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말 중국 베이징 진룽지에의 은하증권 영업점 내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영업점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직원은 빨리 번호표를 뽑으라고 재촉하며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이미 번호표를 키움 받아 기다리고 있던 한 40대 여성은 “국경절 연휴 전에 주식 투자를 한번 해보려고 영업점을 찾았다”고 말했다. 중국 증시가 연일 랠리를 이어가면서 주식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물론 요즘은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주식을 운용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현장에서도 주식에 대한 중장년층의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중국 국 강남일수방 영기업에서 일하면서 10년 가까이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는 30대 직장인 류씨는 “이전에는 자금을 주로 예금에 넣는 사람이 많았으나 최근 들어 주식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류씨는 현재 태양광·풍력 발전과 일반 화학 공업, 제약 등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 중국 술인 백주(중국명 바이주) 주식이 떨어져 저가에 매 대출금액 수했다. 그는 “금리 인하와 기관 유입 등으로 증시 자금 유동성이 충분하다”면서 “현재 중국 증시는 강세장에 속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중국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지난해 정부가 발표했던 부양책과 이후 기술주 중심의 랠리 영향이 크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해 9월 24일 지급준비율(RRR)을 0.5%포인트 낮춰 시중에 1조위안(약 네이버 생리계산기 198조원) 유동성을 공급하고 정책 금리·부동산 대출 금리 인하, 증시 안정화 자금 투입 등의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부양책 발표 이후 1년여간 중국 증시는 크게 올랐다. 엠피닥터 등에 따르면 중국 증시 상하이지수와 선전지수는 국경절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30일 3882.78, 2519.42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9월 2 선박중개 4일 이후 각각 35.6%, 68.3% 급등한 수준이다. 이날 진룽지에에서 만난 한 대형 증권사 직원은 “지난해 9월 24일 이후 예금 같은 전통 자산 관리 수익은 감소하고 증시가 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면서 “최근 저축 수익이 더욱 하락하는 추세여서 새로운 투자 분야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중국 베이징의 지하철 안에서 한 승객이 주식 앱을 운용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기술기업 등이 상장한 홍콩 증시의 항셍지수와 H지수도 같은 기간 각각 41.3%, 43.8% 올랐다. 올해 들어선 중국 추가 부양책 기대와 기술기업에 대한 관심이 쏠리면서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인공지능(AI) 도입과 신액 개발 등에 주목해 중국 증시로 회귀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 자본의 중국 국내 주식·펀드 보유액은 전년말보다 101억달러(약 14조3000억원) 순증하면서 지난 2년간 순감 추세에서 전환했다. 로이터는 “중국이 미·중 무역 전쟁과 미국의 대중 수출 금지에서도 AI 바이오테크 등에서 혁신을 지속해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주고 있다”고 지목했다. 중국 증시는 8일간 장기 연휴를 지나고 9일 개장할 예정이다. 최근 중국 증시에 대한 국내 관심도 높아진 만큼 향후 향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다퉁증권의 징젠원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연휴 전후 인기 분야의 불확실성이 높고 대외 분위기가 불안할 수 있다”면서도 “중장기로 볼 때 최근 조정을 겪고 나서 연휴 후 발표될 3분기 기업 실적은 상승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