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물론이고 일본에서는 소니그룹과 재팬디스플레이(JDI), 일본 연구개발기구(JST) 등도 참여했다. 최근에는 상장(IPO) 등을 앞두고 ‘시리즈 D’ 투자가 진행중인데 한일 양국의 본인신용등급조회 대형 사모펀드(PEF)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정길 사장은 “큐럭스 소재가 채용된 OLED 패널을 사용한 스마트폰은 해상도가 높은데도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 시간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며 “TV에서도 제품 원가 절감과 함께 에너지 절약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받는 분야는 자동차 디스플레이와 가상현실(VR) 기기다.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 폭이 넓고 화면 자체가 밝기 때문에 몰입감이 커지는 것이다. 큐럭스 기술의 파급력을 인지한 일본 정부는 지난달 부랴부랴 이를 ‘중요관리대상기술’로 지정했다. 이는 일본 경제안전보장추진법에 따라 일본이 기술적 우위를 가진 첨단 기술의 해외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된다. 현재 리튬이온전지 분리막과 거대자기저항 센서, 반도체 회로 촬영용 전자 현미경, 항공기용 탄소섬유 제조 기법 등 첨단 기술 15종이 대상이고, 이번에 큐럭스의 소재 기술이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들 기술은 해외로 유출될 경우 업체가 의무적으로 일본 경제산업성에 사전 보고해야 한다. 이정길 사장은 일본 게이오대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서 연구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그룹 미래전략실을 거쳐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와 네트워크사업부 등의 임원을 거쳤다. 2020년에는 한화그룹으로 이직해 최근까지 일본 지역의 신사업과 투자 등을 담당했다. 큐럭스가 이정길 사장을 영입한 것은 한·일 양국에서 보여준 그의 사업화 능력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제품 판매를 통해 스타트업 단계에서 한단계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꼭 필요하다. 또 주요 제품 판매처가 삼성·LG 등 한국 기업이 될 것을 염두에 둔 조치이기도 하다. 이 사장은 “디스플레이 분야를 놓고 보면 삼성·LG는 세계 최고 수준의 패널 기술, 일본은 독보적인 소재·장비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한·일이 손을 맞잡으면 세계 표준 기술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