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에콰도르 교도소에서 현장 정리하는 요원들 [마찰라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마약 밀매 카르텔 활동으로 치안 악화 사태를 겪는 에콰도르에서 갱단원을 주로 수용하기 위한 목적의 교도소가 건설됐다. 10일(현지시간) 에콰도르 교정청(SNAI) 페이스북과 경찰 엑스(X·옛 트위터) 등에 따르면 현지 당국은 수도 키토 남서쪽 산타엘레나주(州)에 엘엔쿠엔트로('만남'이라는 뜻) 교도소를 짓고 수용자 이감 준비를 시작했다. '정의와 사회로의 재회'를 상징하는 이름의 이 교정시설에는 거주동 5개, 운동장 4개, 9.5m 높이 감시탑 6개 등이 자리했다. 인공지능(AI)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과 첨단 보안·접근 통제 체계를 갖췄다고 에콰도르 당국은 설명했다. 앞서 다니엘 노보아(37) 에콰도르 대통령은 지난 9월 이 교도소의 수용 규모에 대해 800∼1천명 안팎으로 계획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에콰도르 당국은 엘엔쿠엔트로 교도소에 '고위험 테러범'을 주로 수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고위험 테러범은 마약 밀매·청부살인 카르텔에 소속된 범죄자들을 뜻한다고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소는 보도했다. 에콰도르는 미국과 유사하게 마약 밀매 카르텔을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노보아 대통령은 이 시설 건설 경위에 대해 "엘살바도르에서 영감을 받은 모델"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중미 엘살바도르는 중남미 최대 규모인 4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테러범수용센터(CECOT·세코트)를 짓고, '테러리스트' 명단에 올라 있는 갱단원을 한꺼번에 가둬놓고 있다. 이는 자칭 '쿨한 독재자' 나이브 부켈레 (44)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수감자 인권 침해 논란 속에도 최악의 엘살바도르 치안을 단시간에 안정화한 상징적인 장소로 꼽히면서 주변 국가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코트는 특히 최근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초강경 이민 정책에 따라 미국에서 추방된 제3국 출신 불법 이민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동원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돈을 받고 '아웃소싱'(위탁) 수감하도록 결정한 바 있다. 에콰도르 엘엔쿠엔트로 교도소 이감 과정에서 기존 교정시설에 수용돼 있던 이들의 폭동도 발생했다. 전날 엘오로에 있는 마찰라 교도소에서는 수감자 간 총격을 비롯한 무력 충돌로 4명이 숨졌다. 에콰도르 교도소에서는 허술한 보안 문제로 무기류 반입 적발 사례가 종종 발생해 왔다. 경찰과 군을 투입해 7시간여 만에 통제권을 확보한 당국은 내부에서 시신 27구를 발견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사망자들은 '질식 상태'였다고 에콰도르 교정청은 덧붙였다.
6일(현지시간) 에콰도르 내 미군 주둔 예상 지역 찾은 미 국토안보 장관(왼쪽)과 에콰도르 대통령 [살리나스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에콰도르에서는 2021년 이후 교도소 폭동으로 5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지난해에는 교도관 150여명이 한때 인질로 잡히기도 했다. 에콰도르는 치안 유지를 위한 미군 지원을 받기 위해 자국 영토 내 외국 군사기지 허용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 시행(16일 예정)도 앞두고 있다. 최근엔 크리스티 놈 미 국토안보부 장관이 에콰도르를 찾아 미군 주둔 예상 지역을 직접 둘러보기도 했다. walden@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기자 admin@gamemong.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