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타겟 단백질 분해제(TPD) 신약개발사 유빅스테라퓨틱스는 기술성평가를 A, A로 통과한 후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가다듬고 있다.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현재 혈액암 신약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으로, 안전하면서도 암세포 분해에 유효한 용량을 확정하고 있다. 이 임상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토대로 글로벌 기술이전(L/O)을 시도할 계획이다. 유빅스테라퓨틱스의 상장 도전은 뒤이어 상장을 채비하는 TPD 등 신약개발사들에 지침서가 될 전망이다. 이데일리는 서울시 송파구 유빅스테라퓨틱스 본사에서 서보연봉일억 광 대표를 만나 회사의 사업개발 내용을 들었다.
서보광 유빅스테라퓨틱스 대표(사진=임정요 기자)
설립 만 7년, 임상 1상 진입
유빅스테라퓨틱스는 2018년동방선기 주식 6월 서보광 대표가 설립했다. 서 대표는 서울대 미생물학과 학사, 동대학원 면역학 석사를 졸업했다. 그는 2000년 1세대 바이오벤처인 바이오홀딩스의 사업개발 담당으로 입사해 기술이전, 기술중계 등을 맡았다. 이어 2003년 중외제약 기획조정실에서 연구개발(R&D) 기획을 담당했고, 2008년 제넥신(095700) 사업개발로 옮겨 일본 아지노모토와 합작사다빈치게임 (JV) 설립 등 업무를 했다. 나아가 2012년에는 SK텔레콤(017670) 체외지단 사업본부에서 중국 시약업체 인수, 국내 컨소시엄 구축 등을 진행했다. 2016년에는 투자사 라이프코어파트너스를 공동설립했고, 이후 2018년 유빅스테라퓨틱스 창업에 나섰다. 유빅스테라퓨틱스는 2019년 시리즈 A 40억원, 2020년 시리즈 B 150억추천테마 원, 2023년 시리즈 C 140억원, 2025년 프리IPO 287억원을 투자받아 누적 투자금은 617억원이다. 프리IPO 투자유치 후 기업가치(포스트밸류)는 1087억원이다. 회사에는 40명의 임직원이 재직 중이다. 유빅스테라퓨틱스는 최대주주인 서 대표가 15% 지분율을 가지고 있다. 설립 당시 자본금을 댄 강호영 엠지메드(현 디엑스앤브주식매수종목 이엑스) 설립자가 7%대 지분을 가진 2대주주다. 주요 재무적투자자(FI)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프리미어파트너스, 미래에셋벤처투자, BNH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등이다. 서 대표는 “마지막 투자받은 현금을 고스란히 지키고 있고 TPD는 저분자 물질인 점에서 임상 비용이 항체 의약품 대비 크게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Best-in-class’ 혈액암 치료제 후보 ‘UBX-303-1’ 유빅스테라퓨틱스가 자체적으로 자금을 투입해 개발 중인 주력 자산은 ‘UBX-303-1’이다. 타겟 단백질은 BTK로, 앞서 많은 저해제(inhibitor) 약물들이 개발된 검증된 타겟이다. 혈액암 대상 3차 치료제로 개발 중이며 품목허가 획득 후 점차 2차 치료제, 1차 치료제 위치를 노려볼 계획이다. 유빅스테라퓨틱스는 국내 TPD 회사 중 가장 먼저 인체 임상에 진입한 점이 특징이다. UBX-303-1의 글로벌 임상 1상은 미국과 한국에서 1차 용량(도즈)의 투여를 마쳤고 두번째 도즈의 환자도 모집이 다 되어 투여를 진행 중이다. 세번째 임상 국가인 폴란드에서는 한 달 이내에 임상계획(IND) 승인을 예상한다. 3차 도즈부터 폴란드를 포함해 진행한다. 유빅스테라퓨틱스의 TPD 물질은 프로탁(PROTAC)이다. 프로탁이란 그 자체로 분해제가 아니고, ‘삼중복합체’를 만드는 재료다. 타겟 단백질과 E3라이게이즈(효소)를 매개하는 매개체가 프로탁이다. 삼중복합체가 형성되면 E3라이게이즈가 타겟 단백질에 유비퀴틴(ubiquitin)을 하나둘씩 붙이고, 프로테아좀이 이 유비퀴틴을 인식하게 되어 타겟 단백질을 분해시켜 버린다. 유비퀴틴이 붙은 타겟 단백질은 삼중복합체에서 떨어져나가게 되는데, 이후 프로탁은 또 다른 타겟 단백질에 붙어 삼중복합체를 만들어 분해를 유도하는 ‘재활용’을 반복한다. 빠른 속도로 증식하는 암 세포를 공격하는 데에 일반 저해제보다 프로탁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저해제 대비 공정개발(CMC)의 어려움도 따른다. 일반적인 저해제 약물은 분자 크기가 150달톤인 반면 프로탁은 800~1000달톤에도 이른다. 분자 크기가 8배가량 되기에 대량 합성 및 제형 안정화의 난이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잘 녹지 않는 ‘난용성’의 문제도 있다. 세포 내로 침투율이 떨어진다는 말이 된다. 서 대표는 “(당사는) 프로탁의 ‘문제’라고 지적되는 부분들을 모두 해결해 임상에 진입했다”며 “임상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사람에 약을 투여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니다. 필요한 공정 개발 및 비임상의 독성 스터디 등을 모두 거쳤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UBX 303-1은 중국 상하이 소재 위탁연구기관(CRO)인 우시바이오로직스(Wuxi Biologics)의 우수제조관리기준(GMP) 시설에서 생산하고 있다.
