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300위권의 한 재생에너지 관련 종목에 투자한 강모(67)씨는 주식 계좌를 보면 한숨만 나온다. 강씨는 “주위에선 다들 ‘국장’에서 돈 벌었다고 난리인데, 내 주식은 겨우 본전”이라면서 “6월까지 급등했다가 주가가 주춤하길래 덥석 사들였지만 큰 재미를 못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47.9% 급등하며 사상 처음으로 3500선을 넘어섰다. 대형주 투자자들은 큰 수익을 저축은행금리비교 거두고 있지만, 강씨와 같은 중·소형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100위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51.5% 상승했다. 반면 101~300위 중형주 지수와 301위 이하 소형주 지수는 각각 33.5%, 17.3% 오르는 데 그치며 대 중계업체 형주뿐 아니라 코스피 전체 상승률(47.9%)에도 크게 못 미쳤다. 정부의 대규모 증시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는 미국 증시와 달리 한국 증시에선 대형주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2000년대 중형주, 2010년대 소형주, 2020년대 대형주 우위 2001년 이후 연간 지수 성과 주택저당대출 를 보면 2000년대에는 중형주가 두각을 나타냈다. 2001~2010년 코스피 중형주 지수는 연평균 23.7% 상승해 코스피(18.9%), 대형주(19.2%), 소형주(17.9%)를 웃돌았다. 당시 대기업은 성장세가 둔화된 반면, 구조조정을 거친 중견기업이 신성장 동력으로 부각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2011~2020년에는 소형주가 평균 삼성생명주택담보대출금리 5.6% 상승하며 대형주(4.5%), 중형주(3.5%)보다 높은 성과를 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환경에서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소형주가 주목받은 것이다. 다만 2010년(16.1%), 2014년(21.2%), 2015년(20.1%) 등 일부 해의 급등이 평균을 끌어올린 영향이 컸다. 2020년대 들어서는 대형주가 다시 우위를 보이 국민은행 적금 이율 고 있다. 올해까지 연평균 상승률은 6.3%로 코스피(5.8%), 중형주(5.1%), 소형주(3.2%)를 모두 앞섰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안정성을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대형주의 실적과 수급이 상대적으로 유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는 대형주 독주… 반도체·방산·조선·원전이 주도 올해는 특히 대형주의 초과 성과가 두드러졌다. 상반기 ‘지·금·조·방·원’(지주회사·금융·조선·방산·원전) 업종이 주도한 상승세에 하반기 들어 반도체주가 합류하면서 대형주 쏠림이 더욱 강해졌다. 실제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2위 삼성전자(67.3%)와 SK하이닉스(127.4%)가 급등했고, 5위(삼성전자 우선주 제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방산·241.2%), 6위 HD현대중공업(조선·83.7%), 9위 두산에너빌리티(원전·259.2%) 등도 올해 폭등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4분기(10~12월)에도 대형주 중심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보다 대형주의 실적 개선 모멘텀이 뚜렷하다”면서 “관세 불확실성 충격도 제한적인 만큼, 이익 모멘텀이 있는 대형주 위주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