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자주 이용하시나요? 저는 집 근처에 전통시장이 있어 간단한 먹을거리를 살 때나 식재료를 살 때 종종 이용하곤 합니다. 그런데 날씨가 너무 춥거나, 비가 너무 많이 오면 두꺼운 옷을 꽁꽁 싸매고, 혹은 큰 우산을 꼭 쥐고 나가기 쉽지 않죠. 이럴 땐 대형마트를 이용할 수밖에요. 장마철 폭우나 갑작스러운 폭설이 들이닥치면 전통시장 상인들의 하루 장사는 통째로 날아갑니다. 야속한 날씨가 원망스러울 거예요.
그런데 최근 한 보험사에서 강수량이나 기온 같은 기상 지수가 일정 기준을 넘기면 자동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날씨보험'을 내놨습니다. 개별 상인이 매출 손실을 일일이 증빙하지 않아도 날씨 트리거를 만족하면 신협 채용 보상이 나오는 방식이에요. 복잡한 피해 증빙 절차 없이 빠르게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날씨 한 번에 매출 '뚝'…보상은 쉽지 않아 전통시장은 야외 노점이나 천막, 반개방형 상가 형태가 많아 기상 영향이 큽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2023년 전통시장·상점가 점포경영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통시장 내 영업 가족관계증명서 인터넷발급 점포 수는 2021년 18만1574개에서 2023년 17만1529개로 줄었고, 같은 기간 일평균 방문객은 4672명에서 3994명으로 감소했습니다. 전체 유통시장에서 전통시장의 비중도 8.9%에서 7.6%로 떨어졌어요. 구조적 취약성 탓에 상인들은 날씨 하나로 매출이 크게 흔들리고 그 피해는 곧바로 생계 문제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그동 파산선고신청 안은 '이익상실'에 대해 직접 보상해 주는 정책이나 상품이 거의 없었고 개별 매출 손실을 입증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보험업권에서 전통시장 피해 보상을 상품화하기 어려웠던 핵심 이유는 '피해와 날씨의 상관관계'와 '개별 점포의 매출 손실 증빙' 문제였습니다. 누가 "비가 왔으니 매출이 줄었다"라고 주장해도 이를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건 현실 캠코대출 적으로 쉽지 않죠. 또 날씨가 나쁠 때 보상받고도 다른 날에는 더 많은 이익을 얻어 보험금으로 이득을 볼 '초과이익'이 우려된다는 점도 손보업계가 신상품 개발에 신중했던 이유입니다.
'날씨 지수가 기준' 지수형 보험이에요 이번에 KB손해보험 bc카드사 이 내놓은 상품은 기상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지수'를 설정합니다. 가입 시점에 △특정 강수량 이상 △최고기온·최저기온 기준 등 날씨지수를 선택하고, 가입금액을 정해두면 보험 기간 중 해당 지수가 실제로 달성될 경우 약정한 보험금이 자동으로 지급됩니다. ▷관련기사: 무더위·장마 피해, 즉각 보험금 나온다고? '지수형 보험' 정체는(3월21일).[보푸라기]폭염에 태풍까지…보험사, 기후이변 대응 필요한 이유는(7월12일). 개별 매출을 증빙할 필요 없이 기상 지표 자체가 보상 근거가 되는 방식이에요. 이 때문에 보상 신속성이 높고 분쟁 소지도 줄일 수 있습니다. KB손보가 내놓은 상품은 기본적으로 강수량 날씨지수 특약을 기본 담보로 하고 여기에 최고기온·최저기온 날씨지수 특약을 추가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필요에 따라 강수량만 보장하거나, 혹은 고온·저온 리스크를 동시에 설정해 더 촘촘히 보장받을 수 있어요. 기본 담보인 강수량 지수는 하루 누적 강수량이 10~80㎜ 이상일 경우 보험가입금액을 지급합니다. 강수량이 10㎜면 2만원, 20㎜면 2만5000원을 지급하고요. 강수량이 80㎜면 최대 5만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고기온 지수가 38℃면 1만5000원, 최저기온 지수가 -13℃면 3만5000원을 받을 수 있고요. 연간 보상 제한 횟수는 없습니다. 이 상품은 전통시장 상인회나 특정 시장, 지자체 등이 보험사와 계약을 맺고, 개별 전통시장 점포가 피보험자가 되는 방식입니다. 단체형은 한정으로 판매되는데, 특정 시장 내 점포 3분의 1 이상이 가입할 경우 가능합니다. 실제 보험금 얼마나 될까? KB손보가 예로 든 가입 시뮬레이션을 살펴볼게요. 만약 시장 내 점포 수가 500개인 A시장이 이 보험에 가입한다고 할게요. 가입 담보는 강수량 기준치 40㎜(3만5000원 보장), 최고·최저기온 지수 각각 35℃(1만5000원 보장), -11℃(1만5000원 보장)입니다. 이렇게 되면 보험료는 점포당 약 64만원이 나온다고 해요. 시장 일괄 가입 시에는 2억9000만원이고요. 강수량 발생횟수가 9회, 최고·최저기온 발생 횟수가 각각 5회와 18회라고 가정하면 한 점포가 연간 지급받는 보험금은 78만원입니다. 다만 이는 가상의 시나리오라 실제 보험금 지급 금액은 개별 계약 조건과 약관에 따라 다를 수 있어요. 장점은 분명합니다. 복잡한 매출 증빙 없이도 날씨 지표만으로 보상이 이뤄지니 신속한 자금지원이 가능하고 상인 입장에서는 정신적 안정감도 큽니다. 지수 기준 충족·보험료 부담 고려해야 다만 이런 지수형 보험은 구조상 기상조건이 일정 기준에 도달했을 때만 보험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정작 비가 와서 매출이 줄었더라도 지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보상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또 상인들이 자비로 보험료를 내기엔 부담이 큰 게 사실이에요. 전통시장 상인들의 평균 매출이나 순이익 규모를 고려하면 보험료가 적지 않은 비용이죠. 예를 들어 농작물재해보험처럼 일부 금액을 정책적으로 보조해주면 참여 문턱이 확 낮아질 수도 있겠죠. ▷관련기사: [보푸라기]산불에 농작물·가축 잃었을 때 보상은?(3월29일).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날씨는 작은 문제 같아도 생계와 직결되는 큰 변수입니다. 이번 지수형 날씨보험은 그동안 증명하기 어려웠던 피해를 기상 데이터로 연결해 보상의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다만 지수 설정, 단체 가입 조건, 보조금·홍보 등 실무적 과제를 풀어야 체감 효과가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날씨보험이 상인들에게 든든한 우산이 되어 줄 수 있을지 지켜볼까요? 김민지 (kmj@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