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을 소개하고 연결하는 일로는 부족했다. 각 공간이 가진 철학과 문화를 여행자에게 어떻게 전달할지가 고민의 시작이었다. 방향을 잡아준 건 세 가지다. 진정성, 창의성, 목적의식. 20년이 지난 지금도 기준은 그대로다. 클라이언트를 무작정 늘리기보다 깊이에 집중해왔500만원굴리기 다. 지역별 감수성을 고려해 브랜드 컨설팅, 미디어 전략, 세일즈 전 과정에 직접 관여한다. 싱가포르를 첫 거점으로 삼은 이유도 같다. 빠른 파트너십 구축이 가능했고 아시아 전역을 잇는 허브 역할을 하기 적합했다. 첫 파트너는 태국 후아힌의 치바솜이었다. 웰니스 브랜드였고 이 경험이 브랜드를 고를 때 ‘철학’과 ‘여정’이 무엇보다 중요하에이스앤파트너스 주식 다는 기준을 만들어줬다. Q. ‘럭셔리’라는 개념은 계속 바뀌어왔다. 요즘 여행자들이 원하는 건 무엇인가. 예전엔 외적인 화려함이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감정적인 연결이 훨씬 중요해졌다. 여행자들은 목적 있는 경험, 자신에게 맞는 이야기, 깊이 있는 시간을 원한다. 트렌드도 뚜렷하다. 웰니스, 지속가능성, 지역문화에 대한 몰입 같은 키워드가 중심으로 올라오고 있다. 브랜드들도 이에 맞춰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책임 있는 소비, 전인적 웰니스, 세대 간 여행, 문화 교류, 일과 여행의 결합 같은 흐름이 브랜드 설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Q. 한국 럭셔리 여행객은 다른 아시아 시장과 무엇이 다른가. 감각이 뛰어나고 경험을 중요하게 여긴다. 브랜드 충성도보단 새로운 콘텐츠와 경험을 더 우선한다. 소셜미디어(SNS)에서 이미지를 저장하고 직접 조사한 뒤, 자기 기준에 맞게 판단하고 결정한다. 디자인, 감성, 스토리텔링이 조화를 이뤄야 선택까지 이어진다.
이탈리아 포레스티스 / 사진=헤븐스 포트폴리오
Q. 요즘 글로벌 럭셔리 호텔들이 직면한 과제는 뭔가.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사람 마음에 남는 브랜드가 되는 일이다. 공간이 예쁘다고 끝이 아니다. 브랜드가 고객의 가치와 정체성을 함께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문화적 이해와 민감한 반응 속도, 그리고 일관된 메시지가 동시에 필요하다. 그래야 브랜드가 오래 살아남는다. Q. 어떤 리더십을 지향하나. 공감, 방향, 회복탄력성을 기본으로 삼는다. 팀원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다. 호스피탈리티는 결국 사람과 경험의 산업이다. 감정을 읽고 공감하는 능력이 전략보다 우선할 때가 많다. 앞으로의 리더는 기술과 사람, 데이터와 스토리텔링, 규모와 진정성을 모두 다룰 수 있는 사람일 거다. Q. 지금까지 45개국 이상을 여행했다. 기억에 남는 공간은?
카펠라 방콕 객실/ 사진=카펠라 방콕
태국과 이탈리아가 기억에 남는다. 태국에선 카펠라 방콕이 인상 깊었다. 차오프라야 강을 따라 펼쳐지는 조용한 분위기, 세련된 공간, 맞춤형 웰니스 경험이 조화를 이뤘다. 시암 켐핀스키, 신돈 켐핀스키 역시 섬세한 서비스와 공간이 주는 감성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탈리아는 언제나 영감의 원천이다. 특히 꼬모 호수의 그랜드 호텔 트레메조는 아름다움과 역사, 환대가 모두 조화를 이룬다. 내게 진짜 럭셔리는 여행이 끝난 뒤에도 마음속에 오래 남는 감정이다.
한국지사를 맡고 가장 먼저 집중한 건 글로벌 럭셔리 호스피탈리티와 한국 여행 문화를 연결하는 것이었다. 보여주기식 노출보다는 방향성과 품질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트레이드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한국 시장에 맞는 홍보와 콘텐츠 전략을 실행했다. 서울에서 열린 브랜드 로드쇼는 대표 사례였다. Q. 앞으로 헤븐스 포트폴리오 코리아의 비전은 무엇인가. 전략 거점이자 아이디어를 만드는 중심지로 성장하려 한다. 세일즈, 콘텐츠, 경험을 함께 묶어 아시아 시장에서 효과적인 소통을 이끄는 것이 목표다.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한국 지사는 국제 브랜드가 아시아에 진출할 때 중요한 연결점이 될 것이다. 동시에 한국 소비자의 감각과 취향을 읽어내는 역할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Q. 한국인들 반응이 좋았던 해외 호텔은 어디인가. 글로벌 브랜드의 현지화는 어떻게 접근하나.
카펠라 싱가포르 전경 / 사진=카펠라 싱가포르
스토리텔링, 진정성, 웰니스 포지셔닝이 뚜렷한 호텔들이 반응이 좋았다. 카펠라 싱가포르는 세심한 서비스로, 그랜드 호텔 트레메조는 이탈리아 감성과 영화 같은 분위기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탈리아 포레스티스는 자연, 디자인, 웰니스를 중시하는 한국 여행객에게 반응이 좋다. 브랜드 현지화는 번역만 하는 게 아니라 한국 소비자의 가치관과 디지털 소비 방식에 맞게 스토리를 새로 짜는 과정이다.
Q. 오늘날 한국 소비자가 럭셔리 호텔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무엇이라 보나. 객실 크기나 전망보다 중요한 건 개인화된 경험, 감정적인 연결, 그리고 이야기가 담긴 여정이다. 감각적인 인테리어, 웰니스 프로그램, 미식 경험, 사진을 남기고 싶은 장면들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런 요소들이 하나로 이어져야 진짜 가치가 생긴다. 여행자가 그 경험을 자기만의 이야기로 기억할 때 브랜드와 연결이 깊어진다. 한국 럭셔리 여행자는 취향과 가치관에 맞는 경험을 통해 브랜드와 연결되고 그 기억이 충성도로 이어진다. 권효정 여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