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927 기후정의행진'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9.2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탄소중립과 산업경쟁력을 동시에 잡기 위해 주택용·산업용·교육용·농사용 등 전기요금의 인상 필요성과, 원가 기반의 요금 체계 확립 및 교차보조 해소 방안이 여야 의원이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서 논의됐다.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탄소중립과 산업경쟁력을 위한 전기요금의 방향과 과제' 세미나에서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전기요금 개편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 행사를 연 국회기후변화포럼은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희용 국민의힘 의 율계산 원, 허용수 GS에너지 대표 등이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유 교수는 한국의 전기요금 체계가 탄소중립 목표와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전 부채가 200조원에 달한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정치적 결정에 따른 요금 체계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유 교수는 전기요금 현 취득세 실화를 통해 가격 신호가 정상 작동하면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효율화가 촉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산업용과 가정용 요금 간 교차보조 문제를 해소하고, 연료비 연동제와 총괄원가제를 확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패널 토론에서는 유 교수의 발표를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권필석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은 "낮은 전기요금이 진짜 경쟁 장기투자 력이었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한전 적자가 미래 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폭탄'이라고 비판했다. 권 소장은 산업계가 현실적인 에너지 비용을 부담하고 재생에너지 전환과 효율화를 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경원 대한상공회의소 연구위원은 2020년 이후 산업용 전기요금이 급격히 상승해 2023년에는 가정용보다 20% 이상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빠른대출문의 그는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활성화를 위해 한시적 망 이용료 감면과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소규모 산업 수요자의 전력 구매 선택권 확대와 전력기반기금을 통한 부담 완화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여창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력도매가격(SMP) 급등과 하락이 소매요금에 제때 반영되지 않아 한전의 부채가 예금은행수신금리 급증하고 산업 경쟁력이 약화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가격 변동이 시장에 자연스럽게 전달될 수 있도록 소매요금 결정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권홍 변호사는 독일 사례를 제시하며 전기요금 급등이 산업 경쟁력 악화로 직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은 원전 폐지와 탈석탄 정책으로 전기요금이 급등했고, 폭스바겐은 독일 내 생산 축소와 해외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그는 한국도 송전망 확충 비용과 신재생에너지 투자, 한전 적자 등을 고려할 때 산업 경쟁력 저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재국 국회입법조사처 선임연구관은 제조업의 전력비율 추세를 설명하며, 대기업은 2016년 2%까지 상승 후 소폭 하락했지만, 중소기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전 부채와 제조업 경쟁력을 모두 고려한 균형 잡힌 요금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전기요금 체계가 단순한 비용 분담을 넘어 탄소중립과 산업 경쟁력을 함께 달성할 전략적 수단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원가 기반 요금체계 확립, 송·변전 인프라 확충, 민간 참여 확대, 전력기반기금의 전략적 활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