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가 추석을 앞두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역대급으로 긴 올해 추석 연휴를 맞아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내국인 관광객 마저 해외로 뺏기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내수 회복세를 이어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생기면서다. 10월을 기점으로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 관광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경제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수년째 이어진 경기 침체 속 모처럼 인바운드 수요가 맞물리면서 외식업계 전반에 모처럼 단비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1일 관련 업 자녀교육비마련 계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6월30일까지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시행한다. 국내·외 전담여행사가 모객한 3인 이상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비자 없이 15일간 국내 전역에서 관광할 수 있다. 제주도는 개별·단체 관광객 모두 30일 유지된다. 이번 무비자 정책은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10월 1∼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고정이하여신비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11년 만의 방한 등과 맞아떨어지면서 관광 수요 확대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관광객 유치는 경제 성장률 제고로 이어진다. 한국은행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100만명 늘면 2조5600억원의 관광수입 창출 효과가 있고, 경제성장률이 0.08%p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정 초등학교 등록금 부가 내수 활성화 대책의 큰 줄기로 외국인 관광 유치를 잡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 정부가 그간 금지했던 한국행 단체여행을 허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외식업계는 깜짝 놀라는 분위기다. 돈 씀씀이가 크기로 유명한 유커(중국인 단체여행객)가 한국 여행을 재개하면 국내 주요 관광지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초본 그간 외식업계는 연휴가 길수록 달갑지 않다는 반응을 보여왔다. 많은 이들이 장거리 여행을 떠나거나 해외로 나갈 가능성이 큰 만큼 매출에 직격탄을 피할 수 없어서다. 외식업 종사자들은 도시에 남아 일을 하지만, 정작 시민들은 해외로 발길을 돌리면서 타격을 입었다. 올해도 해외 수요가 상당하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이 한국장학재단 생활비대출 지급 발표한 주요 여행 트렌드에 따르면 이번 황금연휴 해외로 떠나는 한국인 여행객은 전년 대비 약 80% 늘었다. 연휴 기간 내 항공 예약의 62%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주요국으로 단거리 노선 수요가 높았다. 홍대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휴일이면 손님이 몰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보통 연장 휴일에는 동네에 붙어있지 않고 외국에 나가는 게 일반적”이라며 “휴일이라도 임대료를 깎아주는 것은 아니니 한 테이블이라도 받기 위해 가게 문을 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명동이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뉴시스
하지만 올해는 긍정회로를 돌리는 모양새다. 특히 ‘관광 1번지’ 서울 명동과 홍대 상권을 중심으로 기대감이 크다. 유커의 귀환은 내수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한국 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사드 갈등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2016년 중국인 관광객은 역대 최다인 806만명을 기록해 내수시장의 한 축을 담당했다. 씀씀이도 다른 나라 관광객보다 훨씬 컸다. 2019년 기준 한국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지출한 금액은 1인당 평균 1632.6달러(약 214만원)였다. 명동에서 찜닭집을 운영하는 B씨는 “최근 코로나19 이동 제한이 풀리며 외국인 손님이 다시 찾고 있는데 중국 단체 여행객도 온다고 하니까 기대가 크다”며 “코로나19 사태 이전 외국인 손님이 매출의 40% 정도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중국 손님이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유통업계도 유커 맞이에 분주하다. 롯데, 신세계, 신라, 현대 등은 할인행사와 서비스 강화를 통해 침체된 업계 매출 회복을 노리고 있다. 배달의민족과 메가MGC커피는 ‘알리페이’를 도입할 예정이고, 스타벅스와 더본코리아 등은 이미 알리페이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정부도 중국인 잡기에 두 팔을 걷어 붙였다. 서울, 인천, 부산 등 주요 거점 도시와 경기 수원, 경북 포항 등 각 지방자치단체는 '특성화 관광상품 개발'에 착수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가족·교육·미식여행 등 맞춤형 상품을 마련해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돌아온 유커에 대한 불안감도 뒤따른다. 대규모 단체관광객 유입에 따른 혼잡과 위생·치안 문제가 가장 크다. 한 지역이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 관광객이 몰리면서 교통 혼잡과 생활 불편, 지역민의 피로감까지 초래할 수 있음을 걱정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민초결사대·자유대학 등 극우 단체는 지난 7월부터 서울에 집회 신고를 해두고 그 중 한 곳에 모이는 방식으로 집회를 벌이고 있다. 지난 19일에도 명동거리 옆인 서울 중구 중앙우체국에서 “차이나 아웃”, “X깨 꺼져라” 등을 외치는 집회가 열렸다. 명동 인근 상인들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자체 대응에 나섰다. 협의회 관계자는 “집회가 제한된 이후에는 1인 시위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며 “외국인을 상대로 폭언을 하는 게 보인다면 증거를 모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이 과거처럼 지갑을 열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 내에서 ‘가성비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예전처럼 명품·외식 중심의 폭발적 소비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두고 일부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혐중 정서가 관광 산업 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혐중(反中) 정서가 공개적으로 표출되면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불편하고 적대적인 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는 데다, 이는 방한 수요 감소로 직결될 수 있어서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중국 단체 관광객의 귀환은 분명 업계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소비력이 검증된 만큼 하반기 매출 회복에도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혐중 정서가 확산되거나 관광객들이 과거처럼 지갑을 크게 열지 않는다면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며 “지속적인 수요로 이어지려면 서비스 품질과 환대 분위기를 동시에 끌어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