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5일 조국혁신당 지도부가 당 내 성비위 및 직장 내 괴롭힘 사건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왼쪽 사진). 9월1일 조국혁 퇴직금계산 신당 최고위원 회의에 참석한 조국 원장 ⓒ뉴시스·시사저널 이종현
3040세대의 혁신당 지지율, 1%대 불과 그렇게 혁신당은 지금 수렁에 빠졌다. 당장 지지율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의 의뢰를 받아 9월4~5일 실시한 조사(전국 1005명, 무선자동응답조사, 표 우리은행 대출이자계산기 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4.2%.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어느 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보았다. 국회의원 12석을 가진 혁신당은 2.7%로 고작 3석에 불과한 개혁신당(4.5%)의 지지율에도 미치지 못했다. 혁신당 지지율을 세대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현재의 위기가 중고차전액할부조건 과장된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혁신당 지지율은 각각 30대에서 1.9%, 40대에서는 1.4%밖에 되지 않는다(그림①). 지난해 총선에서 비례대표 호남 득표율이 가장 높았던 혁신당이었지만 이번 조사에서 호남 지지율은 4.4%로 국민의힘 지지율의 4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충격적인 조사 결과다. 조사 시점으로만 보면 피해자인 강미정 전 대변인 재능넷 이용방법 이 쏘아올린 성 비위 파장이 지지율에 다 반영되었다고 보기도 힘들다. 혁신당에 대한 이미지는 거의 조국 원장의 이미지와 동일시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9월2~4일 실시한 조사(전국 1002명, 무선가상번호 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12.1%.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조국혁신당에 대해 호감이 가는지 여부'를 물어보았다. '호감이 간다'는 의견은 30%,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응답은 55%로 나타났다. 비호감이 25%포인트나 더 높다. 특히 만 18세 이상 20대에서는 호감이 간다는 의견이 고작 12%밖에 되지 않는다. 조국 원장의 '아빠 찬스, 엄마 찬스'에 대한 반감으로 이해된다. 조국 원장의 출신 지역인 부산·울산·경남(PK) 지역 호감도는 27%에 그쳤고, 학생층 호감도도 11%밖에 되지 않는다(그림②). 이 결과 역시 조사 시점을 보면 혁신당에 불어닥친 성 비위 파장 여론이 다 반영되었다고 보기 힘들다. 성 비위 사태가 다 반영되고 난 이후에 혁신당에 대한 이미지 조사가 다시 실시된다면 그 결과는 더욱더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태의 파장으로 조국 원장의 이미지는 과연 어떻게 변화하고 출렁이고 있을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SomeTrend)로 9월1일부터 9일까지 조국 원장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를 도출해 보았다. 조국 원장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논란' '비판' '외면하다' '범죄' '의혹' '신뢰' '비판하다' '절규' '간사' '혐의' '고통' '괴롭히다' '폭행' '유감' '체포' '피해' '충격' '진심' '충격적' '비난' '분노' '막말' '갈등' '우려' '위기' '큰 상처' '망언' '믿다' '반발' '음주운전' 등으로 나왔다(그림③).
조국의 연관어로 뜬 '논란'과 '외면하다'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를 분석해 보면, 조국 원장이 사면·복권 이후 전국적인 광폭 행보를 했음에도 당내 성 비위 사태와 그 파장으로 인해 이미지가 급격히 추락한 결과로 나타났다. '논란' '비판' '외면하다' '범죄' '의혹' '혐의' '고통' '괴롭히다' '폭행' '유감' '체포' '피해' '충격' '비난' '분노' '막말' '갈등' '우려' '위기' '큰 상처' '망언' '반발' 등은 매우 부정적인 내용이다. 주요 기관의 각종 여론조사나 빅데이터 결과를 분석해 보면 누가 비대위원장 자리를 맡더라도 좀처럼 이 파장을 극복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사태를 키운 주요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대목은 바로 혁신당이 조국 원장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조국 원장이 수습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혁신당에서 발생하는 어떤 이슈든 대중과 여론은 그 대응을 '기승전-조국'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 조국 원장은 성 비위 사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는 일각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강미숙 조국혁신당 여성위원회 고문은 사면 전후로 조국 원장에게 편지와 문자 등을 보내 관련 사건의 문제점 등을 알렸다고 했다. 하지만 조국 원장의 공개적인 대응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를 두고 강미정 전 대변인은 "그 침묵도 제가 해석해야 할 메시지"라고 간접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사면·복권으로 조국 원장은 권토중래를 노렸는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현재 처지는 수습이 될까 싶을 정도의 대위기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조국 원장이 혁신당의 비대위원장으로 자리를 갈아타겠지만 정작 혁신당의 경쟁력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단은 급한 불부터 끄는 것이 급선무다. 조국 원장이 성 비위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자신의 정치적 운명, 혁신당의 존폐가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