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서울 중구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인근 장충단로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연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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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론 8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일대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주최로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다. 전태일 열사 분신 55년과 민주노총 결성 30주년을 맞아 열린 이 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5만 명이 참여했다.
민주노총은 "새로운 30년의 전망과 결심과 함께,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이 좋은빨래집게체 어 일하는 모든 노동자와 함께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하청·특수고용노동자의 교섭권 보장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 노동자성 인정 ▲미국의 경제침략권 저지 및 불평등한 한미관계 청산 ▲내란세력 청산 및 사회대개혁 실현을 전면에 내세웠다.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로 희생된 이들에 대한 추모 묵념으로 시작한 대회 본행사에서는 다양한 노 채무불이행이력 동 현안에 대한 목소리가 분출했다. 김희정 대경이주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이주노동자 강제 단속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고 뚜안씨 사건을 언급했다. 김 집행위원장은 "뚜안님이 남긴 마지막 메시지는 그녀가 3시간 동안 감당했어야 할 공포가 얼마나 컸을지 가늠하게 한다"라며 "한국 법무부에 쫓겨 죽은 베트남인 뚜안 님과 미국 이민단속 부산개인돈 국에 단속돼 죽어도 잊지 못할 폭력을 경험한 한국 노동자들은, 일을 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 사람이고, 노동자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즉각적인 사과와 책임자 처벌, 강제단속추방 중단"을 촉구했다. 김태균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은 "지하철 공익서비스 비용에 대한 정부 지원을 법으로 명시해야 한다"라며 "정부가 재정을 분담해 노후시설을 교체하고, 안전인력을 충원해야 시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철도·병원·건강보험·국민연금 등 모든 공공기관 노동자들의 임금·노동조건이 기재부와 행안부의 지침 한 줄에 좌우되고 있다"라며 "정부는 실질적 사용자로서 공공기관 노동자들과 직접 교섭에 나오고, 노정교섭을 법으로 제도화하라"고 주장했다. 정준현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지부장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 경제의 생명줄인 제조업을 지켜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정 지부장은 "중국 정부는 제 나라 제조업 살리겠다고 보조금 퍼붓고, 미국은 제 나라 노동자 일자리 만들겠다고 한국 노동자들을 굴비 엮듯 끌고 가고 있다"라며 "대한민국 정부는 한국 제조업을 보호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본 대회를 마친 이들은 두 갈레로 나뉘어 서울지방고용노동청과 해고 노동자 고진수씨가 269일째 고공농성 중인 서울 중구 세종호텔을 향해 행진했다.
"노키즈존철폐어린이연대", "일어나 비추어라"... 생소한 깃발들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8일 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한 참석자가 '노키즈존차별철폐연대' 깃발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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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서울 중구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인근 장충단로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연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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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에선 기존 노동자 집회에서 보기 힘들었던, 연대에 나선 단체들의 특이한 깃발들이 눈에 띄었다.
'어린이 동지, 노키즈존철폐어린이연대'라고 적힌 깃발을 들고 초등학생 딸과 함께 나온 성아무개(40대·대학원생)씨는 "엄마로써 노키즈존 폐지라는 의제의 필요성도 절실히 느껴 이 깃발을 들고 참가했다"라며 "광장에 여러 의제가 있었지만, 차별금지법 제정이 가장 와닿았다"라고 말했다. '인동'이라고 적힌 보라색 깃발을 든 류현진(25·대학생)씨는 "서울지역대학인권연합동아리에서 친구들과 함께 대회에 참가했다"라며 "대학생도 미래 노동자로서도, 그리고 알바 노동자로서도 당사자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류씨는 "'대학생 친구가 필요했다'는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고 연대하기 위해 나왔다"라고 했다. '일어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라는 성경 구절이 적힌 깃발을 들고 나온 김아무개(29·대학생)씨는 "극우 쪽에서 기독교 가르침을 혐오와 차별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보고 우리 신앙은 그런 게 아니라고 밝히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12·3 불법계엄 선포 이후 광장에서 연대하며 차별받고 있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게 됐고, 그들과 연대하고 싶어 나왔다"라고 밝혔다. 서울지역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서패대연) 깃발을 들고 나온 차다희(23·대학생)씨는 "임금차별 등 여성 노동자는 더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목소리를 내기 위해 나왔다"라며 "같은 의제에 공감하는 많은 노동자분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결의할 수 있어서 힘이 난다"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최윤이(29·직장인)씨는 "여공을 보고 노동운동을 시작하신 전태일 열사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어 8년째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