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차를 마시며 참모진과 회의하는 모습을 16일 SNS에 공개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해 대통령실이 하루 만에 명확히 선을 그으면서 검찰개혁 후속 입법을 둔 주도권 싸움에 이어 여당과 대통령실 간 이견이 또다시 노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은 지지층 여론을 존중해야 하는 여당과 전체 국민을 아울러야 하는 대통령실의 입장 차이 때문에 민감한 사안에서 이견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새 정부 출범 초기 당·대 간 이견을 어떻게 조율하는지가 향후 국정운영 안정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집권 여당 대표의 주요 채무 조정 제도 발언은 대통령실과의 정교한 교감 속에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대통령실의 선 긋기는 조 대법원장 거취와 관련한 당·대 간 공감대가 사실상 없었다고 시인한 셈이다. 당·대 간 온도 차는 앞서 검찰개혁 후속 입법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를 두고도 드러났다. 지난 7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는 검찰개혁 후속 조치를 논의하는 국무총리실 산하 ‘범정부 농협영세민전세자금대출 검찰제도개혁 태스크포스(TF)’ 구성을 두고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정 대표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우 수석이 발표문에 TF 성격과 관련해 ‘정부가 주도하여’라는 문구를 포함하자고 제안하자, 정 대표가 ‘총리실 산하와 중복된 의미’라며 반대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대 간 의견 조율 학자금대출기금 미비를 지적하는 질문에 “지금까지 보면 알겠지만 일정한 패턴이 형성됐다”며 “계속 경험하게 될 새로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이 ‘추석 전 검찰청 폐지’처럼 강도 높은 개혁 과제의 시점을 먼저 제시하고 관련 작업에 착수하면, 대통령실에서 사실상 속도 조절에 나서는 최근의 상황을 가리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민생·경제에 초점을 맞 세곡동 보금자리주택 추고 있는 상황에서 대법원장 사퇴 등 당에서 새롭게 띄운 이슈에 대해 대통령실이 입장을 밝혀야 하는 상황이 되풀이되는 것에 대한 불편함도 숨기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통령실의 입장에 당이 반응하는 것이 우선이던 시절이 있었다”며 “최근에는 당에서 시작된 것에 대통령실의 입장은 어떠냐고 물어보는 패턴에 대해 좀 불편하다”고 말했다. 학자금대환 주요 사안을 놓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가장 큰 이유는 당과 대통령실이 소구하는 지지층 차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당원들을 주요 지지 기반으로 대표에 당선됐다. 개혁 의제나 대야 관계에 있어 당원들이 선호하는 강경 행보를 고수하고 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여러 차례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까지 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입장 차가 민감한 사안을 다룰 때마다 드러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지지층 의견을 우선 존중할 수밖에 없는 당의 스탠스와 여당 지지층뿐 아니라 야당 지지층, 중도층까지 통합 운영(고려)할 수밖에 없는 대통령실 입장이 가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은 개혁을 바라는 민심을 우선적으로 반영해 입법 과제를 설정하게 되어 있다”며 “(당과 대통령실의) 과제가 다를 수 있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당·대는 사법·언론개혁 관련 입법과 대야 관계 설정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이재명 정부 1년 평가 성격이 짙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만큼 민감한 이슈를 다루는 과정에서 당·대 간 더 섬세한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다만 “엇박자로 쓰지는 말아달라”며 “어디가 옳고 어디가 틀리다고 접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