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동부의 마다가스카르 공화국에서 'Z세대(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태어난 세대)'를 중심으로 전력·물 공급 관련 정부 무능을 규탄하는 시위가 발생해 수십 명이 사망했다. 안드리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정부 해산을 선언하고 3일 안에 새 총리를 임명하겠다고 발표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국영방송TV 연설에서 "정전과 급수 문제로 인한 분노, 슬픔, 어려움을 이해한다"면서 "정부 구성원들이 할당된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면 이를 인정하고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장애인창업대출 "총리와 정부의 기능을 종료했다"며 새 정부가 구성되기 전까지 임시정부를 유지하며 3일 내 새 총리를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5일 시작된 시위는 마다가스카르 수도 안타나나리보 등 도시 곳곳에서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와 물과 전력 공급 중단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며 촉발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위대는 타이어와 돌을 쌓아 도로를 봉 스마트폰 개통취소 쇄하고, 최근 개통된 케이블카 교통시설 여러 곳에 불을 질렀다. 시위대는 검은 옷을 입고 거리를 행진하며 라조엘리나 대통령 사퇴를 촉구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라조엘리나 대통령 측근 정치인들의 주택이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다가스카르는 인구 3,100만 명의 아프리카 동부 섬나라로, 만성적인 전력·수도난과 급격히 악화된 도시 빈곤 씨티은행아파트론 문제에 대한 불만이 최근 몇 년간 고조돼 왔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마다가스카르는 2022년 기준 인구의 약 75%가 빈곤선 아래에서 생활하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다.
안드리 라조엘리나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이 24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개인 프리워크아웃 추진 시 유의하항 연설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시위 중심에 선 Z세대는 최근 인도네시아와 네팔 등 청년 주도 반(反)정부 시위에서 사용된 인기 일본만화 '원피스'의 해적단 깃발을 들고 등장했다. 이들은 "마다가스카르에 정의를", "레오(Leo·지긋지긋하다는 의미)" 등을 쓴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로 나섰다. 일반회생이란 영국 일간 가디언은 수년 만에 인도양 섬나라에서 벌어진 가장 큰 규모의 시위라고 평가했다. 경찰은 시위 과정의 혼란을 틈타 폭력 시위와 약탈 등이 계속되자 강경 진압에 나서는 한편 정부 당국은 통행금지령 및 휴교령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시위를 주도하는 'Z세대 운동'은 28일 성명에서 "익명의 집단이 정당한 시위를 훼손하기 위해 수많은 시설을 약탈하도록 돈을 받고 고용됐다"고 주장했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성명에서 이날 “나흘간 시위 과정에서 보안군의 과도한 폭력 진압으로 최소 22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시위 초기 평화롭게 시작됐지만 보안군이 최루탄, 곤봉, 실탄까지 사용하며 과잉 대응했다”며 "불필요하고 과도한 무력 사용을 중단하고 임의로 구금한 모든 시위자를 즉시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이번 시위로 2023년 세 번째로 재선에 성공한 이후 가장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그는 2009년 쿠데타로 첫 집권해 2014년 사임했으나 2018년 선거에서 다시 승리하면서 대통령에 취임, 2023년 12월 3선에 성공했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마다가스카르는 1960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후 이후 정치 불안정에 시달리고 있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