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함경남도 요덕군에 있는 제15호 관리소는 일명 '요덕수용소'로 불리는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다. 이곳 수용자들에게 북한 명절인 태양절을 맞아 충성심을 노래하는 자작시를 발표하라는 명령이 떨어지자, 사회에서 유명 만담 배우였던 수용자가 나선다. 그가 읊은 시 제목은 '요덕의 돌은 둥글다'. "사람의 손들이 얼마나 부서졌으면 / 돌인데도 둥글다고 다 같이 말을 하냐." 탈북작가 장진성(54)이 펴낸 장편소설 '캠프 15'(전 2권·영우드)의 한 장면이다. 수용자들이 반복되는 작업 때문에 워낙 여러 차례 옮기다 보니 아예 돌이 둥글어 하이자산운용 졌다는 말로 이곳 수감 생활의 고통을 보여준다. 요덕수용소 실태와 수용자들의 괴로움을 담아낸 이 소설은 탈북했다가 붙잡혀 간첩 혐의로 수용된 열여섯살 소년 도성진과 그가 속한 3급 관리소 구읍리 2작업반 9분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어린 도성진은 같은 9분조의 선배 수용자들과 가까워지며 "반드시 살아서 나가자"고 함께 생 대출영업카페 존 의지를 다진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생존은 하루하루가 고비이고 동료들은 하나둘씩 세상을 떠난다. 작가는 요덕수용소에 수용됐다가 풀려난 생존자, 수용자 관리를 맡는 보위원 총 28명을 만나 인터뷰한 끝에 이야기를 구성했다. 실존 인물을 연상시키는 이들을 등장시켜 사실감을 높였다. 수용소를 다룬 대부분의 작품이 시종일관 무 은행이자계산기 거운 분위기인 것과 달리 이 소설은 끊임없이 유머와 해학이 등장한다. 이는 자유를 박탈해도 인간성과 희망을 완전히 말살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소설은 보위원을 악인으로, 수용자를 억울한 피해자로 묘사하지 않는다. 오히려 처형이 임박한 수용자에게 연민을 드러내는 보위원, 자기 안위를 위해 같은 수용자를 모함하는 '미꾸라지' 등이 등장한다. 수협 정기예금 작가는 "단순히 북한 수용소 인권 문제를 폭로하는 것을 넘어 물리적 억압을 초월하는 인간의 존엄과 정신적 승리를 부각하고 싶었다"고 집필 배경을 설명했다. 1권 476쪽, 2권 479쪽. jaeh@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