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KIK으로 함께한 첫 화보였어요. 정민혁(이하 ‘민혁’ ) 당장 프로필 사진을 바꾸고 싶을 정도로 너무 마음에 들어요. 우석 무대 외에 함께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보여드린 적이 없었는데, 그래선지 서로 어색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종종 받기도 했어요. 드디어 이렇게 화보를 통해 증명할 수 있게 됐네요! 저희 무대 밖에서도 친해요!(웃음) Q : KIK은 펜타곤 메인 래퍼 출신의 보컬리스트 우석, 밴드 라쿠나의 기타리스트 정민혁, 밴드 설(SURL)의 드러머 오명석이 모여 결성한 밴드죠. 그 시작점이 어땠는지 궁금해요. 민혁 KIK은 ‘복잡한 세상 속에서 단순하게 즐겨보자’라는 모토로 시작된 밴드예요. 장르에 한정되지 않고, 하고 싶은 음악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셋이 똘똘 뭉쳤죠. 언젠가는 음악을 넘어 종합예술을 해보고 싶어 요.(웃음) 우석 의외로 저희가 처음 만난 건 음악 때문은 아니었어요. 원래 친했는데, 문득 민혁과 명석이랑 밴드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마침 각자 팀에서 기타와 드럼을 맡고 있었으니 제가 마이크를 잡으면 밴드로 활동할 수 있겠다 싶었죠. 그래서 제가 먼저 제안했어요. 명석이가 흐지부지되는 걸 싫어하는데, 덕분에 KIK 결성까지 속전속결이었죠. 오 명석(이하 ‘명 석’) 우석에게 계약서부터 쓰자고 했어요. 농담이고, 이 친구들과 함께라면 누가 들어도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사고방식부터 작업 스타일까지 워낙 자유로운 친구들이라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음악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들었고요. Q : 밴드명은 어쩌다 KIK이 됐나요? 민혁 저흰 베이스가 없어서 명석이가 킥을 세게 밟거든요. 마침 어감 좋은 세 글자 단어를 찾고 있었는데 ‘KIK’이 딱이었죠. 그리고 오늘 화보를 찍으며 모니터링하는데 저희 셋 다 키가 크더라고요. ‘키 큰 밴드’라 KIK이라는 의미도 하나 추가해야겠어요.(웃음) Q : 지난 6월에는 KIK의 1집 〈KIK〉을 발매하고,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5〉(이 하 〈뷰민라〉) 오프닝에서 첫 라이브 무대를 선보였죠. 어떻게 탄생한 앨범인가요? 명석 첫 합주를 하고 데모가 몇십 곡은 쏟아졌어요. 세 번의 합주를 하며 20곡으로 추렸고, 각 곡에 디테일을 더해가면서 5곡으로 구성된 지금의 트랙이 완성됐죠. Q : KIK의 음악은 주로 불안한 청춘과 성공에 대한 갈망을 노래하더군요. 곡 작업 과정은 어땠어요? 우석 저는 주로 후반에 참여하는 편인데, 민혁과 명석이 쌓아놓은 연주를 듣고 떠오르는 것들을 즉흥으로 써내려갔어요. 거기에 무언가를 더하거나 꾸며내려고 하는 건 오히려 KIK의 색깔과는 안 맞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평소에 자주 하던 생각이나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잠시 넣어두고 처음 느낀 그 감정에 집중해서 곡 작업을 했어요. Q : 우석 씨는 펜타곤으로 활동할 당시 메인 래퍼였어요. KIK에선 록 밴드의 보컬이자 프런트맨이라는 포지션이 신선하게 느껴져요. 우석 래퍼라고 해서 힙합만 좋아했던 것은 아니고요, 오히려 저는 밴드 사운드에 대한 갈증이 늘 있었어요. 그래서 펜타곤의 음악을 만들 때도 밴드 요소를 많이 사용하기도 했죠.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갈증 해소가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작업했던 밴드 사운드 곡들을 솔로 앨범으로 하나둘씩 공개했고, 결국 이렇게 밴드까지 결성했네요. KIK과 함께 하는 합주가 늘 너무 즐거워요. Q : KIK의 음악은 설과 라쿠나의 스타일과는 완전히 달라요. 그래서 연주가 더 까다롭지는 않았나요? 명석 마음가짐이 많이 다르죠. 그래서 정체성을 완전히 갈아 끼우려고 해요. KIK에 좀 더 스며들려고요. 그렇게 하니 연주 스타일도 어느 정도 정립된 것 같아요. 설은 섬세하게 파고드는 반면, KIK은 터프하죠. 민혁 처음에는 라쿠나의 음악 색깔과 비슷하게 가지 않으려고 되게 경계했어요. 그런데 막상 KIK으로 합주를 하다 보니 무의식중에 다른 결과물들이 나오더라고요. 연주 소리도 그렇고, 무대 매너도요. 라쿠나의 음악을 의식하지 않는 게 오히려 도움이 많이 됐어요.
