취업 소원 떡값 수천만·수억원 정치인, 정신차려야 미국서 수십년 살다온 70대, 통큰 정치 강조
긴 연휴 마지막 날인 9일 인천연안여객터미널. 고향의 선물을 손에 들고 온 귀경객들이 배에서 내리고 있다. 2025.10.9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개천절부터 추석, 한글날까지 이어진 우리파이낸셜 긴 연휴 마지막 날인 9일 오전 인천종합터미널은 일상으로 돌아온 귀성객과 마지막 연휴를 인천을 벗어나 지인들과 즐기려는 이들로 붐볐다. 여행용 가방과 선물 보따리를 들고 버스에서 내리는 이들의 기분 좋은 모습과 작별 인사를 나누거나 반갑게 맞이하는 모습을 터미널 대합실과 승·하차장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이곳 버스터미널에서 만난 시민들은 먹고살기 힘든 서 학자금대출신청기간 민들의 생활을 지금보다 낫게 만드는 데 정부와 여야가 합심해달라고 입을 모았다.
인천에서 가족과 연휴를 보내고 충남 당진에 있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터미널에 들렀다는 성득용(78·간석동)씨는 “어수선한 일을 겪고 솔직히 새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컸는데, 이제는 잘 모르겠다”면서 “(정치인들이) 힘을 합쳐 잘 수습해야 생활비대출 지급실행 하는데, 벌써 예전처럼 싸우고 있는 모습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싸움 말고 먹고사는 일에 힘을 모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수민(23·평택)씨의 바람도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었다. 특히 취업문이 활짝 열리는 것이 그의 소원이다. 한씨는 지난해 다니던 디자인·마케팅 회사에서 실직한 후 최근까지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별내리치안위버 이번 연휴 기간에도 햄버거 패스트푸드점과 편의점 알바를 해야 해서 가족들과 만남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알바로 생활하기 힘들다. 지금과 같은 생활이 얼마나 더 이어질지 슬슬 걱정이 된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제대로 된 직장에 취업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터미널 내 커피숍·편의점·약국 등은 손님들로 북적였지만 경남중기청 경기가 좋던 예전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이 이곳에서 일하는 이들의 이야기다. 터미널 내 약국은 연휴 내내 문을 열었다. 약국에서 일하는 한 약사는 “약국 매출이 코로나 이전에 비하면 60% 수준인데,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제는 큰 기대감도 없는 것 같다. 그저 모두가 합심해 경기를 살렸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했다.
긴 연휴 마지막 날인 9일 인천연안여객터미널. 고향의 선물을 손에 들고 온 귀경객들이 배에서 내리고 있다. 2025.10.9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터미널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 기사들도 명절 특수 등에 대한 기대감은 없었다. 50년 경력의 개인택시 기사 이만재(75)씨는 “예전에는 추석 대목을 기대하고 연휴 기간 일하러 나왔는데, 요즘은 그냥 봉사활동이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나온다. 하루 5만원 벌이도 힘들다”고 했다. 이씨와 1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택시는 10m밖에 이동하지 못했다. 그는 “우리처럼 하루 5만원, 10만원 벌이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정치인들이 떡값을 수천만·수억원을 받았다는 뉴스가 들릴 때면 도저히 욕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정치인들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했다. 극단의 정치문화가 하루라도 빨리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미국에서 수십년을 거주하다 지난해 가을 귀국해 인천 주안동에서 살고 있다는 70대 후반의 한 노인은 “TV 뉴스를 보면 목소리 크고, 어딘가 화를 내는 정치인들만 주목받고 또 그들의 이름만 머릿속에 남게 되더라. 그래서 뉴스를 보지 않는다”면서 “토론 없이 싸우기만 하는 정치 문화를 빨리 끝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상대 당 인물을 장관으로 등용하고, 서로 용서하고 품어주는 통 큰 정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들이 계속 감옥에 갔다. 외국에서 보면 불안해한다. 물론 전직 대통령이 이해할 수 없는 나쁜 짓을 한 건 사실이지만, 화합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