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는 동안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항의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장동혁 당대표 취임 이후 정치적 재기에 가까울 정도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위원장과 대립 구도를 형성하며 정국의 중심에 서는 날이 늘고 있다. 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나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계엄과 파면으로 치러진 6·3 조기 대선 전후로 어려움을 겪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했지만 지난 4월 8명의 후보 중 상위 4명에 들지 못하며 1차 경선에서 탈락한 것이 대표적이다. 신용불량 4대보험 대선 패배 직후인 지난 7월 국민의힘 혁신을 내건 윤희숙 당 혁신위원장으로부터 “당을 탄핵의 바다로 밀어 넣고 있다”며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차기 당대표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나 의원은 같은 달 “당의 단합과 재건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에 집중하겠다”며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나 의원의 정치적 행보는 불투명해 맞춤형대출 보였지만 지난 8월 장 대표가 취임하자 상황이 반전됐다. 장 대표는 나 의원에게 당내 중요한 여러 역할을 맡기기 시작했다. 법사위 야당 간사직이 대표적이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6선의 추 위원장이 법사위 수장을 맡자, 같은 판사 출신이자 여성인 5선 나 의원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법사위가 여야 대치의 최전선이 된 현실을 고려하면 나 의 통신연체 개통 원에게 대여 투쟁의 선봉을 맡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추 위원장과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전례를 찾기 힘든 ‘간사 선임 투표’를 활용해 나 의원 선임을 막았지만 이를 통해 되려 나 의원에 대한 주목도는 커졌다. 나 의원은 각종 현안에서 더욱더 선명한 대여 비판 목소리를 내며 영향력을 키웠다. 추 위원장과의 대립 구도는 ‘추·나 대전’으 부동산매매 로 불리며 나 의원의 굳건해진 입지를 확인시켰다. 간사 선임은 불발됐지만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와 이재명 정권에 맞서는 나다르크(나경원+잔다르크) 별명을 얻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4일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야당말살 정치탄압 특검수사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고금리전환대출 있다. 성동훈 기자
나 의원이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맡았던 2019년 당시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의 1심 재판이 지난달 마무리되며 문재인 정부 때 대여 투쟁으로도 주목받았다. 핵심 피고인으로 징역 2년이 구형된 나 의원은 빠루(쇠지렛대)가 등장한 당시 충돌 상황과 관련해 민주당과 진실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나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 준비를 진두지휘하는 역할도 한다. 당 지도부가 지난달 출범한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위원장에 그를 임명한 것이다. “나 의원이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 및 전국 단위 선거의 전략 수립과 조직 관리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왔다”는 이유였다. 내년 지방선거는 탄핵과 대선 패배로 위축된 당을 재건하는 주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나 의원에게 거는 당 지도부의 기대가 큰 상황으로 분석된다. 서울시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온 나 의원은 추 위원장의 출마가 유력한 경기지사 후보로도 최근 언급되고 있다. 장 대표가 나 의원을 중용하면서 두 사람의 공통점이 주목된다. 장 대표와 나 의원 모두 판사 출신이며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다. 대선 직후 윤희숙 위원장이 지목한 당내 1차 인적 청산 대상 ‘나·윤·장·송’에 함께 포함됐다. 장 대표는 당대표 선거 출마 전까지 법사위 야당 간사였다. 부친의 고향을 앞세워 ‘충청의 딸’로 홍보해온 나 의원은 충남이 정치적 기반인 장 대표와 지역적 접점도 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며 그를 두둔해온 이력은 향후 행보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나 의원은 지난 2월 서울구치소에서 윤 전 대통령을 면회했고, 지난 4월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 다음 날 대통령 관저에서 윤 전 대통령과 차담했다. 민주당에서는 나 의원에 대해 “내란에 동조했다”며 수사 대상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최근 시작된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과 관련해 혐중(중국 혐오) 인식을 드러냈다고 비판받는 등 일부 극단적인 주장은 지지세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법사위 활동 과정에서 “초선은 가만히 있으라”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권위주의적 이미지도 극복 과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장 오른쪽)와 나경원 의원(가장 왼쪽)이 3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체포에 항의하기 위해 서울영등포경찰서를 방문해 면회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