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벡스코에서 열린 비스타트업 챌린지에서 변희준 바크 대표(오른쪽 네 번째)가 인체 공학 설계가 반영된 슬리퍼로 대상을 차지했다. 부산은행 제공
반려동물 내장 칩 헬스케어 플랫폼, 고등어 연중 산란 기술을 활용한 횟감용 활 고등어 대량 생산 기법, 무인 자동화 편의점 시스템 등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가 ‘BNK 썸 인큐베이터’에서 다듬어지고 있다. 썸 인큐베이터는 올해 10기를 맞은, 부산은행이 운영하는 초기 스타트업 발굴 프로그램이다. 공간 지원과 컨설팅부터 대출 자금과 투자 연계, 나아가 부산은행과의 금융 분야 PoC(개념 검증)까지 이어지는 부산은행 스타트업 지원 시스템의 출발점이다. BNK부산은행은 중고차 허위매물 썸 인큐베이터를 기반으로 지역 창업 생태계의 ‘전방위적’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부산시가 만든 지역 스타트업 출자 펀드의 LP(유동성 공급자) 역할부터 투자 및 기술보증기금 연계 자금 지원까지 모든 영역을 아우른다. 방성빈 부산은행장은 “중소벤처기업부와 기술보증기금 등의 공공기관과 BNK 금융지주 산하 계열사를 연계해 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맞춤형 지원 시 대학생 전세대출 스템’을 체계화하고 있다”며 “부산시 정책에 맞춰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지원 체계도 갖춰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플라이 아시아에 스민 부산은행의 손길 지난 23일 플라이 아시아의 마지막 행사인 ‘비(B) 스타트업 챌린지’ 우승팀은 현역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창업한 신발 브랜드 ‘바크’가 차지했다. 부산은 대학학자금대출제한 행은 우승팀 바크에게 BNK벤처투자와 연계해 1억3000만원 규모의 투자를 지원한다. 바크는 인체공학적 설계에 기반한 슬리퍼를 개발했다. 발의 아치를 잡아주고, 밸런스폼을 신발 바닥에 붙여 충격을 완화하는 슬리퍼다. 신발 관련 연구기관과의 실험 결과 30%의 피로도를 감소하는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크는 B2B 국제결혼중개업체 (병원 납품)와 B2C 영역을 동시에 공략하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2022년 2억8000억원이던 매출은 올해 9월 기준 80억원을 넘어섰다. 변희준 바크 대표는 “현재까지 누적된 11억원의 투자금을 바탕으로 미국과 일본의 병원을 공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플라이 아시아에 전시 부스를 차린 라젠카AI는 썸 인큐베이터 입주사다. 부산은행은 스탁론 현재 라젠카AI와 협업해 병원 매출채권 팩토링 서비스라는 신규 시장 공략을 논의 중이다. 라젠카AI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병원의 건강보험금 청구 기간을 대폭 줄인 기술을 내놨다. 통상 병원이 건강보험금을 청구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를 거쳐 최종 지급액이 확정되는데, 이 기간이 한 달 정도 걸린다. 심사 과정에서의 진료비 삭감은 병원 수익성을 떨어트리는 리스크 중 하나다. 라젠카AI는 하루 120만건의 의료 데이터를 수집해 △우량성 △수익창출 △경쟁력 △의료 인프라 △안정성 등을 분석한다. AI는 채권 가치 삭감률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나아가 이상거래 탐지와 폐업, 회수 일자까지 예측한다. 이태주 라젠카AI 대표는 “기존 금융권은 병원 매출과 재무제표, 신용등급 등 과거의 자료로 미래를 분석하는 데 그쳤다”며 “한 달 뒤 확보할 병원 매출을 담보로 한 새로운 금융 시장이 열리는 것으로, 현재 부산은행 등 다수의 금융그룹들과 서비스 도입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차원으로 진화한 지원 모델 BNK금융그룹은 핀테크랩을 지난해 ‘스토리지B’로 개편했다. 핀테크 업계와 상생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계열사 중심으로 지원되던 사업을 그룹 차원의 운영 방식으로 전환한 게 특징이다. 전 계열사에 혁신 사업과 아이디어를 연결하는 게 목표다. 이 프로그램엔 다양한 기업이 거쳐 갔다. 해양 내비게이션을 개발한 스타트업 맵시와 공유 미용실 ‘위닛’을 운영 중인 라이브엑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BNK벤처투자는 맵시와 라이브엑스에 1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 부산시가 독자적으로 만든 ‘부산 미래성장 벤처펀드’에는 LP로 참여했다. 총 1011억원 규모의 펀드에 BNK금융지주가 100억원을 출자했다. 부산은행은 현재 부산시가 정부 지원을 받아 북항에 조성 중인 ‘스타트업 파크’의 공간 혁신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할 방침이다. 시는 스타트업 파크를 세계 각국의 기업가가 모이는 혁신 허브 공간으로 만드는 것을 구상 중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기업과 연구기관을 집중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방 행장은 “투자와 대출 등 적재적소에 알맞은 자금을 제공하는 것은 스타트업 성장의 핵심이자 부산은행이 가장 잘하는 분야”라며 “자금 지원 외에도 스타트업 파크의 성공적인 정착을 지원하는 등 부산시와 호흡을 맞춰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