(왼쪽부터, 오명석) 재킷, 팬츠 모두 Lemeteque. 슈즈 Timberland. 이너 톱, 행커치프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정민혁)레더 재킷, 팬츠 모두 Ferragamo. 셔츠 Millo Archive. 팬츠에 묶은 스카프 Gila Archive. 선글라스 Cartier. 목에 건 별 모양 안경 Gentle Monster. 슈즈 Lemeteque. 귀고리 본인 소장품. 이너 톱, 목걸이 체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민혁 씨는 KIK을 결성하기 직전, EP 〈도서대여점〉을 발매하며 싱어송라이터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죠. 타이틀곡 ‘도서대여점’은 몽환적인 기타 선율과 어우러지는 보컬이 참 매력적이었어요. 민혁 하하. 보컬리스트로서 대단한 꿈이 있는 것은 아니고요, (솔로 앨범을) 안 내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서 냈어요. 사실 〈도서대여점〉을 기점으로 라쿠나 ‘군백기’ 동안 솔로 활동을 좀 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KIK 결성으로 예상 밖의 밴드 활동을 전개하고 있죠. 고민 없이 ‘SIMPLE’하게 살자는 게 KIK의 모토인데, 저는 이미 그렇게 살고 있는 것 같아요. Q : ‘SIMPLE’은 KIK의 1집 타이틀곡이기도 하죠. 복잡하지 않게, 단순하게 산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 민혁 미리 걱정하지 않으면 됩니다.(웃음) 이를테면 오늘 먹을 메뉴를 아침부터 생각하지 않는 거예요. 그때그때 생각나는 걸 먹으면, 미리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쾌감도 훨씬 크거든요. Q : 고민거리를 미리 만들지 않는다는 게 핵심이군요. 민혁 닥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건 아니니까요. Q : 그런 모토로 만든 KIK의 다음 앨범도 궁금해지는데요. 민혁 지금 두 번째 EP를 준비하고 있어요. 벌써부터 업그레이드된 게 많이 느껴져서 저 역시 기대가 됩니다. 올해 안에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사람 일이라는 게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확답을 드리기가 쉽지 않네요.(웃음)
(왼쪽부터, 정민혁)레더 재킷, 팬츠 모두 Ferragamo. 셔츠 Millo Archive. 팬츠에 묶은 스카프 Gila Archive. 선글라스 Cartier. 목에 건 별 모양 안경 Gentle Monster. 귀고리 본인 소장품. 이너 톱, 목걸이 체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우석)데님 재킷, 데님 팬츠 모두 Camperlab. 이너 톱 Balmung. 벨트 (위부터)Bell & Nouveau,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Balenciaga. 반지 본인 소장품. (오명석)재킷, 팬츠 모두 Lemeteque. 이너 톱, 행커 치프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사실 이번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25〉 (이하 〈GMF〉)에서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좀 있었거든요. 