서보광 유빅스테라퓨틱스 대표(사진=임정요 기자)
글로벌 BTK 분해제 관심
해외에서 BTK 타겟 분해제를 개발하는 경쟁사는 미국 누릭스(Nurix), 비원메디슨(옛 베이진) 등이 있다. 누릭스의 ‘NX-5948’는 특히 BTK의 BRAF 변이를 타겟하고 있다. 뇌 전이 암환자에게도 효과를 보였다는 임상 1a/b상 내용을 올 4월 미국 암학회(AACR)에서 발표했고, 유럽에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비원의 ‘BGB-16673’도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며 유럽에서 우선심사대상으로 선정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서 대표는 “TPD 기술의 장점은 약물의 내성 변이가 발생했을 때 그것조차 여전히 분해하고 치료하는 것이다. 한 종류의 내성변이만 없애는게 아니라, 아주 다양한 내성변이의 타입을 골고루 강력하게 분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UBX-303-1은 B세포 수용체(BCR) 신호전달을 강력하게 차단하는 차별화된 기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생체 내 모든 세포는 암세포가 될 수 있다. 면역세포인 B세포 자체도 암세포가 될 수 있고, UBX-303-1는 B세포가 암세포가 됐을 때 이를 잡아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타겟이 암세포 뿐만 아니라 정상세포에도 발현하는 점은 여전한 허들이다. 서 대표는 “기존 표적치료제, 저해제 약물과 마찬가지로 정상세포에 영향은 최소화하고 유효한 분해능을 가지는, 투여 가능한 적정 농도를 찾는 것이 임상의 주된 과제”라고 말했다. 플랫폼 기반 기술이전 사업모델 유빅스테라퓨틱스는 데그라듀서(Degraducer) 플랫폼을 토대로 촘촘하게 파이프라인을 파생시키고 있다. 해당 플랫폼에는 E3라이게이즈와 바인더가 결합되어있는 ‘유비코어’라는 세트가 있고, 이 숫자가 300여종에 달한다. 서 대표는 “단순한 라이브러리가 아니고, 하나하나가 사업개발을 할 수 있는 소재”라며 “지난 7년여 동안 구축한 세트이며 이 유비코어가 (당사의) 핵심 자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비코어를 활용해 아주 신속하게 분해제 후보물질을 도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후보물질 하나 도출에 3~4년이 걸린다면 (당사는) 1~2년에 할 수 있다. 가장 짧게는 6개월만에 도출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사업화를 위해 올초 JP모간 컨퍼런스에 참여해 존슨앤드존슨의 제이랩스(JLABS) 멤버의 일환으로 발표를 했다. 다양한 온오프라인 행사를 활용하고 있고 해외 제약사 컨택포인트가 있기 때문에 직접소통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빅스테라퓨틱스의 앞선 사업 실적은 작년 7월 유한양행(000100)에 기술이전한 비임상 단계 전립선암 치료제 분해제 ‘UBX-103’ 등이 있다. 선급금 50억원, 총규모 1500억원의 계약이며 상용화에 성공하면 매출액에 따른 로열티를 추가로 수령하게 된다. 유한양행이 제3자에 기술이전할 경우 일정 비율의 수익금을 배분받는다. 유한양행이 개발을 전담하고 있고 유빅스테라퓨틱스는 원활한 개발을 위해 지원하고 있다. UBX-103은 안드로겐수용체(AR)이 타겟이다. 경쟁약물은 임상 1/2상 단계에 있는 미국 아비나스(Arvinas)의 ‘ARV-766’다. 아비나스는 작년 4월 노바티스에 이 약물을 선급금 2089억원, 총규모 1조 4065억원에 기술이전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지난 2022년부터 SK바이오팜(326030)과 공동연구 중인 면역항암제 ‘UBX-106’은 현재 shp-2 타겟 대상으로 후보물질을 도출해 비임상 연구 단계에 올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서 대표는 “TPD에 주로 활용되는 E3라이게이즈인 CRBN, VHL에 국한되지 않고 신규 E3 바인더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아직 초기단계지만 검증연구(밸리데이션)에서 좋은 성과가 나오고 있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정요 (kaylalim@edaily.co.kr)