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부터 시작된 추석 황금연휴 이틀째인 4일, 천년고도 경주는 말 그대로 '사람의 바다'가 됐다. 귀성객과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려들며 도심 곳곳은 평소 성수기를 훌쩍 뛰어넘는 인파로 가득 찼다. 오는 31일 개막하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내외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주가 연휴 최대 여행지 중 하나로 부상한 분위기다. 흐린 하늘과 가끔 내리는 가을비도 관광객들의 발길을 막지 못했다. APEC 제2금융 적금 정상회의 주요 장소인 보문관광단지 일대는 아침부터 차량 행렬이 길게 늘어섰고, 보문호수 산책로에는 아이 손을 잡은 가족 단위 방문객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유모차를 밀며 산책을 즐기는 부모, 기념사진을 찍는 젊은 부부, 자전거를 타고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아이들까지 다양한 모습이 한데 어우러졌다. 한 서울 관광객은 "APE 보금자리론대출자격 C 회의가 열린다기에 분위기를 미리 느끼고 싶어 가족과 내려왔다"며 "생각보다 행사 준비가 잘 돼 있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경주의 대표 핫플레이스인 황리단길은 낮부터 젊은 여행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한옥 카페와 전통 공예점, 지역 맛집 앞에는 길게 줄이 늘어서 있었고, 우산을 쓴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으며 골목을 가득 메웠다. 동부저축은행 거리 곳곳에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커플과 친구들이 눈에 띄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냈다. 지역 상인들은 "추석 연휴와 APEC 개최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손님이 예년보다 훨씬 많다"고 전했다. 경주역사유적지구 역시 인파로 가득했다. 첨성대와 동궁과월지, 대릉원으로 향하는 도로는 차량과 사람으로 꽉 막혔고, 영국성적 주차장은 오전 일찍부터 만차였다.
▲ 추석연휴 이틀째인 4일,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보문관광단지를 찾은 수많은 관광객들이 보문호수를 띠라 조성된 산책길을 걷고 있다. 황기환 기자
문화유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균등분할 가족, 역사 해설을 듣는 단체 관광객, 유적지 곳곳을 거니는 연인들이 이어졌다. 외국인 방문객도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게 현장 관계자의 전언이다. 경주시는 추석 연휴를 맞아 다양한 문화공연과 체험 행사를 준비했다. 동궁원 느티나무광장에서는 신나는 민속놀이와 떡메치기 체험이 열렸고, 교촌마을광장에서는 '2025 교촌문화공연 신라오기' 가을 시즌 공연과 국악 여행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밤에는 황룡사지에서 '황룡, 전통등과 함께 날아들다'라는 주제로 야간 등(燈) 축제가 열려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등 만들기 체험과 전통공연이 이어지면서, 가족과 연인이 함께 가을밤을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경주시 관계자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도시 전반의 환대 분위기를 높이기 위해 교통·관광 안내와 공연을 확대하고 있다"며 "연휴 동안만 수십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거리 곳곳에는 APEC을 알리는 현수막과 안내 배너가 설치돼 있어 국제행사를 앞둔 도시의 설렘을 전하고 있다. 추석 황금연휴를 맞아 경주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매력을 한껏 발산하며 관광객들을 맞이했다. 다가올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주의 도시 브랜드가 한층 강화되는 현장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