민혁 이번 〈GMF〉에서는 신곡을 공개하기보다는 첫 번째 EP 〈KIK〉에 좀 더 집중해서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드리는 게 목표예요. 〈뷰민라〉 때와는 또 다른 세트리스트와 편곡, 퍼포먼스를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우석 같은 곡이라도 〈뷰민라〉 때와는 완전히 다른 매력을 느끼실 수 있도록 편곡했죠. 데뷔 후 정식으로 참여하는 첫 페스티벌인 만큼 현장에 계신 관객에게 눈도장 제대로 찍으려고요! Q : 다른 밴드에는 없지만, KIK에만 있는 건 뭔가요? 우석 명석이랑 민혁이가 있죠.(웃음) 정말 농담이 아니고, 설에는 민혁이가 없고, 라쿠나에는 명석이가 없잖아요. KIK은 설의 오명석과 라쿠나의 정민혁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밴드예요! 민혁 KIK은 연륜이 남다른 것 같아요. 물론 또래 밴드에 비해서요. 저희가 이래 봬도 셋이 합쳐 경력이 30년 넘습니다. 무대 매너나 순발력은 정말 최고라고 생각해요. 명석 KIK은 보장돼 있다! 각자 활동을 하며 쌓아온 노하우가 모여 KIK의 무대를 만들죠. 그래서 실제로 저희 무대를 보시면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우석 공감합니다. 정말 시원한 느낌이에요. 사실 민혁이와 명석이의 역할이 80% 이상은 된다고 봐요. 이 둘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거예요. Q : 서보고 싶은 꿈의 무대가 있나요? 민혁 여기서 보통은 고척스카이돔, KSPO DOME(올림픽 체조경기장), 웸블리 스타디움을 얘기할 테지만, 저는 현실적으로… 블루스퀘어 정도만 돼도 정말 기쁠 것 같고요,(웃음) 사실 그런 큰 무대들보다 상수동에 있는 작은 라이브 바 ‘제비다방’ 같은 곳에서 공연해보고 싶어요. 공연장이 작으니 넘치게 채울 수 있을 것 같아요. 명석 투어를 하고 싶어요. 공연의 규모와 상관없이 최대한 많은 국가를 돌아다니며 활동 범위를 넓힐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우석 저에게는 〈GMF〉도 정말 꿈의 무대예요. 〈GMF〉를 시작으로 국내에서 열리는 모든 페스티벌 무대에 다 참가해보고 싶어요. 내년에는 그 꿈을 이룰 수 있으면 좋겠네요! Q : 그렇다면 지금 가장 열정에 불을 지피는 건 뭐예요? 민혁 공연! 우석 저희 음악이 물론 음원도 좋지만 라이브가 강점이거든요. 그러니 〈GMF〉에 오셔서 무조건 직접 들으셔야 합니다. 저는 지금 열정적으로 하는 게 무대 말고는 딱히 없는 것 같기는 해요. 내일 뭘 할지도 사실 생각을 안 하고 살아서요.(웃음) 삶의 모든 순간을 놓고 봤을 때, 애들(민혁, 명석)이랑 무대 할 때 가장 많은 열정과 에너지를 쏟는 것 같습니다. Q : 벌써 11월이에요. 올해를 돌아봤을 때 가장 잘한 일은요? 민혁 아무래도 〈코스모폴리탄〉 11월호 화보에 나온 일? 마침 11월에 제 생일이 있는데 최고의 이벤트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웃음) 그리고 올해 3월에 KIK이 결성된 것! 명석 저희가 얼마 전에 방콕에서 첫 해외 무대를 했는데, 그곳에서 큰 깨달음을 얻은 느낌이에요. 퍼포먼스, 사운드, 세트리스트 등 KIK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갈피를 확실히 잡게 돼서 개인적으로는 가장 임팩트 있는 사건이었죠. 우석 KIK을 결성한 게 저에게는 가장 큰일이에요. 무려 설과 라쿠나의 멤버와 밴드를 하잖아요. 정말 든든하고, 마치 저희 셋이 〈삼국지〉의 유비, 관우, 장비가 된 느낌이에요.(웃음) 기자 admin@reel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