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안가 마약 합동 수색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최근 제주 해안에서 차 포장지로 위장한 마약류의 발견이 이어지는 가운데 11일 오후 제주시 내도동 바닷가에서 민관군 합동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2025.11.11 jihopark@yna.co.kr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현재 마약류는 크게 2종류로 은색 또는 초록색 '차'(茶) 봉지이고, 벽돌 크기입니다. 안전에 유의하며 수색해주십시오!" 11일 오후 제주시 내도동 알작지 해안. 경찰과 해경, 군인 등이 자갈과 바위틈, 모래사장, 갯바 위 구석구석을 살피며 대대적인 해안가 마약 수색작업을 펼쳤다. 마약탐지견과 실종자수색견은 물론 드론 7대, 수중드론 1대, 연안구조정과 방제정 등 각종 장비가 대거 투입됐다. 제주 해안에서 잇따라 차(茶) 봉지 위장 마약이 발견되자 경찰과 해경, 자치경찰, 해병대 제9여단, 제주도청, 세관, 국정원 관계자와 바다지킴이 등 800여명이 11일 오후 1시부터 일몰까지 대대적인 마약 수색 작업에 나선 것이다. 겨울철 해양쓰레기가 많이 유입되는 지역인 제주시 한경면∼귀덕리(1구역), 곽지리∼용두암(2구역), 제주항∼구좌읍(3구역) 등 마약이 주로 발견된 지역이 수색 대상이 됐다. 제주의 해안선 둘레 약 260㎞의 절반에 가까운 대대적 수색이다 . 현장 분위기는 사뭇 엄중했다. 이날도 오전 9시께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해안에서 지역 주민이 마약 의심 물체를 발견해 해경에 신고한 바 있는 만큼 계속해서 마약이 발견될 가능성도 높았다.
제주 해안가 마약 합동 수색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최근 제주 해안에서 차 포장지로 위장한 마약류의 발견이 이어지는 가운데 11일 오후 제주시 내도동 바닷가에서 민관군 합동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2025.11.11 jihopark@yna.co.kr
최소 2∼3인이 1조를 이룬 수색조원들은 해안가를 따라 이동하며 포대자루, 플라스틱 용기, 스티로폼 박스 등 의심 물체를 일일이 확인하며 의심 물체를 살폈다. 찾아야할 마약류가 은색 또는 초록색 '차'(茶) 봉지에 담겼고 벽돌 크기라는 안내와 함께 안전에 유의하라는 현장 지휘관의 당부가 이어졌다. 제주경찰 과학수사대의 체취증거견 '페르난도'와 '디아블로'도 '킁킁' 냄새를 맡으며 마약 수색에 열을 올렸다 주로 실종자 수색 등 임무에 투입되지만 마약 냄새에도 반응을 보이는 만큼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대대적 수색에 나선 지 2시간이 지난 오후 3시 현재 우도 해변에서 제주도 소속 바다지킴이에 의해 중국산 철관음(鐵觀音) 우롱차 포장 형태로 위장한 마약 의심 물체 1㎏ 상당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간이시약 검사를 하지 않았으나 케타민으로 추정된다. 수색 현장을 옆에서 보던 60대 관광객 박모(서울)씨는 "마약 찾고 있는 거예요? 살인 사건 난 줄 알았네요"라며 깜짝 놀랐다. 그는 "태국 여행 가서 음료수 함부로 먹으면 안된다고 들어서 안먹었는데 제주에서도 오픈된 음료수 마시면 안 되겠다고 느껴진다"며 "제주도도 태국처럼 될까 무섭다"고 혀를 내둘렀다. 지역 주민 60대 현모씨는 "불안하다. 솔직히 마약이 제주에서 나온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이제야 이렇게 수색을 하는 건 너무 늦었다고 본다"며 "마약이 제주로 떠밀려 오지 못하게 원천적으로 차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 해안에서 발견된 '차'(茶) 봉지 마약 (제주=연합뉴스) 제주도 해안에서 '차'(茶) 봉지로 위장한 마약이 또다시 발견됐다. 5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제주시 조천읍 해안가 갯바위에서 낚시객이 마약 의심 물체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앞서 지난달 15일과 24일 경북 포항 임곡리 해변과 제주시 애월읍 해변에서 중국산 철관음(鐵觀音) 우롱차 포장 형태로 위장한 케타민 1㎏이 각각 발견됐다. 사진은 지난달 애월읍 해안가에서 발견된 우롱차 위장 마약. 2025.11.5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지난 9월 말부터 현재까지 제주시 제주항·애월읍·조천읍·구좌읍·용담포구·우도 해안가와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해변 등 총 10차례에 걸쳐 차(茶) 봉지로 위장한 마약이 발견됐다. 대부분 한자로 茶(차)라는 글자가 적힌 포장지에 벽돌 모양의 사각 블록 형태로 해양쓰레기와 함께 발견되거나 중국산 유명 우롱차 상표로 포장돼 있었다. 정밀 검사 또는 간이시약 검사 결과 대부분 '클럽마약'이라 불리는 케타민으로 확인됐고, 발견된 양만 총 29㎏에 달한다. 통상 1회 투여량 0.03g 기준 97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케타민은 마취제의 한 종류로 다량 흡입하면 환각, 기억손상 등 증세를 일으켜 신종 마약으로 분류되고 있다. 김영범 제주지방해양경찰청 마약수사대장은 "국내 제주도와 포항뿐만 아니라 일본 대마도에서도 제주도에서 발견된 것과 유사한 '차'(茶) 봉지 마약이 발견됐다는 회신을 받았다"며 "실험을 통해 벽돌 모양 크기의 마약이 충분히 해류를 타고 제주로 유입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 검찰, 국정원, 세관 등 유관기관과 정보 공유를 하고 국제적으로 주변국 관련 기관들과 공조를 통해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귀봉 제주경찰청 강력계장은 "도내 마약류 밀반입과 유통에 대한 첩보를 수집중"이라며 "만에 하나 그동안 도내에서 발견된 마약과 동종의 마약이 유통된 정황이 있다면 수사력을 집중해 강력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안가에서 마약류로 보이는 물체나 차 포장지 등으로 쌓인 물건 등을 발견할 경우 접촉하지 말고 즉시 신고해야 한다. 마약류를 발견했는데도 신고하지 않고 소지·소유·사용하는 경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만큼 어떠한 이유로도 그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제주 해안가 마약 합동 수색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최근 제주 해안에서 차 포장지로 위장한 마약류의 발견이 이어지는 가운데 11일 오후 제주시 내도동 바닷가에서 민관군 합동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2025.11.11 ji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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