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 기본소득 덕분에 나는 이 비싼 더블린에서 글 쓰며 살아갈 얼마간의 시간을 얻었다." (23세 소설가 Declan Toohey. 보도 인용)
한국은 지금 농어촌 기본소득, 햇빛바람소득 등 '기본소득형 정책'이 활발히 논의 중이다. 이 정책들은 온전한 의미의 기본소득은 아니다. 하지만 사회 문제를 해결하면서 보편적 기본소득 사회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 해외에도 주목할 만한 기본소득형 정책과 시범사업이 이미 실행되고 있다. 브라질 마리카(Maricá)시 '시민기본소득', 아일랜드 '예술인 기본소득'은 사회의 안전망이자 성장 동력으로서 전국은행연합회 하는일 기본소득의 잠재력을 보여준다.
마리카 시민기본소득이 가져온 변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주(州)에 속한 인구 16만 명의 작은 도시 마리카는, 인근 해상 유전의 수익 일부를 시 재원으로 확보해 2015년 시민기본소득 제도(Renda Básica de Cidadania)를 시작했다. 이에 앞서 시 정부와 주 단기연체자 민은 기본소득을 '공동체의 권리'로 합의하고, 지역은행 뭄부카(Banco Mumbuca)를 설립했다. 그리고 기본소득 제도를 디지털 지역화폐 뭄부카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지급 대상은 처음에는 가구 단위였으나, 2019년부터 소득이 최저임금의 3배 이하인 모든 개인에게 확대했다(소득 하위 약 60% 인구에 해당). 2023년 기준, 국민은행 대출 마리카시 인구 절반이 넘는 9만3000명이 시민기본소득을 받고 있다. 기본소득 금액은 최초 1인당 월 130뭄부카로 시작했고, 2023년에 월 230뭄부카(84달러, 한화 약 12만 원)로 커졌다. 브라질에서 1인 가구 절대 빈곤선을 넘는 액수다. 팬데믹 기간에 시 정부는 기본소득 액수를 일시 인상하여 시민이 위기에 대응하도록 도왔다. 드림론대출 "이 작은 원조가 보다 반듯한 삶을 살게 해 준다." (38세 마리카 주민 Luciana de Souza Nunes, 보도 인용)
전미경제연구소(NBER) 조사에 의하면, 구성원 모두 시민기본소득을 지급받은 가구는 받기 전보다 월평균 가구 소득이 24시간신용대출 9% 증가했다. 소득 증대에 따른 긍정적 효과는 여성 가구주, 미성년 자녀가 있는 가구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예를 들어, 어린이의 병원 방문 횟수와 교육 시간이 유의미하게 늘었다. 노동시간은 거의 줄지 않았는데, 원하는 일자리로 이동은 증가했다. 지역화폐와 연계한 기본소득은 지역 내 소비를 증가시켰고 이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매출 증대와 고용 창출로 이어졌다.
"기본소득 지급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공공정책이다. 이번 실험은 지역화폐인 뭄부카가 어떻게 마리카시의 사회적 자산으로 전환되는지 확인하는 절호의 기회다." (마리카시 시장 Fabiano Horta, 보도 인용)
마리카시는 2000년대 초까지 빈곤과 양극화에 시달렸으나, 최근에는 브라질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GDP 성장률이 가장 높은 도시들 중 하나다. 그러면서 빈곤율과 지니계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마리카 시민기본소득은 이런 긍정적 변화를 이끈 핵심 정책의 하나로 평가받는다.
예술인 기본소득 1유로당 사회적 편익 1.39유로 창출
▲ 아일랜드 정부 홈페이지의 예술인 기본소득 홍보 사진 아일랜드 정부는 2023-2026.6까지 예술 및 창작 종사자에게 매달 약 54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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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공연과 전시가 멈춘 팬데믹 기간, 예술인의 생계 불안이 극심해지자 아일랜드 정부는 예술 창작자 소득 안정과 예술 활동 보호를 위해 예술인 기본소득(Basic Income for the Arts)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시범사업을 위해 예술·창작 분야 종사자 가운데 신청을 받아 2천 명을 무작위 선발했고, 1천 명에게 1인당 매주 325유로(약 54만 원)를 지급했다(1천 명으로는 시범사업 대조군을 구성했다). 신청 자격을 두고 있으므로 온전한 기본소득은 아니지만, 갓 활동을 시작한 신진 예술가도 포용하기 위해 참여 문턱을 낮췄다. 본래 정한 운영 기간은 3년(2023-2025)이었으나, 사업을 확대해 달라는 예술계의 요청에 따라 내년 6월까지 연장이 결정됐다. 올해 5월에 아일랜드 정부가 발표한 중간 결과에 따르면, 예술인 기본소득 수혜자들은 대조군보다 주당 평균 8시간을 예술 활동에 더 쓰고, 재료·장비·작업실 등 활동 비용도 더 많이 지출했다. 예술 외 부업 노동시간은 줄였다. 그러면서 창작 작품이 늘고 작품 질이 높아졌으며 이와 함께 수혜자들의 수입도 증가했다. 설문 조사에서 수혜자들은 불안과 우울감이 줄고 창작에 몰입할 정신적 여유가 커졌다고 답했다. 흥미로운 점은 또 있다. 정부 발표에 의하면, 예술인 기본소득에 투입된 재원 1유로당 1.39유로의 사회적 편익이 창출됐다. 예술인의 건강 개선, 작업 생산성 향상, 세금 납부 증가를 포함한 결과다. 패트릭 오도노반 아일랜드 문화통신체육부 장관은 예술인 기본소득의 비용-편익 효과를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예술가와 창작예술 종사자에 대한 투자가 경제적 수익을 창출해 경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와 정치권, 망설일 필요가 없다
마리카의 사례에서 보듯, 지역은행·지역화폐와 연계한 기본소득은 지역경제 전체에 성장 활력을 일으키는 마중물 노릇을 한다. 그리고 마리카 시 정부와 주민이 천연자원이 '모두의 것'이라는 인식에 따라 "기본소득은 공동체의 권리"로 합의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마리카시를 바꾼 긍정적 변화가 거기서 출발했다. 또한 아일랜드 사례에서 보듯, 기본소득은 예술인과 창작 활동을 보호하여 결과적으로 문화적 경쟁력을 창출하는 효과적 방법이 될 수 있다. K-문화가 더 크게 성장하길 바라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정부와 정치권은 망설일 필요가 없다.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 아동·청소년 기본소득 사업 등 기본소득형 정책을 적극 확대해야 한다. 해외 기본소득형 정책과 시범사업이 보여주듯, 기본소득은 '가장 확실한 사회적 투자'가 될 수 있다. [참고자료]- 전미경제연구소(NBER) 보고서: https://www.nber.org/papers/w33089- 마리카 시민기본소득 공식홈페이지: https://www.maricabasicincome.com- 아일랜드 예술인 기본소득 정부 웹사이트: https://www.gov.ie/en/department-of-culture-communications-and-sport/campaigns/basic-income-for-the-arts-pilot-scheme/ 덧붙이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