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퇴직연금 80%가 예금(원리금보장)에 있다고요? 말도 안돼요. 기본투자상품(디폴트옵션)에서 예금을 없애야 합니다. 예금에 내 생애 봄날 퇴직연금을 넣으면 손해라는 것을 알도록 교육도 필요해요." (데이비드 블레이크 런던시립대 베이스 비즈니스 스쿨 교수, 머니투데이 인터뷰에서)
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 제도가 변곡점에 섰다. 저조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 논의가 활발하다. 특히 정부 여당이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추진해 찬반 의견이 엇갈린다. 대구 직장인밴드 전문가가 자산을 통합 운용해 수익률 개선에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근본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준조세 성격인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이 있는 상황에서 '내 퇴직금을 건드린다'는 부정적 여론도 만만치 않다. 14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445조6284억원이다. 이 가운데 원리금 보장 상품 적립 인터넷프리워크아웃 금은 353조원으로 79.3%에 달한다. 지난 10년간(2015~2024년) 연 평균 수익률은 2.3%로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 2%와 별 차이가 없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 운용 방식이나 제도가 바뀌어야 할 필요성이 높다"며 "미국, 호주와 같이 디폴트옵션 제도만 개선해도 낮은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미국과 영국, 호주 등 이른바 '연금선진국'들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한국의 3배에 이르는 6~9% 수준이다. 글로벌 연금 전문가들은 그 성과의 비결로 타겟데이트펀드(TDF) 등을 통한 자산배분 신용평점 형 투자를 꼽았다. 크레이그 코플랜드 미국 싱크탱크 EBRI 자산·복리후생 연구소장은 "적격디폴트상품(QDIA) 규제가 생기면서 TDF가 기본 투자상품이 된 것이 401k 수익률을 높였다"며 "TDF가 장기 투자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TDF가 기본 투자상품으로 정해졌다"고 말했다. 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시드니(호주)=김근희 기자 keun7@mt.co.kr 런던(영국)=배한님 기자 bhn25@mt.co.kr 뉴욕=송정현 기자 junghyun792@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