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간 산업 현장에서 전기 기술자로 일하며 틈틈이 공부해 국가기술자격증 103개를 따낸 김영진(61)씨가 1일 교육부의 ‘제22회 대한민국 평생학습대상’ 개인 부문 대상을 받았다. 교육부는 “김씨는 평생 노력해 전기 분야 대한민국명장에 올랐고, 울산폴리텍대학 산학겸임교수 등으로 일하며 후진 양성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경북 의성에서 가난한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났다. 4남매의 장남이었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 대구 영남공고 전기과 야간반에 입학했다. 주경야독하며 첫 자격증인 전기기능사를 땄다. 1982년 공고를 졸업한 뒤 곧바로 HD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자격증 덕이었다. 김씨는 “뿌연 용접 가 each 단수명사 스와 먼지를 뒤집어쓰면서 매일 14시간씩 일했다”며 “죽도록 힘들었는데 나만 바라보는 가족들을 생각해 버텼다”고 했다. 월급 14만원 중 10만원을 가족에게 보냈다고 한다. 그에게 자격증은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었다고 했다. 조선업 불황에도 자격증 덕에 계속 일할 수 있었다. 매일 3시간씩 꾸준히 공부해 전기산업기사에 이어 전기 분야 최고 네이버 이자계산기 자격증인 전기기능장까지 따냈다. 2001년 그는 현장 기술자에서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 직업훈련 교사로 변신했다. 2002년 학점은행제를 통해 전기공학 학사를 받았고 2011년에는 동탑산업훈장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대한민국명장에 올랐다. 명장은 산업 현장에서 15년 이상 근무하며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장인에게 정부가 수여한다. “저도 사 학자금대출 기간 람이니까 그냥 쉬고 싶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어려울 때마다 저와 가족을 구해준 게 자격증입니다. 아내는 맨날 틀어박혀서 공부만 한다고 불만이지만요.” 김씨는 2020년 현대중공업에서 명예퇴직한 뒤 배터리 분야 중소기업인 배터리솔루션즈에서 기술이사로 일하고 있다. 울산폴리텍대학에서 산학겸임교수로도 활동한다. 김씨는 “최근 공장에도 자동화 롯데캐피탈 사파이어론 바람이 불고 있다”며 “단순 기술직은 일자리가 사라져도 고숙련 기술자들은 계속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자격증 왕’도 더 딸 자격증이 있을까. 그는 “이제는 자격증 대신 책 쓰기에 도전했다”며 “전기기술 전문 서적만 19권을 냈다”고 했다. 그의 ‘도전 DNA’는 아들도 물려받았다. 아들 김종민(37)씨는 울산대 전 캐피탈업계순위 기공학부를 중퇴하고 학점은행제로 학사를 딴 뒤 현장 기술자로 일하고 있다. 그도 전기기사, 가스기능장 등 자격증 7개를 땄다고 한다. “요즘 학생들은 일단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높은 스펙을 쌓은 뒤 취업 현장에 나오려고 해요. 저는 정반대로 살았죠. 그런데 이런 삶도 꽤 괜찮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